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18 (월)

평생 갚는 50년 주담대, 중단·연령제한·출시연기···은행들의 선택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가계부채 늘어난 주요 원인 지목

은행, 판매 잠정 중단 등 대응 고심

경향신문

지난 6월5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경리단길에 시중은행 ATM이 모여 있다. 성동훈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금융당국이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주담대)’를 가계부채가 늘어난 주요 원인으로 지목해 칼을 빼든 가운데 각 은행들이 대응방안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현재 50년 만기 주담대 상품 판매를 중단하거나 정책모기지 상품인 특례보금자리론처럼 가입연령 제한을 두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상품 출시를 앞둔 은행은 출시 일정을 미루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오는 31일까지 접수분을 끝으로 9월부터는 ‘채움고정금리모기지론(50년 고정·변동금리 혼합)’ 상품 판매를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NH농협은행은 앞서 시중은행 중 가장 먼저 50년 만기 주담대 상품을 출시했다. BNK경남은행은 그보다 이른 28일부터 50년 만기 주담대 판매를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가입연령 제한을 두기로 한 은행들도 있다. Sh수협은행은 지난 24일부터 만 34세 이하 대출자에만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을 내주고 있다. 대구은행도 이번 주 중 같은 기준의 연령 제한을 도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은행 중에서는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50년 만기 주담대에 가입 연령 제한 등을 검토하고 있다.

50년 만기 주담대 상품 출시를 앞뒀던 BNK부산은행은 상품 출시 일정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앞서 신한은행과 광주은행은 50년 만기 주담대를 출시할 때부터 각각 만 34세, 만 50세 이하로 나이 제한을 뒀다.

인터넷은행업권도 대응에 나섰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25일부터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상품에 연령 제한(만 34세 이하)을 설정하기로 했다. 기존에 아파트담보대출(아담대)를 취급하던 케이뱅크는 아담대에 이어 50년 만기 주담대 출시를 검토했으나 주담대 논란이 불거지면서 잠정 보류하기로 했다. 인터넷전문은행 3사 중 유일하게 주담대 상품을 취급하지 않는 토스뱅크는 다음달 출시될 전월세자금대출 상품 이외 주담대 출시 계획은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감독당국에서 검토한 사항을 이번주 내로 안내한다고 해서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면서 “가이드라인이 나오면 각 은행별로 실행방안을 정하는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은 가계대출 잔액이 지난 4월부터 증가세를 보이자 오는 10월까지 가계대출을 취급한 은행을 대상으로 가계대출 취급실태 현장 종합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50년 만기 주담대의 산정만기도 손 볼 예정이다. 가령 약정만기가 50년이더라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계산할 땐 30~40년 등 50년 미만의 축소된 만기를 적용하는 식이다. 산정만기를 어느 정도 수준으로 축소할 지는 이달 말 확정할 방침이다. DSR은 금융회사의 모든 연간 원리금 상환액에서 연소득을 나눠 계산하는데, 산정만기를 줄이면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늘어나 DSR이 오르면서 대출한도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은행권에선 50년 주담대가 가계부채 증가의 ‘주범’으로 몰린 상황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 하고 있다. 50년 만기 주담대가 공급되면서 대출 수요가 늘어난 측면도 있지만 최근 부동산 경기 회복세 등 다른 요인도 주요하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특례보금자리론이 출시되면서 시중은행에서도 50년 만기 주담대를 출시하게 됐는데 가계 대출이 늘어난 것은 주로 집값이 오르면서 대출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라면서 “가계부채의 주범이라고 보기엔 억울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권정혁 기자 kjh0516@kyunghyang.com

▶ 무슨 옷 입고 일할까? 숨어 있는 ‘작업복을 찾아라
▶ 뉴스 남들보다 깊게 보려면? 점선면을 구독하세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