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검의 쌍방울그룹 ‘불법 대북 송금’ 수사와 ‘대장동·위례신도시·성남FC’ 사건 재판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무기한 단식이란 뜻밖의 암초를 만났다. 법조계 안팎에선 피의자이자 피고인인 이 대표의 단식에 검찰 수사와 법원 재판이 공전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온다.

이 대표 변호인이 지난 1일 쌍방울 사건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영남)에 “이 대표가 오는 4일 오전 출석해 2시간만 조사받겠다”는 입장을 번복하면서 지난달 30일에 이어 4일 조사도 사실상 물 건너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앞 단식투쟁천막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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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4일 예정대로 이 대표가 일반적인 피의자의 출석과 조사에 관한 형사사법 절차에 응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는 입장이지만, 이 대표는 당초 밝힌 대로 9월 정기국회 본회의가 없는 11∼15일 중에 출석할 공산이 크다.

변수는 또 있다. 취임 1주년인 지난달 31일 △윤석열 대통령의 “민생 파괴와 민주주의 훼손”에 대한 대국민 사죄 △일본 핵 오염수(처리수) 방류에 대한 반대 입장 천명과 국제해양법재판소 제소 △전면적 국정 쇄신과 개각 단행을 요구하며 무기한 단식에 돌입한 이 대표의 건강 상태다. 일주일을 넘기면 건강이 악화될 수 있다. 이 대표는 “단식한다고 해서 검찰 수사 역시 전혀 지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했으나, 9월 셋째 주 검찰 출석도 불투명한 상태인 셈이다.

이 대표의 건강 상태는 오는 15일 기소 약 6개월 만에 본격화될 예정인 대장동·위례신도시·성남FC 재판의 변수이기도 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재판장 김동현)는 1일 6차 공판준비기일에서 15일을 첫 공판기일로 잡으면서도 기일을 연기할 가능성을 열어 뒀다. 재판부는 이날 이 대표 변호인단에 “이재명 피고인이 단식한다던데 출석이 가능한가” 물었고, 이 대표 변호인은 “15일이면 건강이 좋지 않아 출석이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재판부는 “그 부분이 걱정”이라면서 “중대한 사정 변경이 생기면 (기일을) 순연하겠다”고 했다.

공판준비기일과 달리 공판기일엔 피고인이 출석할 의무가 있다. 피고인이 공판기일에 출정하지 않으면 재판장은 다시 기일을 정해야 한다.

대장동 재판엔 대장동 일당인 김만배씨와 남욱 변호사,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정영학 회계사 등 16명이 줄줄이 증인으로 소환될 예정이다.

박진영 기자 jy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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