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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 (토)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부하직원 배우자에 “기강 잘 잡아라”…‘갑질 상사’ 또 새마을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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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새마을금고.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직장 내 괴롭힘과 성희롱 사건이 끊이지 않았던 새마을금고에서 후배 직원들을 향해 외모를 지적하고 막말을 일삼는 갑질이 또다시 발생했다. 갑질을 한 선배 직원은 감봉 1개월 처분에 불복해 법원으로 향했다. 법원은 감봉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제3부(재판장 최수진)는 새마을금고 차장 A씨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부당징계 구제 재심판정 취소 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A씨에 대한 징계 처분이 부당하지 않다고 판단한 중노위 판정이 위법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가정교육 잘못됐다”…막말 피해자 ‘수두룩’
A씨는 축농증 때문에 수술을 한 후배 직원의 코 모양을 여러 차례 언급하면서 불쾌감을 줬다. 또 인사를 안한다는 이유로 이 직원이 일하는 사무실을 3차례 찾아가 공개적으로 질타했고 옆자리 다른 후배에게 교육을 똑바로 시키라면서 훈계하기도 했다. 여자화장실에서도 이 직원에게 가정교육이 잘못됐다는 등의 발언을 7분간 이어갔다.

피해직원은 더 있었다. A씨는 다른 후배 직원을 비상구로 불러내 사람들이 지나가는 상황에서도 인사를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손가락질을 했다. 팀원들이 불편해하고 싫어한다는 발언을 이어가 모욕감도 느끼게 했다.

이 직원과 같은 회사에 다니는 배우자 B씨에게는 험담을 쏟아냈다. B씨 아버지의 사망이 이 직원과 마치 연관이 있는 것처럼 언급하는 취지의 메시지를 사내메신저를 통해 보낸 것이다. A씨는 B씨에게 “B가 집안의 기강을 잘 잡아야 B의 아버지가 헛되이 돌아가신 게 아니게 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또 다른 후배 직원을 향해서는 능력도 없으면서 서울에서만 근무하는 특혜를 받고 있다는 식으로 막말을 했다. 근무 중인 직원들이 모두 들을 수 있는 상황에서 오해할 수 있는 발언을 이어갔다.

피해직원들은 A씨로부터 “뚱뚱해 보인다”, “칙칙하게 입고 다닌다”, “낙하산으로 입사했으니까 잘 하라”라는 등의 막말을 들었다고 진술했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인사위원회를 거쳐 A씨에게 감봉 1개월의 징계 처분을 내렸다. A씨는 징계 처분에 불복해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 신청을 냈다. 그러나 서울지노위와 중노위 모두 징계가 정당하다고 봤다.

부당징계 주장했지만…法 “충고 수준 넘어”
A씨는 중노위 판정을 취소해달라는 취지로 행정소송을 냈지만 법원 판단도 다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은 피해발생 시기와 장소, 주변 상황, 구체적 발언 내용 등을 상세하게 진술했고 모순되는 부분은 나타나지 않는다”며 “피해사실 또는 관련 정황을 목격한 제3자의 진술이나 사실확인서, A씨와 피해자 사이 대화 녹취록이나 온라인 메신저 대화내역 등 객관적 증거에 의해 (징계사유가) 뒷받침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A씨 주장대로 피해자들이 인사를 하지 않은 적이 있었다 해도 A씨의 발언들은 일상적인 지도나 조언, 충고의 수준을 넘어섰다”며 “A씨가 직장 내 지위 또는 관계의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는 행위로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피해자들의 근무환경을 악화시켰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지적했다.

새마을금고에서는 직장 내 괴롭힘과 성희롱 사건이 연달아 발생하고 있다.

최근 서인천 새마을금고의 한 직원은 이사장으로부터 “이제 다 영글었네”라는 말을 듣고 신고한 사건이 알려지기도 했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판단해 경징계인 견책 처분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성차별적 갑질과 회식 참석을 강요하는 식으로 직장 내 괴롭힘을 일삼았던 동남원새마을금고 직원이 해고되는 사건도 논란이 됐다.

이 직원은 부당해고라면서 전북지방노동위원회로 향했고 전북지노위는 복직시킬 것을 명령했다. 직장 내 괴롭힘을 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징계 수위가 지나치게 높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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