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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3 (화)

    광동제약 내부거래-지배구조 꼼수 의혹 공정위-검찰은 보고만 있을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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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인]

    스포츠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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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츠W 김성인 기자] 광동제약(대표이사 최성원)은 제약사라는 브랜드가 있지만 제약 회사인지 식음료 회사인지 구분이 잘 안 되는 회사라는 평가가 많이 제기된다. 이같은 영향 때문인지 한 해 매출액이 1조 4000억원을 넘었지만 시가총액은 3000억원이 안되는 저평가를 받고 있는 제약회사 중에 하나 이다.

    최근 광동제약은 지배구조 꼼수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여전히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문제는 불투명한 지배구조에 내부거래가 급증을 하고 있는데도 공정거래위원회를 비롯한 국세청, 검찰 등 정부 당국은 광동제약에 대해 수수방관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취약한 지배구조를 다양한 방법을 통해 그중에서도 지주사 체제 전환을 통한 족벌체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이를 위한 수단으로 내부거래가 급증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는데도 손을 놓고 있는 양상이다.

    최근에도 광동제약이 관계사인 광동생활건강과의 거래 규모를 계속해 늘려가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최성원 광동제약 부회장(54)의 사실상 개인회사인 광동생활건강은 지난해 광동제약의 주력 제품인 생수와 음료를 최근 10년 중 최대 물량을 구매했다.

    특별한 제조능력이 없는 광동생활건강은 광동제약으로부터 구매해 되파는 구조로 사업을 벌이고 있어 광동제약으로부터 물품 구매를 늘릴수록 기업가치도 늘어난다. 이는 최 부회장이 보유한 광동생활건강 지분가치 상승으로도 이어진다. 이런 이유로 최 부회장이 광동제약 지분 확보에 활용하기 위해 일감몰아주기로 광동생활건강을 키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광동제약의 공시를 보면 광동제약은 지난해 누적 기준 광동생활건강에 160억원의 상품을 판매했다. 지난 2013년 양사 간 거래가 공시를 통해 처음 나타난 이후 최대 규모다.

    광동생활건강의 매출액을 보면 지난 2017년 매출액 178억원, 2018년 233억원으로 해마다 급증세를 보였다. 이 중 광동제약이 광동생활건강을 통해 거둔 매출 거래 규모는 2017년 81억원, 2018년 78억원에 달했다. 이 같은 내부거래 규모가 최근 들어 2배 가까이로 늘어난 셈이다.

    최근 광동제약의 생수와 음료 사업 매출과 광동생활건강과의 거래 규모는 동반 상승했다. 2021년 광동제약의 음료사업과 생수, 기타 사업 부문 합계 매출액은 전년 대비 500억원가량 늘었다. 이 중 광동제약과 광동생활건강의 거래액은 151억원으로, 전년 87억원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어 2022년에도 광동제약의 해당 사업 부문 매출액은 2021년 대비 400여 억원 올랐고, 두 회사의 거래 규모도 전년 대비 약 6% 상승했다.

    업계에 따르면 광동생활건강은 광동제약의 계열사가 아닌 관계사이며 사실상 최 부회장의 개인회사다. 광동생활건강은 최 부회장이 80%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부인인 손현주 씨가 사내이사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창업자 고 최수부 회장의 아들인 최성원 광동제약 부회장의 부인 손현주 씨가 가정주부에서 오너의 개인회사 격인 광동생활건강의 사내이사로 선임돼 경영 일선에 진출했다는 보도가 나와 큰 논란을 불러온 바 있다.

    당시 최 부회장이 작정하고 지주회사 전환 등을 통한 승계체제 및 족벌 경영을 강화하려는 시도에 나선 게 아니냐 하는 관측을 낳았다. 이는 가사에만 전념하고 회사 경영과는 거리가 멀었던 부인이 돌연 물위로 올라오게 된 배경이라는 해석이다. 재계에서는 최 부회장이 취약한 지배구조 강화를 위한 차원에서 부인을 등장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즉, 최 부회장은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부인을 임원으로 두어 회사 일을 꼼꼼히 챙기도록 결정했다는 분석이다. 사실 손 씨의 약력에 비추어 사내이사 선임은 재무구조 개선, 퇴임자 공백 채우기, 기업 감시의무 등과는 거리가 멀다. 최 부회장 아내인 손현주 씨는 73년생으로 광동제약 지분 0.48%(25만주)를 보유하고 있으나 경영에 직접적으로 나선 적은 없는 것으로 알려진 때문이다.

    더욱이 광동제약은 광동생활건강을 유통 과정에 끼워 넣음으로써 최 부회장 개인회사에 일감 몰아주기를 행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광동생활건강의 주요 수익원은 광동제약으로부터 생수와 음료 제품을 도매로 구입해 재판매함으로서 발생한다. 일종의 '통행세'로 수익을 거두고 있는 셈이다. 광동생활건강이 매입한 상품들은 자체 운영 사이트인 KD케어몰을 포함해 G마켓, SSG닷컴, 네이버쇼핑 등 대형 유통채널에서 판매하고 있다.

    특히 광동생활건강은 광동제약 지분 3.05%를 보유하고 있어 더 주목된다. 광동제약 지분은 최 부회장 6.59%를 포함해 특수관계인 지분율을 합해 17.64%에 그쳐 오너 일가가 확고한 지배력을 보유하지 못한 상태다. 참고로 특수관계인으로는 가산문화재단과 광동생활건강이 각각 5%, 3.05%씩 가지고 있다.

    광동제약의 개별 최대주주는 외국계 기관투자자인 '피델리티 퓨리탄 트러스트(Fidelity Puritan Trust)'로 10.49%를 보유하고 있다.

    일반적 오너기업과 비교해 지배구조가 취약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에 따라 제약업계는 최 부회장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광동제약의 자사주 비율이 21.63%나 되는 점을 활용하면 최 부회장이 지주사 전환을 통해 지배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인적분할로 사업회사와 지주사로 나뉘게 될 경우 지주사가 되는 회사는 기존 자사주에 대해 자회사 신주를 배정받아 의결권이 발생한다. 이 경우 오너일가 지배력도 한층 강화될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제일약품이 2017년 제일파마홀딩스로 지주사 전환할 당시 14.23%의 자사주를 활용해 27%였던 한승수 회장의 지분율(제일약품)을 57%(제일파마홀딩스)까지 끌어올렸던 사례가 있다"며 "광동제약 오너일가의 지배력 강화를 위해선 이만한 방법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최 부회장이 광동제약에 대한 지배력을 확대하기 위해 광동생활건강도 적절히 활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광동제약을 인적분할해 지주사를 설립한 후 광동생활건강을 현물출자해 지주사 지분과 교환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이때 광동생활건강의 기업가치가 클수록 최 부회장이 확보할 수 있는 지주사 지분도 많아진다.

    최 부회장은 광동생활건강으로부터 배당금을 통한 수익도 챙기고 있다. 지난해 기준 광동제약은 광동생활건강에 1억 6천만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는데, 80% 지분을 가지고 있는 최 부회장의 몫으로 따져보면 1억 2천 800만원이다. 이 때문에 앞으로도 최 부회장은 광동생활건강에 일감 몰아주기를 지속하면서 그 성과를 최대주주가 고배당으로 가져가는 구조를 더욱 공고히 구축하는 데 심혈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일감 몰아주기에 의한 사익편취가 최 부회장의 취약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하게 되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광동생활건강은 외부감사법인이 아니기 때문에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 상당하다"며 "광동생활건강은 광동제약 지분도 가지고 있는 주요 회사이기에 광동제약과의 거래 추이를 철저하게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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