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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정치계 막말과 단식

“고기 먹는 꿈까지 꿨다”는 ‘단식 11일차’ 이재명…“체력 굉장히 떨어진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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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 검찰 조사 등으로 초췌해진 모습

단식 천막 안 자리 깔고 누워…부축받기도

세계일보

단식 11일차인 이재명 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 단식투쟁천막에서 자리에 누워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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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한 단식 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검찰 조사 등 일정으로 부쩍 피곤해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 대표는 단식 11일째를 맞는 10일 국회 본관 앞 천막 농성장에서 자리를 깔고 누웠다. 이 대표는 이날 민주당 홍성국, 이용빈 의원 등이 방문하자 “어젠 고기 먹는 꿈까지 꿨다”며 웃어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부쩍 말이 느려지고 초췌해진 모습으로 이내 부축을 받아 자리에 누웠다.

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을 만나 “이 대표의 체력이 굉장히 떨어진 상태”라며 “단식을 언제까지 한다고 정해 놓은 바가 없다”고 했다.

이 대표는 전날 수원지검에 출석해 오전 10시30분부터 제3자 뇌물 혐의 피의자 조사를 받던 중 건강 문제를 호소했고, 조사는 약 8시간 만인 오후 6시40분쯤 중단됐다. 전날 검찰은 단식을 하는 이 대표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 아주대병원에 협조를 구해 의사 1명을 15층 조사실 옆 대기실에 대기하도록 했다. 또 청사 밖에는 구급차를 배치한 상태로 조사를 진행했다. 검찰은 나머지 조사를 위해 오는 12일 재출석을 통보했다.

검찰 조사를 마치고 나온 이 대표는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내용으로 범죄를 조작해 보겠다는 정치 검찰에 연민을 느낀다”며 “예상했던 대로 증거라고는 단 하나도 제시받지 못했다. 그저 전해 들었다는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의 말이나 아무런 근거가 되지 않는 정황, 아무 관계없는 도정 관련 얘기로 이 긴 시간을 보냈다”고 비판했다.

세계일보

단식 11일차인 이재명 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 단식투쟁천막에서 소금으로 버티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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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농성장으로 복귀한 이 대표는 그간 꼿꼿하게 앉아서 자리를 지키던 모습과 달리, 이부자리를 깔고 베개를 베고 누운 모습으로 등장했다. 이 대표의 농성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진행되고, 나머지 12시간은 국회 본청 당 대표실에서 휴식을 취하는 방식으로 진행돼왔다.

이 대표의 무기한 단식에도 불구하고 정부·여당의 대응은 없는 상태다. 이 대표는 지난 8월31일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무기한 단식 선언과 함께 대통령의 민생파괴·민주주의 훼손에 대한 사죄, 일본 핵 오염수 방류 반대 입장, 전면적 국정쇄신과 개각 등을 요구했다.

단식 투쟁이 지속되며 이 대표의 메시지도 더욱 강경해졌다. 이 대표는 최근 “국민의 뜻에, 국리민복에 반하는 행위를 하면 끌어내려야 민주주의”라며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야권에서도 이 대표의 단식 투쟁 기간 눈에 띄게 ‘대통령 탄핵’ 언급이 늘고 있다. 친(親)이재명계 김두관 의원은 지난 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무도한 폭정을 계속한다면 기다리는 것은 탄핵밖에 없다”고 말했다. 진성준 의원도 지난 7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헌법에 대통령이 헌법과 법률을 위반했을 때에는 탄핵할 수 있다고 돼 있다”며 “윤 대통령이 헌법의 기본정신과 가치를 부정한 듯한 언행을 지속해 왔던 것은 사실”이라고 부연했다.

이 같은 탄핵 언급에 국민의힘은 격하게 반발하고 있다. 김기현 대표는 “민주당은 당내 위기를 돌파하고자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탄핵하겠다는 내란 선동을 하는 작태를 중단하라”고 요구했고, 유상범 수석대변인도 “계속해서 탄핵을 언급하는 야당의 행태는 헌법 위에 국민의 선택으로 탄생한 선출 정부에 대한 내란선동행위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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