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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송 지하차도 침수사고로 목숨을 잃은 사람들의 가슴 아픈 사연들이 드러났습니다.
지난 5월 결혼한 청주의 초등학교 교사인 김 모(30) 씨는 임용고시를 보러 가는 처남을 KTX 오송역까지 데려다 주기 위해 지하차도를 지나던 중 변을 당했습니다.
사고 당시 김 씨는 처남과 차에서 간신히 빠져나와 차량 지붕 위로 올라간 뒤 헤엄쳐 나오려고 안간힘을 다했으나 처남만 빠져나왔습니다.
밖으로 빠져나온 처남이 뒤를 돌아봤지만, 매형 김 씨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실종 한 시간 뒤에 구조된 김 씨는 병원 응급실서 심폐소생술을 받았지만 끝내 숨졌습니다.
김 씨의 장례식장에는 그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는 지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제자들도 스승의 갑작스러운 죽음이 이해가 가질 않는지 연신 눈물을 훔쳐댔습니다.
부모님과 함께 조문을 온 한 제자는 "평소 고민도 잘 들어주고, 친구 같은 선생님이었다"면서 "너무 가슴 아프다"며 말끝을 흐렸습니다.
한 동료는 "교직을 천직으로 여기며 학교생활에 매번 최선을 다했다"면서 안타까워했습니다.
유가족 대표라고 말한 한 유족은 "물이 그렇게 쏟아져 들어올 때까지 지하차도를 통제하지 않고, 강이 범람할 것 같은데 중장비도 동원하지 않은 채 서너 명 인부가 모래포대를 쌓고 있었다니…"라면서 "이번 사고는 분명한 후진국형 인재"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장례를 마친 뒤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하겠다고도 했습니다.
친구들과 1박 2일의 여수 여행 꿈에 부풀어 오송역으로 가기 위해 시내버스에 올랐다가 숨진 안 모(24) 씨도 이날 차디찬 주검으로 발견됐습니다.
오송역에서 기다리던 친구에게 "버스 안으로 물이 들어온다"는 전화를 한 게 마지막 말이었다고 합니다.
외삼촌 이 모 씨는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다급한 목소리로 말을 남긴 뒤 연락이 끊겼다더라"며 "작년에 취업했다고 좋아했는데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떠나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관계 기관이 제대로 폭우 대비를 했더라면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했겠느냐"며 안일한 대응이 사고를 불러왔다고 지적했습니다.
15일 오전 8시 40분쯤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가 갑자기 불어난 물로 침수되면서 시내버스 등 차량 15대가 물에 잠겼습니다.
이 사고로 현재까지 9명이 구조됐고, 김 씨를 포함해 9명의 사망자가 나왔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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