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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무병장수 꿈꾸는 백세시대 건강 관리법

몸냄새 심하면 혓바닥 닦고 '겨털' 제모…발냄새 해법도 있다 [건강한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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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약한 구취·액취 없애려면

중앙일보

옷차림이 가벼워지고 야외 활동이 늘면서 입·겨드랑이·발 등 몸에서 나는 불쾌한 냄새로 고민하는 사람이 부쩍 많아졌다. 일부는 사회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 일상생활에 방해가 되는 대표적인 냄새는 구취다. 구취를 일으키는 구강 내 문제는 다양하다. 구강건조증과 과다한 치태·설태, 잇몸병, 구내염 등이다. 틀니나 보철물도 입 냄새의 원인일 수 있다. 구취를 유발하는 세균은 그람 혐기성 세균이다. 구강 내 산소가 노출되지 않는 부위에 쌓인 음식 찌꺼기나 치석, 치태에 반응해 악취성 기체를 생성한다.

구취 발생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려면 입안 세균에 먹이를 제공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치석·치태·설태는 구강 위생을 철저하게 지켜 관리한다. 매 식사 후 치실·치간 칫솔을 함께 사용해 칫솔질한다. 보통 세균과 음식 찌꺼기, 죽은 세포는 혀에 잘 쌓인다. 혀를 내밀고 거울을 보면서 혓바닥 안쪽부터 이물질을 혀 스크레이퍼로 긁어낸다. 칫솔질, 혀 닦기만으론 부족하므로 정기적으로 치과를 찾아 스케일링을 받는다.

구강건조증이 있다면 수분을 많이 함유한 과일·채소를 자주 먹고 가끔 무설탕 껌이나 사탕을 섭취한다. 현재 먹고 있는 약 탓에 건조증이 생겼다면 타액 양을 줄이는 약제 복용을 중단하고 대체 약을 찾는다. 알코올은 구강 점막을 자극·건조하므로 관련 음료나 가글 사용을 자제한다. 증상이 심할 땐 전문 치료를 통해 타액 대용 물질이나 윤활제, 인공 타액을 사용한다. 강동경희대치과병원 구강내과 박혜지 교수는 “이상적인 항구취제는 구취 유발 세균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해 정상 상주 균에 영향이 적고 장기간 사용해도 구강 조직에 해가 없으며 적어도 3시간 이상 효과가 유지된다”며 “구취의 큰 원인으로 작용하는 황기체 차단에 효과적인 아연이 함유된 제제를 사용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사춘기 이후부터 액취증 발병 증가



지나친 땀은 야외 활동의 골칫거리다. 여기에 액취증으로 냄새까지 심하다면 타인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다. 노원을지대병원 성형외과 민경희 교수는 “액취증은 아포크린샘이 커지고 땀 분비가 많아지는 사춘기 이후부터 젊은 성인에게 많이 발병한다”며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적절히 관리·치료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아포크린샘은 겨드랑이와 귀, 눈꺼풀, 유두, 배꼽, 회음부에 존재한다. 이 중 겨드랑이에 95%가량 분포한다. 아포크린샘에서 나온 땀 자체는 냄새가 없다. 다만 피부에 상주하는 세균이 땀을 분해하면서 지방산과 암모니아를 만들어 특유의 냄새를 풍긴다.

▶양쪽 겨드랑이에 티슈를 끼운 다음 5분 후 냄새를 맡았을 때 역하다거나 ▶낮에 흰옷을 입었는데 밤에 겨드랑이 부위가 노랗게 변하거나 ▶귀지가 건조하지 않고 축축하게 젖어 있는 경우 액취증을 의심하고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증상이 비교적 경미하다면 자주 씻고 땀을 억제하는 약을 바르거나 살균 작용이 있는 약용 비누·연고를 쓰면 도움된다. 겨드랑이 털이 많을수록 냄새가 심해진다. 영구 제모술을 받으면 모근과 모근 주위의 아포크린샘까지 파괴할 수 있어 냄새 치료에 효과적이다. 보툴리눔 독소를 사용해 겨드랑이 땀 분비량을 줄이는 방법도 있다. 이런 조치에도 효과가 없다면 수술을 고려한다. 아포크린샘이 포함된 피하지방층을 잘라 땀샘을 제거하는 피하절제술, 초음파·레이저 지방 흡입기를 이용해 피하지방층을 흡입함으로써 아포크린샘을 제거하는 지방 흡인술이 있다.



발에 땀 많으면 곰팡이 감염에 취약



날씨가 더워질수록 심해지는 발 냄새도 고민이다. 특히 땀이 많은 데다 무좀까지 있으면 코를 찌르는 듯한 역한 냄새가 날 수 있다. 습하고 축축한 상태에 오래 머문 발은 곰팡이 감염에 취약해져 무좀에 걸리기 쉽다. 무좀 있는 발은 각질층이 허물어져 있어 다른 세균 감염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발 냄새를 유발한다. 무좀이 있다면 먼저 국소 항진균제를 도포하고 이런 국소 치료로 잘 낫지 않을 땐 경구 항진균제 복용을 고려한다.

발은 땀이 과도하게 나는 다한증 빈도가 높은 부위다. 기본적으로 신발 때문에 통풍이 잘 안 돼 조금만 활동해도 냄새가 심해진다. 발 다한증 치료는 수술이 최선인 것으로 알려진다. 주로 요추 교감신경을 절제함으로써 증상 완화 효과를 기대한다. 평소엔 발을 건조하게 유지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항균 비누를 사용해 발을 자주 씻고 씻은 뒤엔 바짝 말리며 면 재질의 양말을 신고 생활하는 것이 좋다. 되도록 통풍에 용이한 기능성 소재 신발을 신는다. 특히 발가락·발바닥에 질환이 있어 피부가 짓무르거나 갈라지면 냄새가 심해질 수 있으므로 발 상태를 항상 예민하게 관찰하고 증상이 있으면 곧바로 병원을 찾아 바르고 먹는 약을 병행해 치료한다.

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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