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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이슈 일회용품 사용과 퇴출

분해까지 500년 → 6개월, 일회용품소재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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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안성훈 대표


6개월 만에 토양에서 자연 분해되는 친환경 소재를 개발한 기업이 투자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기존 플라스틱 기능을 그대로 대체할 수 있는 일회용품 소재로, 각종 제품의 친환경 포장재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주인공은 경북 구미에 본사를 둔 '그린패키지솔루션'이다.

이 회사는 비목재 식물성 소재를 특수 가공 처리해 환경에 무해하고 산업용 포장재에 반드시 필요한 견고성과 규격성 등을 확보해 전자제품, 화장품, 식품, 의약품 등에 들어가는 친환경 포장재를 납품하고 있다. 2016년 창업한 뒤 2018년 제조 법인을 설립한 이 회사는 한국벤처투자, 하나금융그룹, 포스코기술투자 등 굴지의 투자사에서 지금까지 120억원을 유치했다.

성장세도 가파르다. 올해 1분기에만 이미 지난해 매출(7억7000만원)을 훌쩍 넘어섰고 현재 직원도 45명으로 늘었다. 이 같은 성장 배경에는 이 회사가 개발한 '6OUT' 기술력이 있다. 6OUT는 보통 플라스틱이 분해되는 데 500년이 걸리지만 이 회사가 개발한 친환경 소재는 6개월이면 토양에서 자연 분해되는 특징이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이 덕분에 지난해부터는 화장품 업계 최초로 '친환경 패키지 제품'을 출시한 국내 프리미엄 브랜드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또 현재 'YUMU'라는 자사 브랜드도 출시해 국내 대형마트와 친환경 밀키트 용기 공급 등을 논의 중이다. 이 회사는 창업자 안성훈 대표(56)의 ESG(환경·책임·투명경영)에 대한 집념이 녹아 있다. 안 대표는 삼성전자에서 휴대폰 수출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던 중 ESG의 가치에 눈을 뜨고 2015년 퇴사해 2016년부터 친환경 소재 개발에 나섰다. 창업 동기는 신규로 구입한 휴대폰의 종이박스 안에 담겨 있는 플라스틱 형상의 휴대폰 케이스를 친환경 소재로 바꾸면 좋겠다는 생각이 그 출발점이었다. 이 회사는 올해 한국평가데이터가 선정한 올해 'ESG 우수 기업'에도 선정됐다.

안 대표는 플라스틱 대체재인 생분해 제품 관련 기준에 대한 정부의 관심을 당부했다. 11월부터 적용되는 일회용품 사용금지 법안은 친환경 일회용품에 대한 자세한 법령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 환경부는 생분해 제품에 대한 환경 인증을 금지해 놓은 상태여서 환경 인증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그는 "우리 회사가 개발한 친환경 일회용품도 모두 일회용 플라스틱과 같은 취급을 받고 있다"며 "일반 플라스틱 일회용품과 생분해성 친환경 일회용품은 본질적으로 다르게 구분돼야 하는 만큼 정부 부처의 도움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구미 우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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