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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딸 잃은 난 더이상 살아갈 이유가"…印 사망 300명 육박 참사에 망연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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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간 2일 열차 3중 충돌사고… 288명 사망·900여명 부상

모디 총리, 사고현장 방문해 생존자들 위로…"책임자 엄벌할 것"

뉴스1

3일(현지시간) 인도 오디샤주 발라소르의 여객열차 충돌 현장에서 구조대원들이 구조작업을 하고 있다. 현지 소방당국은 전날 발생한 사고로 지금까지 288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2023.06.03 ⓒ AFP=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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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나는 살아남았지만 이제 살 이유가 없다. 딸은 제게 전부였다."

"뒤엉킨채 시체 속 팔이 잘린 한 남자가 부상한 아들에게 도움을 받고 있었다."

로이터·AFP통신을 종합하면 2일(현지시간) 인도 동부 오디샤주(州) 발라소르에서 여객열차 3중 충돌사고가 발생, 최소 288명이 숨지고 900여명이 부상했다. 이번 사고는 '코로만델 샬리마르 익스프레스'가 오후 6시 50분쯤 화물열차와 1차 충돌사고로 전복된 뒤, 약 20분 뒤 사고 현장에 접근하던 '예흐반트푸르-하우라' 초고속 열차가 탈선한 객차를 들이받으면서 발생했다.

초기 조사에 따르면 이번 사고의 원인은 신호 장애로 지목됐는데, 이는 21세기 최악의 철도 사고로 기록될 전망이다.

생존자들은 악몽에 휩싸이며 자신들이 생사를 오갔다면서 악몽이 돼버린 이날의 사고를 회상했다.

사고 당시 코로만델 익스프레스에 탑승하고 있던 모티 셰이크(30)는 자신이 승객 6명과 함께 서서 이야기를 나누다 바닥에 누워 잠을 청하려던 순간 변을 당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갑자기 굉음이 들렸고, 순간 기차가 넘어졌다. 탈출했을때 우리는 모두 울고 있었다"면서 약 20분 이후가 돼서야 구조대가 도착했다고 전했다.

동료들과 일터로 향하던 25세 옴팔 바티아는 열차에 탑승한지 4시간 만에 사고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그는 "사고가 발생했을 때 우리는 죽었다고 생각했지만 살아있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열차에서 내리기 위해 창문으로 향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바티아는 "열차에서 간신히 대피했을 때 사방은 아수라장이었다. 죽은 사람들이 많았다. 모두가 살기위해 발버둥을 치거나 지인 또는 가족을 찾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사고 당시 2차 사고를 낸 예흐반트푸르-하우라 익스프레스에 탑승하고 있던 주부 아르차나 폴은 "엄청난 소음이 났고 모든 것이 깜깜해졌다. 나는 무사했기 때문에 아들과 친오빠를 찾기 시작했지만 그들을 찾을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은 내게 내리라고 했고, 나는 아들을 찾아야 한다며 거절했지만 그들은 내가 먼저 내려야 한다고 했다. 열차에서 나와 아들이 나오기를 기다렸지만 아들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아르차나 폴은 끝내 피를 흘리다 구급차에 실려 발라소르의 병원으로 이송됐고 여전히 아들의 소식을 접하지 못했다고 로이터통신에 전했다.

예흐반트푸르-하우라 익스프레스에 탑승하고 있던 또 다른 승객 카우시다 다스(55)는 사고에서 생존했지만 딸은 숨졌다면서 "나는 살아남았지만 이제 살 이유가 없어졌다. 딸은 나에게 전부였다"며 흐느꼈다.

열차의 마지막 칸에 타고 있었던 연구원인 아누바브 다스(27)는 "피투성이가 된 현장, 뒤엉킨 시체, 팔이 잘린 한 남성이 부상한 아들에게 필사적으로 도움을 받고 있는 모습을 봤다"고 말했다.

인근 주민들은 응급 구조대가 도착하기도 전에 피해자들을 돕기 위해 현장으로 몰렸다.

구조에 도움을 준 히란메이 라스(20)는 "팔과 다리가 잘린 사람, 심지어 머리가 일부 잘린 사람도 있었고, 운이 좋지 못한 사람들은 고통스러워하며 죽어갔다"면서 "상상할 수 없었던 많은 죽음과 슬픔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이날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사고 현장을 방문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던 승객들을 위로하고 열차 사고에 대해서는 책임자를 엄벌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디 총리는 국영 방송사 두르다르샨에 이는 "슬픈 순간"이라면서 "하루빨리 이 슬픈 순간에서 벗어나기를 기도한다"고 전했다.

이번 사고는 인간의 실수와 노후화된 열차 시설, 과밀 승객 등 요소가 겹치면서 대형 참사로 번졌다.

로이터통신은 코로만델 익스프레스는 첸나이 또는 방갈로르에서 근무하는 일용직 노동자들이 자주 이용하는 열차라면서 열차에는 에어컨 등이 없어 시설이 열악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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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오디샤주 발라소르의 여객열차 충돌 현장에서 3일(현지시간) 구조작업이 진행 중이다. 현지 소방당국은 전날 발생한 사고로 지금까지 288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2023.6.3.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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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3일 열사사고 현장을 직접 방문하고 있다. 2023.06.03 ⓒ 로이터=뉴스1 ⓒ News1 박형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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