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7 (수)

이슈 고령사회로 접어든 대한민국

노동계 빠진 채 경사노위, 초고령사회 ‘정년연장·임금개편’ 논의 시작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노동계 “저임금 계속고용 결론 우려”

경향신문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제사회노동위원회 회의실에서 전문가기구인 ‘초고령사회 계속고용 연구회’가 첫 회의를 열고 있다. 경사노위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초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가 20%를 넘는 사회) 진입을 앞두고 정부가 정년연장 등 고령층 계속고용 방안을 공식적으로 논의하기로 했다. 노동계는 연구회의 결론이 고령층의 ‘저임금 계속고용’으로 흘러가선 안 된다고 우려했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는 27일 전문가기구인 ‘초고령사회 계속고용 연구회’를 발족하고 첫 회의를 열었다. 위원은 노동시장·노동법·사회복지·직업훈련 등 전문가들과 관계부처 국장 등 13명으로, 이영면 동국대 교수와 김덕호 경사노위 상임위원이 공동 좌장을 맡았다.

한국 사회는 2025년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2000년 고령화 사회(65세 이상 인구 7% 이상)에 진입했고 2018년 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 14% 이상)가 됐다.

생산가능인구(15~64세)도 매년 감소하고 있다. 2019년 3763만명에서 2050년 2419만명으로 줄 것으로 예상된다. 55세 이상 고령자 취업은 계속 늘지만, 대부분 임시·일용직이나 비임금근로자 등 열악한 일자리에 내몰려 있다.

연구회는 고령층 계속고용 방안과 재취업·직업훈련 방안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특히 그간 노동계를 중심으로 필요성이 제기돼 온 정년연장 관련 논의가 진행될지 주목된다. 정부가 강조하는 ‘연공급제 개편’ 논의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 교수는 “급속한 고령화는 노동력 부족과 미래세대의 노년 부양비 부담, 국가 재정 등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며 “우리 사회의 경제·사회 주체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해법을 모색해야 할 시급하고도 중요한 현안이라 할 수 있다”고 했다.

노동계는 연공급제 개편 등 논의가 고령층을 저임금으로 계속 고용하도록 하는 발판이 돼선 안 된다고 했다.

한국노총은 “정부는 이미 법정 정년연장 방식이 아닌 정년연장, 정년폐지, 촉탁직 등을 사업주가 선택하는 계속고용제도 도입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고용을 유지한다는 명목으로 비정규직의 질 낮은 일자리와 낮은 임금을 지급하는 임금피크제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연공급제를 두고는 “연공급제가 대·중소기업간, 원·하청간 임금 격차를 확대한다는 지적에는 일부 공감하지만, 임금 결정시 사용자의 객관적 평가를 담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연공급제는 현실에서 수용가능한 최선의 임금체계”라고 했다.

한국노총은 “정부는 그간 각종 연구회와 위원회로 주69시간제, 직무성과급제 등 노동개악에 앞장서 왔기에 한국노총은 이번에도 합리적인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정부가 연공급제 폐지와 임금 감소를 동반한 고용연장으로 가기 위한 수순을 밟고 있는 건 아닌지 심히 우려된다”고 했다.

경사노위와 한국노총은 위원회 참여를 두고도 이견을 보였다. 민주노총은 경사노위 초기부터 불참해 왔고, 한국노총은 최근 불참을 선언했다.

김 상임위원은 “연구회가 논의를 먼저 시작하지만, 언제든 노사 당사자가 참여하기를 기대하면서 사회적 대화의 문을 활짝 열어놓겠다”고 했다.

한국노총은 “윤석열 정부는 출범하면서부터 노동계를 대화 상대로 인정하지 않고, 특별한 문제가 없는 노총의 회계 장부를 문제 삼아 국고보조금을 중단하는 등 탄압했다”며 “정부의 태도가 바뀌지 않는 한 한국노총은 (경사노위 불참이라는) 기존 입장을 번복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연구회는 올 하반기에 논의를 진행한 뒤 이르면 연말~연초쯤 권고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조해람 기자 lennon@kyunghyang.com

▶ 무슨 옷 입고 일할까? 숨어 있는 ‘작업복을 찾아라
▶ 뉴스 남들보다 깊게 보려면? 점선면을 구독하세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