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中 성향 멜로니 “참여 철회 검토”
G7중 유일하게 일대일로 참여
中의 유럽 교두보 역할 맡아
18일 일본 히로시마에 도착한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그는 19∼21일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다른 정상들과 중국 ‘일대일로’ 사업 탈퇴를 논의할 뜻을 밝혔다. 아사히신문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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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가 19∼21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나머지 6개국 정상과 중국의 경제영토 확장사업 ‘일대일로(一帶一路)’ 탈퇴를 본격적으로 논의하기로 했다고 블룸버그통신 등이 18일 보도했다. 이탈리아는 G7 가운데 유일하게 중국의 일대일로에 참여했다.
조르조 실리 이탈리아 외교차관은 17일 의회 청문회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일대일로 참여 협약은 구속력이 없다. (최종 탈퇴) 결정을 내린 것은 아니지만 이탈리아가 서방에 속한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탈퇴를 시사했다. 조르자 멜로니 총리 또한 최근 수도 로마를 찾은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에게 “일대일로 참여를 철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는 2019년 3월 당시 주세페 콘테 총리 주도로 G7 국가 중 처음이자 유일하게 일대일로 참여를 선언했다. 하지만 반중 성향의 멜로니 총리는 지난해 10월 집권 때부터 “콘테 전 총리가 일방적으로 시작한 일대일로를 떠나겠다”고 공언했다. 자동차 등 유럽 제조업 강국인 이탈리아가 세계적인 반도체 강국인 대만과의 반도체 기술 협력을 추진하고 있는 것 등도 이 같은 반중 행보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2012년 말 권좌에 오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013년부터 중앙아시아, 서남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남유럽 등을 잇는 일대일로를 추진했다. 대부분 저개발국인 이 지역 국가가 철도, 도로, 항만 등 주요 인프라를 건설할 때 중국이 돈을 빌려주는 형식이었다. 해당 건설 사업에 중국 기업 및 노동자가 투입되면서 ‘남의 나라에서 생색만 내고 정작 이득은 중국이 다 취한다’는 비판이 거세졌다.
특히 파키스탄, 스리랑카 등 일대일로에 적극 참여한 국가들이 막대한 대중국 부채로 국가 경제가 휘청이자 사실상 중국의 경제식민지가 되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비판이 고조됐다.
중국은 일대일로의 유일한 유럽 교두보인 이탈리아의 탈퇴에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0일 “두 나라가 일대일로 협력의 잠재력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카이로=강성휘 특파원 yol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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