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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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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환자 치료와 혁신 기술 주도할 연구 경쟁력 강화, 향후 100년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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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의료원 연구 역량 키우기 주력





설립 100돌 2028년, 연구 중심 재편

‘연 구 역량 강화 추진단’ 이달 출범

과천·남양주에 제4 병원 건립 추진

바이오·헬스케어 산업은 미래 사회의 먹거리를 책임질 핵심 사업으로 손꼽힌다. 국민의 건강을 지키는 안전망이자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유망 분야다. 자연스레 의료기관의 역할도 더 중요해졌다. 환자를 치료하는 것을 넘어 연구개발(R&;D)을 통해 새로운 기술과 가치를 만드는 데 앞장서야 한다는 요구가 크다. 고려대의료원이 ‘연구 역량 강화 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이유다. 고려대의료원은 설립 100주년이 되는 해인 2028년까지 1200억원을 들여 최첨단 연구 인프라를 구축할 방침이다.

중앙일보

고려대의료원 김학준 의학연구처장이 직원들과 연구전략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의료원은 2028년(설립 100주년)까지 세계 30위권의 ‘초격차 연구 중심 의료기관’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성욱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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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는 고려대의료원의 경쟁력을 견인할 주요 영역이다. 의료원은 앞서 연구 역량을 꾸준히 쌓아왔다. 2013년에는 제도 도입 처음부터 ‘연구중심병원’으로 지정돼 국내에서 유일하게 두 개의 연구중심병원(안암·구로)을 보유한 의료기관으로 거듭났다. 이어 의료계 최초로 의료기술 지주회사 자회사를 설립하는 등 바이오메디컬 융·복합 연구의 선두주자로 나섰다.



‘초격차 연구 중심 의료기관’으로 우뚝



의료원은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연구 격차를 더 벌려 ‘초격차 연구 중심 의료기관’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설립 100주년 해인 2028년을 기점으로 병원의 수익 창출 구조를 연구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의료원은 ‘연구 역량 강화 추진단’을 이달 출범시켰다. 김학준 고려대의료원 의학연구처장은 “지난 수년간 의료원은 연구에서부터 기술사업화까지 고도화된 선순환 체계를 구축해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며 “추진단은 연구업적 평판 지표를 향상해 의료원이 ‘국내 1위, 세계 30위권’에 진입할 수 있도록 연구 역량을 힘껏 모을 예정이다”고 강조했다.

고려대의료원은 다른 의료기관과 차별화된 연구 경쟁력을 갖고 있다. 첫째는 세분화된 산학협력 시스템이다. 의료원의 산학협력 조직은 대학 본부와 별개 조직으로 나뉘어 있다. 2004년 고려대 산학협력단 산하 의무산학협력실로 시작해 2014년 의료원 산학협력단으로 지점 승격됐다. 특히 의료원의 조직은 산학협력·연구전략·기술사업화 등으로 세분화돼 있다. 연구 대상자 보호와 임상 연구 지원을 위한 전담 조직도 꾸려져 있다. 각각 전문 영역에서 조직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업무 효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 김 처장은 “60여 명의 산학협력 인력이 체계적인 조직 시스템에 따라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며 “의료원의 외부 연구 과제 수주액은 최근 5년간 연평균 10.5%의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해 지난해에만 1541억원을 수주했다”고 설명했다.

기술사업화는 R&D의 결정체로 불린다. 교원의 연구개발로 시작된 혁신 기술이 산학협력을 통해 상용화로 이어지면 결국 환자에게 기술 혜택이 돌아간다. 기술사업팀 소속 변리사들은 상시로 연구자의 결과물에 대한 특허성을 확인해 출원을 돕는다. 아울러 의료원만의 독보적인 기술사업화 시스템인 ‘SPARK KU-MAGIC 프로그램’도 기술사업화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매년 11개의 연구 과제를 선정해 기술이전 및 기술 창업의 포문을 열고, 해당 기술의 실현 가능성을 검증하는 식이다. 바이오 코리아 등 학회나 마케팅 행사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우수한 기술을 국내외에 알리면서 사업화를 돕고 있다. 그 결과, 의료원의 기술이전 계약 금액은 지난해 27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5년 전과 비교했을 때 약 40배 증가한 수치다. 대표적인 예로 고려대 의과대학 오준서 교수가 개발한 ‘알부민과 레티놀 결합 단백질의 융합 단백질’ 기술은 지난해 ㈜세네릭스에 200억원 규모로 기술이전을 마쳤다. 이 기술은 장기 이식 외에는 방법이 없는 난치성 섬유화 질환의 예방 또는 치료가 가능한 혁신 기술로 평가받는다.



융·복합 연구 수행할 ‘의사과학자’ 양성



둘째는 적극적인 연구 지원 체계다. ‘의사과학자 양성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의사과학자는 기초와 임상의 가교 역할을 하는 중개연구자다. 기초과학의 연구결과를 임상과학에 사용할 수 있는 단계까지 연계한다. 미국의 경우 한 해 전체 의대 졸업생 가운데 3.7%가 의사과학자로 육성된다. 하지만 국내는 1% 미만에 불과하다. 이에 고려대의료원은 전주기적 의사과학자 양성 프로그램을 구축했다. 학생-전공의-전임의-중견 의사 단계에 따라 맞춤형 연구 교육과정을 제공하는 식이다. 연구 지원 폭을 늘리기 위해 ‘선도 의사과학자 육성장학금’도 신설했다. 김 처장은 “고려대 의대는 전폭적인 장학금을 지원해 의사과학자 육성 강화에 힘쓰고 있다”며 “의료원에 재직 중인 전공의나 임상강사가 의사과학자 양성 과정 중 하나인 고려대 대학원에 진학하면 입학금 50%와 등록금 80%를 지원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고려대 의대에선 학부 과정부터 학생연구회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참여 학생들은 1년 동안 연구 활동을 수행하고, 장학금과 연구비를 지원받는다. 김 처장은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176명의 교수와 485명의 학생이 참여했다”며 “이들이 국제학술지에 발표한 논문은 60편 이상이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고려대 의대는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지원하는 ‘융합형 의사과학자 양성사업’도 2회 연속 주관기관으로 선정됐다. 이 사업은 전공의를 대상으로 의과학 연구를 수행할 기회를 제공한다.

셋째는 최첨단 연구 시설이다. 고려대의료원은 현재 산하 3개 병원(안암·구로·안산)과 정릉 메디사이언스 파크, 청담 고영캠퍼스 등 5개의 캠퍼스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2021년 문을 연 정릉 메디사이언스 파크는 최첨단 연구를 수행하는 전초기지다. 하나의 헬스케어 융합 플랫폼으로서 의료원의 연구 역량 강화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될 공간이다. 위험도가 높은 바이러스를 연구할 수 있는 첨단 생물안전 연구시설을 비롯해 동물실험 시설, 최신 연구 장비 등이 구축돼 있다. 향후 이곳에선 백신 개발을 위한 원천 기술 연구, 후보 물질 유효성 평가, 전임상 연구 등이 이뤄질 예정이다.

경기도 과천과 남양주에 제4 병원 건립도 추진 중이다. 설립 100주년에 맞춰 ‘세상에 없던 미래병원’을 구현하기 위해서다. 의료원이 구상하는 미래병원은 최첨단 IT기술이 집약된 스마트 병원이다. 이는 ‘지역과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상생의료기관’이어야 한다는 게 의료원의 설명이다. 윤을식 고려대의료원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은 “초기 단계부터 지자체와 공동 협의체를 구성해 도시개발계획과 인프라, 관련 규제, 파급 효과 등을 면밀하게 논의하고 있다”며 “국내 최고 수준의 연구 지원 역량을 미래병원에 적용해 바이오메디컬 산업 성장에 기여하고 의료계에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영경 기자 shin.young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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