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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이슈 증시와 세계경제

"대표이사가 동문이래"…갈 곳 잃은 개미들 정치테마주에 '우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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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포인트]

증시가 긴축 우려 속 지지부진한 움직임을 보이면서 갈 곳 잃은 투자자들이 총선을 앞두고 정치 테마주로 향하고 있다. 정치 테마주는 실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매년 선거철 투기 세력이 몰리면서 주가가 급등락한다. 신용융자잔고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개인투자자들의 '빚투' 우려도 커진다.


이재명 체포동의안 가결에…이재명 테마주↓이낙연 테마주↑

머니투데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지난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0회 국회(정기회) 제8차 본회의에서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총투표수 295표, 가 149표, 부 136표, 기권 6표, 무효 4표로 가결되자 아쉬워하고 있다./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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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전 11시48분 기준 증시에서 동신건설은 전 거래일 대비 4610원(24.26%) 내린 1만4390원에 거래되고 있다. 에이텍은 15.34%, 토탈소프트는 10.51%, 이스타코는 3.93%, CS는 6.44%, 프리엠스는 1.13% 하락 중이다.

이 종목들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테마주로 묶인 종목들이다. 국회에서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자 급락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은 전날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재석 295명에 찬성 149명, 반대 136명, 기권 6명, 무효 4명으로 가결됐다. 제1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가결은 헌정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반대로 체포동의안 가결로 이낙연 전 국무총리 관련주로 묶인 종목들은 급등하고 있다. 남선알미늄은 7.30%, 부국철강은 13.89%, 남화토건은 6.79% 상승 중이다. 체포동의안 가결로 당 안팎에서 이 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자, 이 전 총리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테마주로 엮인 노을(22.90%), 부방(6.75%), 오파스넷(4.17%) 등도 상승 중이다. 한 장관이 정계 인물 호감도 조사에서 여권 인사 중 상위를 달리고 있는 만큼, 이 대표의 위기가 한 장관 테마주에는 상승 탄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한 장관은 전날 국회에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 제안 설명을 했다.


근거 부족한 테마주…반복 수익 어려워

각종 테마주들이 정치인들의 행보와 엮여 오르내리고 있지만, 정작 테마주로 묶인 근거는 빈약하다. 주로 특정 정치인의 출신 지역, 학맥, 인맥 등을 이유로 갖다 붙인 경우가 많다.

동신건설의 경우 본사가 이 대표의 고향인 안동에 있다는 이유로 테마주로 묶였다. 토탈소프트와 CS는 각각 대표이사와 회장이 이 대표와 대학 동문이라는 점이 거론됐다. 이스타코는 지난 대선 국면에서부터 이 대표의 부동산 공약 관련주로 언급되면서 등락을 거듭했다.

SM그룹 계열사인 남선알미늄은, 관계 기업인 삼환기업의 이계연 고문이 이 전 총리의 친동생이라는 이유로 테마주로 엮였다. 부국철강은 대표가 이 전 총리의 고등학교 동문이라는 점이 주목받았다. 한 장관 테마주도 기업들의 사외이사가 한 장관과 학맥으로 엮여있다는 논리가 주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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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실제 기업 실적과의 연결고리가 약한 이유들로 주가가 급등락하고 있어 투자자들은 자칫 큰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측면에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실적 개선에 대한 합리적 기대감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정치 테마주의 경우, 흐름이 장기간 지속되는 경우가 잘 없다"며 "투기적인 거래 수요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투자자들이 반복적으로 수익을 내기는 어려워 신중해야 한다"고 짚었다.


변동성 장세 속 여전히 많은 '빚투', 손해 주의해야

테마주가 기승을 부리는 등 증시 변동성이 증가하는 가운데 투자자들의 '빚투(빚내서 투자)' 도 높아 손해 위험이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신용거래융자잔고는 20조1989억원에 달했다. 지난 8일의 20조4912억원에 비하면 소폭 축소되긴 했지만 여전히 20조원을 웃돌고 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투자자들이 증권사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신용거래)한 후 갚지 않고 남은 금액이다.

홍재영 기자 hjae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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