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 콕 집어 "명백한 불법파업"
금속노조 "노동부 장관이 자본가의 나팔수"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7일 오전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민주노총 파업 관련 긴급 노사관계 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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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7일 민주노총 총파업을 겨냥해 "불법 현장에는 어떤 관용도 없이 그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의 오는 12일 총파업 참여에 대해 "노동조합법을 위반한 명백한 불법파업"이라며 철회를 촉구했다.
이 장관은 7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긴급 노사관계 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하며 "민주노총은 파업에 돌입하면서 정권 퇴진, 노조 탄압 중단,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 저지 등 근로조건 개선과 무관한 사항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노총 스스로 이번 파업이 정치파업임을 표명하고 조합원들에게 참여해 달라고 요구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장관은 현대차 노조를 콕 집어 "현대차 노조는 쟁의권 확보를 무시하고 파업에 동참하기로 결정했다"며 "이는 노동조합법을 위반한 명백한 불법파업으로 즉시 철회해야 한다"고 했다. 노조가 파업을 하려면 노동위원회 조정과 쟁의행위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쟁의권을 확보해야 하는데, 현대차 노조는 이 과정을 따르지 않았다고 지적한 것이다. 단일 사업장 노조 중 국내 최대 규모인 현대차 노조의 총파업 참여는 5년 만이다.
6일 서울 숭례문 일대에서 열린 민주노총 전국노동자대회 참가자들이 정부서울청사·서울고용노동청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노조 탄압 중단, 일본 핵오염수 해양 투기 중단, 최저임금 인상, 공공요금 인상 철회, 공공의료 확충, 중대재해 처벌 강화 등 7대 의제를 내세우며 3일부터 2주간의 총파업에 들어갔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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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은 지난 3일 2주간의 총파업에 돌입했다. 현대차 노조가 속한 민주노총 금속노조는 오는 12일, 보건의료노조·사무금융노조·전교조 등은 13일 총파업에 참여한다. 이 장관은 "금속노조, 건설노조 등의 정치파업 동참은 회복돼 가는 우리 경제에 찬물을 끼얹는 행동이고, 보건의료노조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 건강을 책임지는 직역에 있으면서 이를 외면하고 정치파업에 동참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이 장관은 총파업 기간 벌어진 불법행위에 엄정하게 대응한다는 기조를 재차 강조했지만 노동계는 윤석열 정부가 이번 파업을 초래했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건설 현장 법치 확립, 노조회계 투명화 등을 추진하며 과도한 노조 옥죄기에 나섰다는 문제 제기다.
금속노조는 "최저임금을 대폭 높이고 비정규직의 권리를 찾기 위한 투쟁"이라며 총파업 강행 의지를 다지고 있다. 현대차 노조를 겨냥한 이 장관을 향해 날 선 비판도 쏟아냈다. 금속노조는 이날 성명을 통해 "고용노동부 장관이 보수경제지의 앵무새로 전락해 '파업이 경제에 찬물을 끼얹는 행동'이라고 했다"며 "노동자를 섬겨야 할 노동부 장관이 자본가 매체의 나팔수가 됐다"고 꼬집었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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