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갤러리'서 미성년자 꾀어 각종 범죄 일삼아
17일 강남서 추락한 여성도 '우울증갤러리' 유저
극단선택 배경에 갤러리 활동하는 '신대방팸' 지목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폭행·성착취·마약까지
몇 해 전 숨진 다른 피해자들 재조명되며 논란 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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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의 한 빌딩에서 10대 여학생이 추락해 사망한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극단적 선택의 배경으로 지목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과거 비슷한 유형의 자살사건이 수차례 발생한 정황이 포착됐다.
18일 서울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최소 4명의 여성이 강남에서 투신한 여학생과 비슷한 시기에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의 ‘우울증갤러리’에서 활동하던 중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우울증갤러리 유저들은 해당 여성들에 대한 다수의 성희롱글을 게시했고 소위 ‘신대방팸’이라는 불리는 헤비 유저들은 10대 여성들과 만나 성을 착취했다는 점에서 ‘디시’판 ‘N번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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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가 확보한 제보에 따르면 ‘신대방팸’은 서울 신대방동 모 처에 위치한 아지트에서 미성년자들에게 술과 담배 등을 미끼로 성폭행, 마약투약, 폭행 등을 일삼은 것으로 추정된다. 익명을 요구한 다수의 제보자들은 이들 일당이 우울증을 앓고 있는 미성년자들의 심리적 불안감을 이용해 성착취 등을 일삼았다고 입을 모았다. 한 제보자는 “2015~2021년 서버 이전하기 전 ‘우울증갤러리’에서 ‘신대방’을 검색하면 어떤 분위기인지 짐작이 될 것”이라며 “갤러리 자체가 정신적으로 불안한 여자를 착취하기 쉽다고 생각하는 남자들과 실제로 자살 고위험군의 여자아이들이 만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본인을 ‘신대방팸’의 일원과 과거 연인관계였다가 극단적 선택을 한 닉네임 ‘Standstill’의 지인이라고 소개한 제보자는 “신대방팸은 아지트를 오가면서 함께 지내고 영화 ‘박화영’에서 비춰지는 것과 같이 우두머리를 ‘아빠’라고 부르며 따랐다고 들었다”며 고인의 증언을 전했다. 고인은 사망 5개월 전 한 차례 자살 시도로 정신병원에 입원한 기간 동안에도 커뮤니티 활동을 하며 교류를 이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제보자는 “ 고인은 퇴원 이후에도 지인들과 있는 자리에서 ‘신대방팸’이 부르면 곧바로 자리를 뜨곤 했다”고 말했다. 고인의 연인이었던 A씨는 전날 추락으로 사망한 10대 여성 B씨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친구이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미성년자들과 함께 일명 ‘술피뎀’이라는 마약을 투약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는 시판되는 마약이 아닌 불법 구매한 졸피뎀(불면증 치료에 사용되는 향정신성의약품)을 감기약과 소주에 타서 복용하는 방식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술피뎀’ 뿐만 아니라 시판 감기약을 과다복용 해 환각을 느끼는 일명 ‘덱스’도 함께 이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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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러한 범죄행위와 자살사건의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을 비판하는 이른바 ‘개념글’이 게시 되면 그들을 옹호하는 여론이 형성되고 게시물이 곧 삭제됐다는 것이 제보자들의 공통된 증언이다. 서울경제와 만난 한 제보자는 “저격글이 올라오면 친분이 있는 갤러들이 옹호하는 여론을 형성하고 다수가 신고를 해서 글이 금방 삭제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신대방팸의 일원으로 10대 미성년자와 교제한 혐의를 받는 한 유저는 17일 SNS를 통해 “허위사실이 유포되고 있다”며 “허위사실을 유포한다면 명예훼손으로 강경하게 대응할 예정”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텔레그램 상에서 운영되는 ‘우울증갤러리 대피소’ 방에서는 “글삭(제) 대비 캡처 업로드함”, “알바가 (개)념글 싹 다 짜르노” 등의 발언과 함께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이 올린 게시글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시지 내용, 이들에 대한 비판글 등이 캡처 화면으로 빠르게 공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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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청소년들의 극단적 선택이 반복되며 그 배경으로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한 불건전한 만남이 지목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이 ‘N번방’의 모습과 비슷하다고 지적한다. 실제 인터넷 커뮤니티를 시작으로 트위터, 텔레그램, 오픈채팅방 등으로 유입되어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불법 성매매와 마약거래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서울경제와 만난 한 제보자는 “이번 사건이 초점이 단편적인 여고생 자살 사건으로 끝나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승령 기자 yigija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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