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부모의 산소 훼손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봉분에서 발견된 돌에 적힌 마지막 글자는 ‘살(煞)’이 아닌 ‘기(氣)’로 감정했다.

30일 경북경찰청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봉화군 명호면 관창리 소재 이 대표 부모의 합장 묘소에서 나온 돌에 적힌 글자는 모두 ‘生明氣(생명기)’인 것으로 확인했다.

이재명 대표 부모 묘소를 현장 감식 중인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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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등에 따르면 앞서 이 대표 부모의 묘소에서 한자 세 음절이 각각 적힌 두 개의 돌이 발견됐다. 첫 번째 돌에 적힌 글자는 ‘생명기’로 확인됐다. 하지만 두 번째 돌에 적힌 글자 중 두 음절은 마찬가지로 ‘생’과 ‘명’은 식별됐으나, 마지막 세 번째 글자가 불분명했다. 불분명한 한자는 ‘氣(기운 기)’ 또는 ‘煞(죽일 살)’로 추정됐다.

경찰은 돌에 적힌 글자의 의미를 학자 등 다수에게 문의했고, 그 결과 ‘부정적 의미가 아니다’라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경찰은 구체적인 범행 동기는 범인 검거 후 추가적인 확인 과정이 필요하다고 봤다.

이 대표 부모의 묘소는 봉분 아래 지표면에는 총 세 개의 구멍(좌·우·뒤)이 난 것으로 확인됐다. 묘소 좌측 구멍에서는 돌이 발견되지 않았다. 당초 훼손된 구멍으로 알려졌던 앞쪽 구멍은 가족들이 예배를 위해 십자가를 꽂으며 생긴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현장 인근 폐쇄회로(CC)TV 화면 자료 분석과 탐문 수사, 현장 유류물 성분 분석 등 단서 확보를 계속할 방침이다.

이 대표는 지난 12일 페이스북을 통해 두 차례에 걸쳐 부모 묘소 현장 사진을 공개했다. 이 대표는 “후손들도 모르게 누군가가 무덤 봉분과 사방에 구멍을 내고 이런 글이 쓰인 돌을 묻는 것은 무슨 의미냐”며 “봉분이 낮아질 만큼 봉분을 꼭꼭 누르는 것은 무슨 의미냐”고 물었다.

3시간여 뒤에 다시 올린 페이스북 글에서는 “일종의 흑주술로 무덤 사방 혈 자리에 구멍을 파고 흉물 등을 묻는 의식으로 무덤의 혈을 막고 후손의 절멸과 패가망신을 저주하는 흉매라고 한다”며 “저로 인해 저승의 부모님까지 능욕당하시니 죄송할 따름”이라고 토로한 바 있다.

안동=배소영 기자 sos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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