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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01 (목)

    “미 경기, 예상보다 좋다”는 연준, ‘고금리 장기화’ 카드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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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준금리 5.25~5.50% 동결

    성장률 전망 2.1%로 대폭 상향
    미 경제 ‘연착륙’ 기대감 높여
    내년 말 금리 수준도 5.1%로 ↑
    연내 0.25%P 추가 인상 시사

    일각선 “역성장 가능성 남아”
    연준 낙관에도 경기 둔화 우려

    경향신문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0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금리 결정 이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신화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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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고금리를 길게 끌고 가겠다는 방침을 강하게 시사했다. 연준은 미국의 경기 회복세가 예상보다 좋다는 판단에 따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1%로 크게 올려잡았다. 또 연준은 점도표를 통해 내년 말 기준금리 수준을 지난 6월 전망보다 0.5%포인트 높여 제시했는데, 이는 내년도 금리 인하 폭이 지난 전망보다 줄어들 수 있다는 뜻이어서 연준의 긴축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평가된다.

    연준은 20일(현지시간)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5.25∼5.50%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연준은 지난해 3월부터 올해 5월까지 10회 연속 금리를 인상한 뒤 지난 6월에는 금리를 동결했고, 직전 회의인 지난 7월에는 다시 0.25%포인트 올리며 기준금리를 2001년 이후 2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5.25∼5.50%까지 올려놓은 상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이번 회의에서 현재의 정책 기조를 유지하는 것은 (위원) 만장일치였다”면서 “연말까지 기준금리 동결을 전망한 참석자들이 7명, 한 차례 인상을 전망한 참석자들은 12명이었다”고 밝혔다.

    연준은 예상대로 금리를 동결하면서도 강한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메시지를 통해 긴축 의지를 강화했다. 이날 시장에 충격을 준 연준의 메시지는 크게 두 가지인데, ‘예상보다 미국 경기가 좋다는 점’과 ‘내년에 금리를 기대보다 조금만 내리겠다’는 것이다.

    우선 연준은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6월 전망 당시 1.0%에서 이번에 2.1%로 대폭 올려잡았다. 미국의 경기가 고금리에도 불구하고 강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연착륙’ 기대를 높이고 있는 셈이다. 또 연준이 기준으로 삼은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상승률은 0.1%포인트 올려잡아 3.3%를 제시했고, 실업률은 종전 4.1%에서 3.8%로 낮췄다. 또 FOMC 위원들이 전망하는 금리의 중간값을 보여주는 점도표를 보면 올해 말 기준금리 수준은 지난 6월과 같은 5.6%로, 내년 말 기준금리 수준은 지난 6월 4.6%에서 이번에 5.1%로 0.5%포인트 높아졌다. 이는 연내에 한 차례 0.25%포인트 수준의 추가 금리 인상이 있을 것이며, 내년 한 해 금리 인하 폭은 0.5%포인트에 그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결국 이날 연준이 내놓은 전망은 미국 경기 회복세가 지금과 같이 양호한 흐름을 이어간다면, 현재의 고금리를 더 길게 끌고 가야 한다는 뜻이다. 파월 의장은 “지난 3개월의 긍정적인 인플레이션(물가오름세) 지표와 고용 지표가 앞으로도 지속될지 확인해야 하고, 섣불리 결론을 내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면서도 “기준금리 전망이 높아진 것은 경기가 예상보다 좋아졌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연착륙 달성 가능성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그는 연착륙 달성을 기본 시나리오로 두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렇지는 않다”면서도 “연착륙 달성을 위해 신중하게 움직일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또 내년도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서도 “지금은 불확실성이 상당하므로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시그널을 보내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국내외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연준의 회의가 ‘고금리 장기화’ 방침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연준의 낙관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가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동시에 나오고 있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금리 상승 부담, 초과저축 고갈에 따른 수요 여력 축소 등 경기 하방 압력이 증대되고 있다”면서 “미국 경제의 연착륙을 예상하나 분기 역성장 가능성도 남아 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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