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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보 찾은 환경 장관 “가뭄에 4대강 보 물그릇으로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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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한화진 환경부장관이 13일 오전 충남 부여군 금강 백제보에서 금강유역 가뭄 대응 상황을 점검하고 “댐과 보 연계 운영을 통해 충남 서부권 가뭄 극복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환경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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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13일 충남 부여군의 금강 백제보를 방문해 “4대강 보는 가뭄에 중요한 수자원을 확보할 수 있는 물그릇”이라며 “보를 최대한 활용하는 것은 국가적인 책무”라고 밝혔다.

한 장관은 이 자리에서 지난 3일 ‘광주·전남 중장기 가뭄 대책’ 브리핑에서 밝혔던 대로 4대강 본류 16개 보를 물그릇으로 활용하겠다는 뜻을 거듭 강조하며, 4대강 물 활용 방식에 대한 구체적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날 백제보에 이어 방문한 보령댐 도수관로에서 “과거 백제보 개방으로 인해 발생했던 부여군 자왕벌 농민들 피해가 반복되어선 안 될 것”이라며 “보령댐 도수로 사례처럼 4대강 가뭄 대응에 보의 기능을 최대한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2017년 11월 백제보 수문을 열어 보 상류 수위와 지하수 수위가 낮아지자 자왕벌에서 비닐하우스 수막재배(비닐을 2~3중 설치해 그 사이에 지하수를 흘려보내는 식으로 온도를 높이는 것)를 하는 일부 농민이 피해를 호소한 사례를 언급하며 보 개방과 해체에 대한 반대 뜻을 표하고, 도수관로를 통해 다른 지역에 공급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이다.

보령댐 도수관로는 가뭄이 빈발하는 충남 서부 지역을 위해 백제보와 보령댐 사이(길이 22㎞)에 설치된 물 공급 시설이다. 하지만 662억원 공사비용에 견줘 보령댐 생활∙공업 용수 공급량이 5% 미만 늘어나는 데 그쳐, 도수관로를 이용한 장거리 물 공급은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한 장관은 이와 관련 “오늘 확인한 도수관로가 그런(물길) 역할을 한다”며 “일단은 확보된 물이 있어야 연결을 해서 물이 부족한 곳에 활용을 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지역 환경단체들은 한 장관의 이런 주장을 두고 도리어 가뭄을 ‘4대강 보 살리기’에 이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대전환경연합은 이날 한 장관이 백제보 수문 개방에 따른 피해를 언급한 것과 관련 “백제보 건설 이후 (지하수위가 높아지면서) 매년 겨울 수막재배가 시작되면서 추가 수량이 필요한 것이지 실제 가뭄 피해가 아니다”라며 “대체 관정을 통해 대안을 마련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가뭄 피해인 것처럼 호도해선 안 된다”고 반박했다. 2020년 백제보 완전 개방 이후 별도로 지하수 개발 대책이 함께 추진되며 농업용수 부족에 따른 피해 발생 사례가 나오지 않은 점 등을 지적한 것이다.

아울러 “보령댐은 댐 규모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양의 물을 공급 계약(사용 가능 수량 대비 계약률 98%)하고 있기 때문에 만성적 가뭄에 시달리는 것”이라며 “급할 때 쓰는 임시 대책인 도수관로 말고 인근에서 다양한 수원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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