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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정치계 막말과 단식

"단식쇼" 비판 김기현, 이재명에 "이유 막론 중단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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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이재명 단식 15일째 첫 중단 요청
여 "건강 염려 메시지, 이 대표 방문 안 해"
민주당 의원, 불교계 잇단 단식 중단 요청
구속영장 청구 시점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한국일보

단식 15일 차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에 누운 채로 단식 중단을 요청하는 동료의원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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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5일째 단식 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이유를 막론하고 건강을 해치는 단식을 중단하길 정중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에선 조롱과 비판으로 일관해 온 여당 지도부의 갑작스러운 입장 선회라는 반응이 많다. 다만 이 대표의 기력이 쇠한 상태인 만큼 민주당 안팎에서도 단식 중단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김 대표는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거대 의석을 가진 제1야당 대표가 정부의 국정운영을 점검하고 내년도 나라살림을 챙겨야 하는 중차대한 정기국회 시기에 단식을 계속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를 진단한 의료진도 단식 중단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 바 있다고 전해진다"고 했다. 이 대표에 대해 "단식쇼" "관종 DNA"라고 비판해 온 김 대표의 단식 중단 요청은 처음이다.

국민의힘 "건강 염려... 이 대표 찾아가지 않을 것"


다만 김 대표가 당장 이 대표의 단식장을 방문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원내대표 시절 단식을 한 경험이 있는 김성태 전 국민의힘 의원이 전날 CBS 라디오에서 국정운영에 있어 집권여당의 무한책임을 거론하며 "국민의힘 지도부 입장에서 정치의 도리는 일정 부분 해야 한다"고 밝히는 등 당 안팎에서 제기된 여당 대표의 역할론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건강에 대한 염려 정도 메시지만 내기로 했다"며 "이 대표를 찾아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도 김 대표의 단식 중단 요청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분위기다. 이소영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김 대표의 집무실과 이 대표의 단식 장소가) 불과 몇 미터도 되지 않는 거리에 있지 않느냐"며 "한 공간에서 정치를 이끌어가는 입장에서 직접 당부를 했으면 어땠을까 한다"고 말했다.
한국일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에서 15일째 단식을 진행 중인 가운데 박광온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의원총회를 마친 후 이 대표를 찾아와 단식 중단을 요청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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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안팎에서 "건강 우려... 단식 중단해야"


민주당에서도 이 대표의 단식을 만류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의원총회 이후 박광온 원내대표를 포함한 의원들이 이 대표를 찾아 단식 중단을 요청했다. 직전 3선 의원들이 방문했을 때는 누워 있던 이 대표가 몸을 일으키려 하자, 의원들은 "일어나지 마시라"며 제지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잇단 단식 만류에 묵묵부답이다. 이날 불교계에서 '윤석열 퇴진 시국법회 야단법석 준비위원회' 대변인을 맡은 진우 스님은 이 대표에게 "굶는 건 우리 스님이 훨씬 잘하니 단식은 저희에게 맡기고 대표님 잘하는 일을 해 달라"고 했지만, 이 대표는 고개를 끄덕이기만 했다.

당에서도 출구 전략에 대한 고심이 깊어지고 있지만, 이 대표가 쓰러지거나 정부·여당과의 관계에 진전이 있어야 단식이 끝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쓰러질 각오를 하고, 쓰러질 때까지 하겠다고 시작한 단식이기 때문에 누가 말린다고 중단하지 않더라"며 "정권이 응답할 가능성도 제로라고 본다"고 전망했다.

검찰의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 단식 중단에 변수가 될 수도 있다. 구속영장 청구 때까지는 이 대표가 단식을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 대표 주변에서는 검찰이 '추석 전 체포동의안 처리'를 위해 이번 주 중 영장을 청구할 것이라고 본다. 향후 본회의 일정을 고려할 때 '18일 본회의 보고, 21일 본회의 표결'을 위한 시나리오다. 오는 25일 본회의는 ‘필요할 경우’ 추가로 여는 것으로 돼 있어 체포동의안을 논의하기 위한 회의 개최는 합의에 이르기 쉽지 않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나광현 기자 name@hankookilbo.com
배시진 인턴 기자 baesijin121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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