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수돗물을 담은 병물 아리수. 서울시 제공 |
병물 아리수를 담는 용기에 올해부터 재생 페트병이 사용된다. 분리배출된 투명 페트병을 화학적 변화 없이 재활용하는 것으로 생수·음료병에 재생 플라스틱 원료를 사용하는 것은 국내에서 처음이다.
23일 서울시에 따르면 앞으로 병물 아리수는 물리적으로 재활용한 재생 페트병에 담는다.
국내에서 생수·음료용으로 사용 후 분리배출된 투명 페트병 가운데 선별해 분쇄·세척 등을 거치며 불순물을 제거한 재생 페트로 화학적 변화를 거치지 않는다.
그동안 투명페트병은 분해·정제 등 화학적 과정을 거쳐 원사를 추출해 가방, 의류로 제작하기는 했으나 음료 용기 원료로는 사용할 수 없었다. 지난해 환경부가 식품 용기 사용 재생원료 기준을 마련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식품용 기구 및 용기·포장의 기준 및 규격을 개정 고시하면서 식품 용기용 활용의 길이 열렸다.
환경부가 투명 페트병을 별도로 수거해 선별하고, 중간 원료(플레이크)로 만드는 단계까지 재활용 업체의 시설 기준과 품질을 1차로 검증하면 식약처가 이후 정제·용융 후 생산한 최종 원료(칩)의 안전성 등을 심사해 인증한다.
식품 용기용 재생원료는 다른 재질의 플라스틱과 혼합되지 않도록 별도 수거·운반한 후 관련 기준을 충족한 선별업체가 별도로 보관하고 압축해서 선별한 투명페트병만 사용된다.
식품용 물리적 재생원료(PET) 안전기준. 식약처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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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용기로 이 같은 사용 승인 과정을 거쳐 재생 플라스틱 원료로 병물 용기를 만드는 것은 아리수가 국내에서 처음이라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병물 아리수는 2019년부터 가뭄이나 집중호우, 대형 산불 등 재난·단수 지역에 비상 급수용으로만 공급 중이다. 올해는 총 50만병을 생산할 계획으로 이 가운데 30%를 재생 페트로 만든다. 이를 통해 폐플라스틱 약 5.1t이 재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부터는 재생 원료 100%로 병물 아리수를 생산할 계획이다.
다음 달 재생원료로 페트병을 생산하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아리수 공병 구매 입찰을 진행해 7월 이후 재생 페트병에 담은 아리수의 생산을 시작한다.
식품 용기 재생원료 관리 체계. 환경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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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관계자는 “생산량 감축, 경량화, 라벨 없애기 등 자원순환 정책을 도입해 온 병물 아리수를 재생원료로 생산하기로 했다”며 “공공에서 선도적으로 재생원료를 도입한 사례로 재생 플라스틱 시장을 형성하는 데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에서는 2020년 12월부터 투명페트병 분리배출 요일제를 시행해 지난해 단독주택 등에서 3389t을 별도 수거했다.
앞서 EU가 음료 페트병의 재생원료 의무 사용량을 2025년 25%, 2030년 30%로 정하면서 코카콜라는 2030년까지 모든 포장재에 재생원료를 50%까지 활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2025년 25%, 2030년 50% 이상 재생원료를 사용할 계획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022년 발표한 글로벌 플라스틱 전망을 보면 2060년 세계 플라스틱 사용량 12억3000만t으로 2019년(4억6000만t) 대비 3배에 달할 전망이다.
이에 폐플라스틱은 같은 기간 3억5000만t에서 10억1000만t으로 약 3배, 해양 생태계로 유출되는 양은 4400만t으로 2019(2200만t)으로 2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역시 1인당 생수 페트병 소비가 2020년 연간 109개로(1.6㎏) 2017년 대비 14% 증가했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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