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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안 쓰면 왕따라는데... 스마트폰 구매가, 9년 새 41%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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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구매가 2014년 62만원 → 2023년 87만원

아주경제

KT 홍보 모델이 갤럭시 Z 폴드5·플립5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연햡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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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단말기 평균 구매가격이 87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9년 전보다 41% 증가한 수치다. 고가 단말기 중심의 시장이 가계 통신비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면서, 요금제 개편뿐 아니라 중저가 단말기 시장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박완주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국내 휴대전화 단말기 구매가격은 87만3597원이다. 이는 단말기 출고가에서 공시 지원금과 통신사 마케팅 정책에 따른 추가 지원금(유통망 보조금)을 뺀 평균 구매가다.

9년 전인 2014년의 경우 평균 구매가는 62만639원이었다. 2014년 대비 평균 구매가가 올해 기준 약 41% 늘어난 셈이다. 연평균 증가율로는 약 4% 수준이다. 이는 지난 10년간 소비자물가 평균 상승률 1.62%보다 월등히 높다.

최신 휴대폰 단말기 가격은 지속해서 오르고 있다. 올해 8월 출시한 갤럭시 Z 폴드5 출고가는 512GB 모델 기준 약 222만원으로 전작인 Z 폴드4 대비 10만원 올랐다. 출시를 앞둔 애플 아이폰 15 역시 전작 대비 100~200달러(약 13만~26만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고급 모델의 경우 국내 정식 출고가가 300만원에 달할 전망이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전자와 애플 등 글로벌 대기업을 중심으로 양분돼 있다. 이들이 고가의 주력 제품에 마케팅을 집중하면서 중저가 시장은 크게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국내에서 고가 단말기 선호 현상이 이어지는 것도 중저가 시장 성장을 방해하고 있다. Z 폴드·플립 5의 경우 사전 예약에서만 100만대 이상을 판매했다. 또 10대 사이에선 아이폰을 쓰지 않으면 왕따를 당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박 의원은 이 같은 고가 단말기 중심 시장으로 인해 단말기 분납금 연체자도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보증보험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단말기 분납금 연체자는 약 167만명으로, 통신사에 대지급한 연체금액은 1조2000억원 규모다.

정부는 가계 통신비 절감을 위해 5G 중간요금제 확대를 이통 3사에 주문하고, 알뜰폰 사업자를 지원해 통신시장 경쟁을 유도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중저가 자급제 단말기 시장을 넓히고, 알뜰폰과 결합해 통신비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단말기 다양화와 함께 수리할 권리를 도입해 중고폰 시장도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박완주 의원은 "정부가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를 위해 통신요금을 개편을 촉구했지만, 정작 '소도둑'은 평균 구매가가 41%나 증가한 고가 단말기에 있다"며 "외산 단말기 도입, 중·저가 시장 활성화를 통해 소비자 선택폭을 넓히고 통신비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주경제=이상우 기자 lswoo@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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