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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일회용품 사용과 퇴출

“대전 ‘0시 축제’ 일회용품 사용 실태 낙제점…시, 상인에 책임 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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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환경단체, 시민 모니터링단 꾸려 실태 파악

한겨레

지난 8월11일부터 17일까지 열린 ‘대전 0시 축제’ 모습. 대전시 제공


지난 8월 열린 ‘대전 0시 축제’에서 일회용품 사용 실태를 점검한 결과 ‘낙제점’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대전충남녹색연합과 대전환경운동연합,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는 15명의 시민 모니터링단을 꾸려 지난 8월11일부터 17일까지 열린 ‘대전 0시 축제’의 일회용품 사용 실태를 파악했다. 축제 기간 주·야간으로 구분하고 축제 구역별로 조를 짜 모니터링 했다.

이번 조사는 대전환경교육센터에서 낸 ‘탄소다이어트 가이드북 제로 웨이스트편’을 참고해 가치 소비와 친환경 소비를 할 수 있는지, 재사용 가능한 홍보물을 제작했는지, 다회용기 사용을 권장하는지, 에너지 절감을 고민한 행사 부스가 있는지, 분리배출함을 어떻게 운영하는지 등의 항목을 중심으로 했다.

그 결과 ‘대전 0시 축제’에서 일회용 컵, 비닐봉지, 나무젓가락, 스푼, 용기(종이·플라스틱 등), 플라스틱 빨대, 일회용 컵홀더 등이 모두 사용된 것으로 파악됐다. 축제 먹거리 부스 중 우동 그릇을 다회용기로 사용한 곳이 일부 있었지만, 대부분 부스는 일회용품을 사용했다. 축제를 찾은 방문객 한 사람당 먹거리존 한 곳에서 음식을 사 먹는다고 가정해도 수 백만개의 쓰레기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들 단체의 설명이다.

분리배출함과 쓰레기통의 경우 먹거리 부스 이용객의 동선을 고려하지 않은 위치였다는 평가가 많았다. 먹거리존 진행 도우미들이 부스 앞 테이블의 쓰레기들을 재활용 봉투에 분리 없이 한데 모아 처리하는 사례도 확인했다. 분리배출에 대한 안내는 형식적인 수준이었고, 일회용품 자제에 대한 안내는 없었다고 한다.

이들 단체는 대전시가 축제 쪼개기로 주최를 나눠 무분별한 일회용품 사용 실태의 책임을 각 주최 쪽에게, 특히 상인회에 전가하는 행태를 보인다고 지적한다.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대전시는 축제 일회용 쓰레기 저감을 위한 노력을 상인회에 미룰 것이 아니라 시가 직접 챙겨야 한다”며 “관광객 유치에만 눈이 멀어 지속가능성을 고민하지 않는 축제는 열지 않느니만 못하다. 축제 기획과 구성에 프로그램, 출연자, 구조물 설치 등만 논의할 것이 아니라 환경까지 고민할 수 있는 기획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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