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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1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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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뇌졸중, 고령 증상과 비슷…약물치료로 진행 늦출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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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유찬종 가천대 길병원 뇌혈관센터장





중앙일보

환절기에 우리 몸은 많은 에너지 소모로 쉬 피로를 느낀다. 높은 일의 강도로 인해 신체 자율조절 기능이 깨지곤 한다. 중년 이후 의식을 잃지 않아도 일에 집중하거나 걷고, 잠에서 깬 후 한쪽 팔다리 힘이 떨어지는 증상이 잠깐 생기는 경험을 할 때가 있다. 또 시야가 좁아지고, 사물이 두 개로 보이거나 감각이 저하되는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이때 ‘내가 왜 이러지?’하고 잠시 쉬면 정상으로 돌아오기도 한다. 이런 증상은 중년 이후 평소보다 일에 대한 많은 스트레스를 받거나 과로, 장시간 운전 후 발생할 수 있다. 원인은 일시적인 뇌 혈류 저하인 경우가 많다. 이런 경험을 하면 많은 사람이 의사를 찾아 머리 자기공명검사(MRI) 또는 경동맥 초음파검사를 받기도 한다.

중년이 되면 혈관의 탄력성이 떨어지고, 혈압 변화의 폭도 커진다. 몸이 피곤하면 자율조절 기능 자체도 저하돼 혈압이 떨어져 위에서 기술한 신경학적 증상들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경동맥이 좁아지거나 대뇌혈관이 좁아진 경우 더욱 심하게 느끼게 된다.

얼마 전 심장 스텐트를 시행한 70세 남성이 어지럼과 몸에 힘이 빠지는 증상으로 진료실을 찾았다. 일상생활에 문제가 없었고 회사 업무에도 지장이 없었으나 여러모로 신경이 쓰여 건강검진을 받은 경우였다. 머리 정밀검사에서는 대뇌피질 아래에 있는 백질에 아주 작은 소혈관 손상이 의심되는 소견과 무증상 뇌경색이라고 불리는 뇌허혈 소견이 대뇌에서 발견됐다. 양측 경동맥이 좁아져 있고 대뇌동맥 역시 좁아져 보였다.

작은 소혈관 손상이 많을 경우 일상생활 중 주위 환경에 대해 관심이 적어지고 귀찮아하며 기억력도 저하되는 소견이 종종 보인다. 때론 근력 저하나 말이 어눌하다든지, 감각이 떨어지는 느낌을 받는다. 이 경우 서서히 증상이 진행돼 나이를 먹어서 일어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경동맥 협착으로 뇌에 충분한 혈액이 공급되지 않으면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뇌혈관의 손상이 점차 더 심하게 일어난다. 이런 결과로 뇌출혈이나 뇌경색, 치매가 발생할 확률이 더 높아진다. 이 70대 남성은 작은 소혈관 손상이 중등도 정도였고, 좌측 경동맥 협착이 70% 정도 됐으며, 혈류 검사에서 좌측 혈류 저하가 관찰됐다. 따라서 추후 일과성 뇌허혈이나 뇌졸중, 치매 예방 목적으로 경동맥 확장 및 스텐트 시술을 시행한다.

중년 이상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어지럼이나 두통, 무력감, 몽롱함 등은 만성기 뇌졸중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이때 경동맥이 좁아지고 작은 소혈관 질환이 있어도 모두 시술을 하거나 수술하지 않는다. 많은 경우 약물치료를 통해 이를 조절하고 병의 진행을 늦출 수 있다. 따라서 일상에서 나타나는 증상으로 무조건 뇌졸중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이런 두려움은 정신적 스트레스로 이어져 일상이나 사회생활에 지장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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