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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8 (수)

이슈 화웨이와 국제사회

"中반도체의 승리"라던 화웨이…CEO는 "美 때문에 위기" 충격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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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런정페이 화웨이 최고경영자(CEO). / 사진 = 바이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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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업 화웨이의 최고경영자(CEO)가 첨단 반도체 부문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제재로 위기에 처했다는 주장을 내놨다.

23일 현지 업계와 신징보 등 매체에 따르면 최근 런정페이 화웨이 CEO가 지난 7월 리우야동 난카이대학교 언론홍보학과 학장과 나눈 대화가 공개됐다. 런정페이 CEO와 리우야동 학장은 현재 중국 반도체업계의 상황과 화웨이의 기술 개발 등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런정페이 CEO는 이 자리에서 "미국의 제재로 화웨이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다소 충격적인 주장을 펼쳤다. 이제껏 중국 업계는 미국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주요 반도체 기업의 실적 개선이 지속되고 있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미국은 보조금의 중국 지급을 제한하는 내용의 가드레일(안전장치) 조항을 강화하고 반도체 생산 장비의 중국 반입을 금지하는 등 엄격한 통제 조치를 취하고 있다.

런정페이 CEO는 "우리는 미국을 타도한다고 말한 적이 없으며, 미국을 배워야 할 것"이라며 "아직도 미국이 50여년 전에 제정한 표준을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우리 제품이 충분히 발전하지 않으면 팔리지 않을 것이며, 높은 가격에 팔지 못하면 회사를 지원할 수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런정페이 CEO의 발언은 최근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국산 칩 개발에 성공하는 등 희소식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과 대조적이다. 화웨이의 최신 스마트폰 '메이트 60 프로'에는 '치링 9000S'라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가 탑재됐는데, 이 AP는 화웨이 산하의 반도체 팹리스(설계 전문) 기업 하이실리콘이 자체 설계하고 중국 파운드리(위탁 생산) 기업 중신궈지(SMIC)가 생산을 맡았다.

화웨이는 이 칩이 미국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국산화에 성공한 '중국 반도체의 승리'라고 홍보했으나, 실제 선진 기술과는 격차가 벌어져 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현지 업계에 따르면 화웨이는 반입이 중단된 EUV(극자외선) 대신 DUV(심자외선) 공정을 사용했으며, 실제 수율도 40~5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런정페이 CEO의 발언에도 이같은 위기감이 깔려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런정페이 CEO는 이같은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화웨이가 매년 수만명의 인력과 수십억달러의 자금을 투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미래에 자체적인 표준을 제정한다면 미국보다 나을 것이며, 고급 인재를 유치할 수 있는 토양을 조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진영 기자 jahiyoun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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