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세계일보 취재에 따르면 초등학교 교사 A(26)씨는 최근 자신의 SNS에 비속어와 함께 “6학년 XX XX싫어. 만나자마자 야동 신음소리 내면서 낄낄거리기 시작해”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지인이 댓글을 통해 “유충을 메워야한다. 교사 성희롱으로 다 교도소에 보내야한다”고 하자 A씨는 “왜 아동학대만 있나”라며 동조했다. 어린 벌레를 뜻하는 유충은 온라인상에서 ‘한국 남자 어린이’라는 의미의 혐오 표현으로 사용된다.
초등학교 교사가 자신의 SNS에 올린 게시물 캡처. 독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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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정자가 만들어지는 과정과 몽정을 설명하는 수업 자료를 띄워놓은 컴퓨터 화면을 찍은 사진을 욕설과 함께 게시하기도 했다. 남성 혐오 표현도 지속적으로 썼다. 고(故) 성재기 남성연대 대표가 2013년 마포대교에서 투신한 사건을 빗댄 은어인 ‘재기하다’와 너희 아버지 한국남자라는 의미인 ‘느개비 한남’이 대표적이다. 이외에도 “여자도 남성처럼 성기를 세우는 방법으로 감정을 표현할 수 있으면” 등 남녀 갈등을 조장하는 꾸준히 글을 올렸다.
초등생 아들을 둔 학부모들은 남성을 혐오하는 교사가 올바른 성 가치관을 가르칠 수 있겠느냐고 우려했다. 학부모 이모씨는 익명을 전제로 “생각과 표현의 자유는 존중하지만, 초등학생을 가르치는 교사라면 조금 더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교사의 글을 본 아이들이 무슨 생각을 하겠나”라고 비판했다.
A씨는 “임용시험을 준비하면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고, 온라인상에 부적절하게 배설한 것 같다. 교사가 된 후에는 그만했어야 하는데 끊지 못했다”며 “깊이 반성하고 있으며 상처를 입은 분들이 있다면 사과드리고 싶다”고 해명했다.
이어 “다만 남성을 혐오하는 표현들은 온라인에서 유행하는 일종의 ‘밈’이라고 생각해 썼을 뿐 구체적인 의미까지는 알지 못했다”며 “다시는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올해 초 초등 임용시험에 합격한 A씨는 현재 강원도교육청 소속 보결전담 교사로 일하면서 정식 임용을 기다리는 상태로 알려졌다. 보결전담 교사는 도내 초등학교 교사가 육아 등의 이유로 휴직하면 그 자리를 일시적으로 대신하는 교사를 말한다.
이와 관련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교사 개인의 SNS나 온라인상 활동을 교육청이 사전에 검열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옳은 방법도 아니라고 본다”며 “다만 공무원의 품위 유지 의무를 위반한 경우라면 조사를 통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
취재가 시작된 이후 A씨는 일부 게시물을 삭제하고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춘천=배상철 기자 b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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