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광주 남구 영산강 승촌보 수문 강물에 녹조가 발생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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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가 4대강 보를 활용하는 데 국민의 77%가 찬성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내놨다. 국민들은 가뭄 등 물 부족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보에 저장된 물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환경단체들은 설문에 앞서 보의 활용 필요성에 대한 정부 입장을 강조하도록 조사가 설계돼 '찬성 답변을 유도했다'고 비판했다.
16일 환경부는 4대강 보 인근 주민(4,000명)의 86.8%, 일반 국민(1,000명)의 77.4%가 4대강 보 활용에 찬성한다는 내용의 '기후위기 대응 국민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4대강 보 인근 주민들은 한강·낙동강·금강·영산강 인접 시·군의 주민 각 1,000명씩 조사했다. 지역별로 차이는 있었지만, '매우 찬성' 또는 '찬성' 의견이 83.2~86.5%로 높았다. 일반 국민 대상 설문에서도 △매우 찬성 36.1% △대체로 찬성 41.3% △대체로 반대 5.6% △매우 반대 8.1% △모름·무응답 9.0% 순으로, 찬성 비율이 훨씬 높았다.
신진수 환경부 물관리정책실장은 "댐-보-하굿둑 연계운영을 통해 4대강 보를 가뭄 등 물 위기 극복에 적극 활용함으로써 국민들이 안정적으로 물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일부 환경단체들은 설문 조사의 서두에 4대강 보 활용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정부 입장이 길게 설명된 것을 두고 설문이 편파적으로 진행됐다고 비판했다.
16일 환경부가 공개한 '4대강 보를 활용한 기후위기 대응 국민인식 조사' 설문지 서두에 정부 입장에서 4대강 보 활용 필요성을 강조하는 내용이 길게 기재돼 있다. 환경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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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환경부가 공개한 설문지를 보면, 본격적인 설문을 시작하기 전 정부 입장을 상세히 설명해 줄 것을 강조하고 있다. 설문에는 "지난해부터 남부지방의 극심한 가뭄이 지속되고 있다"며 "정부는 4대강에 설치된 16개 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가뭄 등 물 위기에 대응할 계획이다"라는 정부 입장이 기재돼 있다. 또 4대강 댐과 보, 하굿둑 연계 운영에 관한 설문에서도 "통합적인 하천 관리가 가능하도록 '댐-보-하둣국 연계 운영 추진계획'을 수립하여 추진할 계획"이라고 정부 입장을 설명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이날 논평을 내고 "4대강 보가 가뭄에 큰 효용이 없다는 것은 이미 증명된 사실인데도 환경부는 마치 가뭄을 해결할 수 있다는 식으로 답변을 유도했다"며 "설계조사 지문과 질문의 설계 자체가 왜곡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2018년 조사에서는 보의 개방 확대에 대해 일반 국민 54.1%가 '찬성' 의견을 밝힌 바 있다"고 덧붙였다.
김현종 기자 bel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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