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해영 현대자동차 인포테인먼트개발센터장(상무)은 7일 아주경제신문 주최로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제15회 착한 성장, 좋은 일자리 글로벌 포럼(2023 GGGF)'에서 '제조업과의 공생, AI에 묻는다'를 주제로 한 강연을 통해 "자동차도 스마트폰과 같이 소프트웨어로의 대전환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글로벌 자동차산업에서 가장 큰 화두는 단연 소프트웨어(SW)라고 할 수 있다. 이동의 자유를 허락했던 자동차가 SW 기술을 기반으로 고객의 이동 경험을 새롭게 하는 방향으로 진화하면서 SW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소프트웨어 중심의 자동차(SDV)’는 전 세계 자동차업계가 가장 주목하고 있는 핵심 키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기존 자동차가 단순히 이동 수단에 불과했다면 SDV는 ‘도로 위 스마트폰’이라고 불릴 정도로 모빌리티 산업에서 큰 혁신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권 센터장은 "과거 피처폰을 사용하던 시절을 생각해보면 새로운 제품이 나와도 기존 제품과 크게 다른 점이 없었기 때문에 휴대폰 교체 주기가 길었다. 이때는 소프트웨어보다는 하드웨어가 중요한 시기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은 휴대폰도 소프트웨어가 중심이 되고 있다. 동영상 시청이나 음악 재생, SNS 등 원하는 서비스나 기능을 쉽게 추가할 수 있다"며 "이러한 휴대폰 환경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이 자동차에도 이와 비슷한 것을 요구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연비가 좋거나 성능이 뛰어난 하드웨어 중심의 차량을 소비자들이 원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원하는 기능을 쉽게 추가할 수 있는 스마트폰에 익숙해지면서 자동차에도 이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권 센터장은 이처럼 소비자들이 원하는 자동차가 달라지는 만큼 자동차 회사도 이에 맞춰 변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용자 중심인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며 "소프트웨어로의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소비자들은 기능이나 디자인보다는 '섬싱 뉴(something new)'를 추구하는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차량을 구매하고 난 뒤에도 소비자들의 이러한 요구를 충족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커넥티드 서비스에 가입하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 현대차그룹 커넥티드 서비스 가입자는 500만명을 돌파했다. 이처럼 커넥티드 서비스 가입 차량이 늘수록 이들이 수집하는 교통신호·차량센서 정보와 운행 정보 등 각종 데이터 양도 증가한다. 인공지능(AI) 딥러닝 기술을 적용하면 신속한 데이터 분석과 유의미한 정보 제공이 가능해진다. 이를 기반으로 지금보다 더 진화한 AI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고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권 센터장은 "고객들은 네트워크 연결이 안 되는 차량은 좋은 서비스를 받지 못한다는 것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고객들로부터 받은 데이터를 수집해 이를 분석하고 이를 또다시 고객에게 전달함으로써 선순환하는 프로세스를 만들게 된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역시 SDV 관련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까지 모든 차량에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기술을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올해부터 출시하는 모든 전기차와 내연기관차는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가능하도록 개발한다. 기존 인포테인먼트뿐만 아니라 주요 전자 제어장치까지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범위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권 센터장은 "차량 데이터를 통해 스마트 모빌리티 생태계가 활성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최종적으로 '안전하고 자유로운 이동과 평화로운 삶'을 최종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주경제=배성은 기자 sebae@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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