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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박원순 전 서울시장 묘소 ‘민주화의 성지’ 모란공원으로 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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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뜻으로…4월1일 이장

한겨레

2020년 7월10일, 박원순 서울시장의 빈소가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돼 시민들이 조문을 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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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묘소가 민주화·노동운동가들이 잠들어있는 경기 남양주 모란공원으로 옮겨진다.

박 전 시장 쪽 관계자는 29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박 전 시장의 묘소를 오는 4월1일 오후 3시 모란공원 민주열사 묘역으로 이장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묘소 이장은 박 전 시장의 배우자 강난희씨의 뜻에 따른 것으로 전해진다. 강씨는 최근 가까운 지인들에게 이장 소식을 직접 알렸다고 한다. 이장식에는 가족과 최측근 인사들이 참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2020년 7월 비서실 여직원 성추행 혐의로 피소된 뒤 극단적 선택한 박 전 시장은 생가와 선영이 있는 경남 창녕군 장가리에 묻혔다. 하지만 2021년 9월, 20대 남성이 박 전 시장 묘소를 파헤쳐 훼손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유가족들이 이장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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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3월17일 ‘서울시장 위력 성폭력 사건 피해자와 함께 말하기’ 기자회견장에 피해자에 자리가 마련돼 있다.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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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공원은 우리나라 최초의 사설 공동묘지로, 민주화·노동 운동가들이 다수 안장돼 있어 ‘민주화의 성지’라고 불린다. 이곳에는 노동운동가 전태일 열사를 비롯해 박종철 열사와 문익환 목사,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 백기완 선생 등 150명이 잠들어있다.

여성단체 일각에선 박 전 시장의 ‘복권’ 움직임이 지나치게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박 전 시장이 숨진 이후, 유가족 측은 ‘박 전 시장의 성희롱이 있었다’고 인정한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를 취소해달라고 소송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은 “사과나 반성은 없이 지속적으로 가해에 대한 부정과 2차 가해만이 이뤄져왔다”며 “민주열사 예우공간인 모란공원으로 묘역을 이전하는 것도 박 전 시장의 명예 회복을 위한 연장선으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권수현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대표는 “박 전 시장이 민주화에 기여한 공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박 전 시장의 생전 노력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모란공원 이장 전에 (유가족들이) 소송을 중지하고,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고은 기자 euni@hani.co.kr 이우연 기자 az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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