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18 (월)

“전세사기 피해자 2금융권 집중”...오늘부터 즉시 경매 유예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금융권, 피해자 종합지원대책 마련

민간채권관리회사 매각시 협조 요청

대출공급·금리감면 지원책도 강구

헤럴드경제

금융당국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지원을 위해 대출 규제를 한시적으로 완화하는 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금융권에서도 대출 금리 인하 등 거주할 곳을 잃은 피해자들을 위한 지원 방안이 구체화되고 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전세사기 피해자들에 대한 금융지원을 위해 즉각적인 경매 유예 뿐 아니라, 대출 규제 예외 적용을 고려 중이다. 구체적으로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총부채상환원리금상환비율(DSR) 등 가계대출 규제를 한시적으로 예외적용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

또 금융권에선 피해자들을 위한 대출 공급·금리 감면 등 구체적인 금융지원안 마련에 나서고 있다. 은행 중에선 우리은행이, 상호금융권 중에선 새마을금고와 신협이 선제적으로 지원 대책을 내놓은 상태다.

▶신속한 금융지원...LTV·DSR 한시적 예외 적용=금융당국은 전세사기의 주요 피해자들에 대한 신속한 금융지원을 위해 대출 규제를 한시적으로 미적용하는 안을 검토중이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전세사기 피해자에 한해 한시적으로 LTV·DSR 적용 예외를 추진하려고 한다”면서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부동산대출규제에 따라 LTV는 50%가 적용돼, 집값의 절반 이상 대출을 받을 수 없다. 또 금융권 대출잔액이 1억원이 넘으면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연소득의 40%(은행기준·비은행 50%)를 넘기지 못하는 DSR 규제가 적용된다.

금융당국은 이 같은 대출 규제 예외 적용을 추진하는 대신 전세사기 피해자들에 대한 금융지원에 나선 금융사에 대해서는 부실 대출에 대한 면책 적용 추진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전세사기와 관련된 대출이 2금융권에 집중된 것으로 보고 관련 대책도 마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업권별 관련 대책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앞서 금융당국은 전세사기의 명확한 기준을 확립하고 어느 선까지 지원책을 할지 협의하기 위해 은행권 실무진을 소집했다. 해당 자리에선 일단 ‘경매 절차 유의’ 등 1차적 지원대책안으로 논의 범위를 좁혀 이야기가 오간 것으로 전해진다. 피해자는 2금융권에 집중돼있지만, 은행권이 명확한 기준을 설정함으로써 제2금융권도 그 기준을 따르게 될 것으로 봤다.

실무협의 이후 금융당국은 즉시 은행권·상호금융권에 대해 경매 유예가 진행될 수 있도록 지시한 상태다. 인천 미추홀구의 전세사기 피해자로 확인된 2479세대 중 은행권 및 상호금융권에서 보유중인 대출분에 대해서는 이날부터 경매가 유예된다. 또 민간 채권관리회사(NPL) 등에 매각된 건에 대해서는 최대한 경매절차 진행을 유예토록 협조를 구했다는 게 금융당국의 설명이다.

▶추가 지원대책안 나온다...금융권, 금리 깎아주고 생활지원까지=경매 유예 외에 피해자들을 지원할 수 있는 추가적인 지원책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이 경매중단이나 유예를 한다고 해도, 피해자를 근원적으로 구하고, 전세사기를 막을 원론적 대책이 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전날 국토부·법무부·행안부·복지부 등과 전세사기 피해 지원 범부처 TF를 가동하며 “금번 경매 유예 조치방안과 함께 전세사기 피해자분들이 신속한 피해회복과 주거안정을 이룰 수 있도록 금융지원 등 추가적인 방안도 조속히 강구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2금융권뿐 아니라 피해규모가 상대적으로 적은 1금융권도 전세사기 피해자들을 위한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우리은행은 이날 경매유예 외에도 대출상품 공급, 금리 감면 등의 구체적인 안을 내놨다. 전체 피해세대 및 경매 진행세대에 한해 5300억원 규모의 전세·구입자금대출을 지원하고 2%의 이자율을 감면해주는 안이다.

여기에 인천지역에 전세사기 피해자 현장지원반을 급파해 대출상담 직원을 상주시키고, 피해자들이 새로운 거주지로 이동할 때 부동산 권리관계를 안전하게 확인해주는 서비스를 우리금융 계열사를 통해 무상 지원한다.

다른 은행의 경우 아직 피해방안이 구체적으로 나오진 않았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당국의 지원대책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경매유예 등 공동 대응방안에 대해 적극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역시 각자의 대책방안을 파악 및 준비중이라는 설명이다.

상호금융권도 이자율 조정에 나선다. 새마을금고는 전날 전세사기 피해자에 대해 새마을금고에 전세대출이 있을 경우 이자율 조정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세 사기 피해자에 대출을 지원한다고 했지만 피해자가 자신이 현재 사는 주택을 낙찰 받을 경우로 제한했다. 수협중앙회 역시 각 조합별로 데이터를 받아보며 현황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신협도 전세 사기 대상 주택에 대해 경·공매를 유예하고, 신협 전세대출이 있는 전세 사기 피해자의 이자율을 조정하기로 했다.

전월세 대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인터넷전문은행 역시 기술지원 등을 통해 피해 예방에 나선다. 한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앞으로 다양해지는 전세사기 수법에 대응하기 위해 전세사기 매칭 룰을 업그레이드하고,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을 고도화해 탐지 커버리지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정은·홍승희·김광우 기자

hss@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All Rights Reserved.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