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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신 나갔냐' 하지만, 보수의 가치로 전남 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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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진 국민의힘 전남도당위원장
"민주당이 30년 독점했다. 그런데 지역에 도움을 준 게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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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진 국민의힘 전남도당위원장은 보수정당 입당에 주변인들로부터 "정신 나갔냐"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그는 "전남에도 보수가 있어야 발전한다"며 소신을 밝혔다. /전남 국민의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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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시즌이 다가오고 있다. '배지' 한번 달아보려는 사람들로 시끄럽다. 특히 각 정당의 '텃밭'은 후보들이 가장 원하는 지역이다. 특정 정당의 텃밭이라는 말은 '다른 당이 어떻게 해도 안 될 곳'이란 의미이기도 하다. 빨간 지역에서의 파란 당, 파란 지역에서의 빨간 당. 존재 자체에 "왜?"라는 물음이 붙는다. 오랜 세월 정치적인 이유로 부추겨진 지역감정 때문에 때때로 멸시와 조소가 날아오기도, 주변에서는 "정신 나갔냐"고도 한다. 그런데 지역은 달라도 돌아오는 답이 같다. "지역을 위해서." <더팩트>는 추석을 맞아 대구와 전남에서 계란으로 바위 치는 김화진 국민의힘 전남도당위원장과 강민구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위원장을 만나 이들의 진심 가득한 도전기를 들었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국회=조성은 기자] 김화진 국민의힘 전남도당위원장이 처음 국민의힘에 입당할 때 주변 반응은 "정신 나갔냐"였다. "차라리 무소속인 게 낫지 않냐"고 물으려는 찰나 김 위원장은 걸쭉한 전남 사투리로 "전남에도 보수가 있어야 발전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 정당의 독식이 전남 발전을 막아왔다며 경쟁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비록 그 경쟁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희박하다 하더라도 전남 국민의힘의 존재 자체가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란 취지다.

민심은 어떨까. 국민의힘은 지난 이준석 전 대표 때부터 '호남동행'이라는 서진정책을 폈다. 현 김기현 대표 체제에서도 유효하다. 국민의힘은 광주·전남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22개 시도군과의 예산정책협의회를 광주·전남에서 시작하는 등 호남에 공을 들이고 있다. 분명히 예전과 많이 달라졌지만 아직 따뜻하다고 할 수는 없는 것 같다. 대선 직후 치러진 지방선거는 전국적으로 국민의힘이 휩쓸었지만 전남은 예외였다. 전남은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후보에게 12%에 미치지 못하는 지지율을 보인 곳이다.

김 위원장은 스스로 전남의 '시골'에서 시작했다고 했다. 지역 민심의 맨 밑바닥에서 몸으로 부딪히는 '생활정치'다. 국회의원도 아니고 원외, 그것도 험지의 지역위원장이지만 그의 역할은 막중하다. '여소야대'의 국회지만 엄연히 여당은 여당이다. 게다가 호남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관심도 상당하다. 그런 정부·여당에 그는 전남의 민심과 지역 사정을 전하는 중요한 통로다.

<더팩트> 추석을 앞두고 지난 21일부터 26일까지 김 위원장과 서면과 전화로 전남에서의 보수 정치를 시작한 이유와 현재까지의 이야기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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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7월 18일 광주시청 중회의실에서 열린 국민의힘-호남권 예산 정책협의회에 참석한 국민의힘 권성동 직무대행, 김영록 전남지사, 김관영 전북지사, 강기정 광주시장, 성일종 정책위의장 등이 기념촬영하는 김화진 국민의힘 전남도당위원장(오른쫀 두 번째).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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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에서 국민의힘을 선택한 이유가 무엇인가? 입당 계기가 있다면?

입당한 지는 7년 정도 됐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시절에 정양석 사무총장의 제안으로 입당했다. 사실 대한민국은 진보와 보수의 개념이 불분명하다. 특히 호남을 봤을 때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어떤 정체성으로 활동하고 민심을 대변했는지 구별이 되지 않는다. 민주당이라면 정치인으로서 유리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 민심의 흐름이 어디에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본다. 그래서 국민의힘을 선택했다. 전남이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보수적인 성향도 있어야 발전할 수 있다고 봤다. 우리 지역의 미래를 위한 최고의 결단이고, 저의 정치 철학에 매우 부합하는 선택이었다고 자부한다.

정치에 입문하기 전엔 중학교 교사, 전교조 해직교사였다. 교권이 추락하는 현장에서 아이들의 미래도 없어지고 있었다. 그때 30대 초반이었는데 교육독재와 싸우다 해직되고 길거리 교사가 된 아픈 기억이 있다. 저는 전교조 태동 때 전교조 활동을 했다. 전교조의 당위성을 설득하며 다녔고 전국 대표도 했었다. 참교육 실현, 교육민주화를 내걸었다. 학부모와 시민, 그리고 학생들이 호응하고 함께해 준 교육현장의 대변혁이었다. 그런데 전교조는 단체행동권이라는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학교 현장과 아이들을 볼모로 잡았고 결국 정치적 도구로 휩쓸려버렸다.

-다음 총선에 출마하나? 출마한다면, 혹은 하지 않는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가?

2020년 제21대 총선에 전남 고흥·보성·장흥·강진 지역구에 출마했고 낙선했다. 내년 총선도 당연히 나간다. 주변에서는 정신 나갔다고 한다. 계란으로 바위치는 짓이라고. 당장 당선보다는 20% 득표가 목표다. 선한 경쟁에 1등만 있을 수는 없다. 2등도, 꼴등도 함께해야 경쟁이 아름답고 찬사를 받는다. 선거도 마찬가지다. 자기들만 하는 줄 아는 사람들이 반성했으면 좋겠다. 쉽지 않은 선거지만 저는 내년 22대 총선에 출마해 주민들의 선택을 받을 것이다.

-국민의힘에 대한 지역의 민심은 어떤가? 변하고 있나?

20대 젊은 층들은 확실히 다르다. 호남이기 때문에 민주당을 지지해야 한다는 의식이 옅다. 자신의 소신으로 정당을 선택한다. 얼마 전 전남도당에 전국 최초로 청소년위원회도 만들어졌다.

윗 세대도 달라지고 있다. 처음엔 명함조차 받지 않고 외면당했다. 명함을 주면 받자마자 찢던 사람도 있었다.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 그동안 진정성을 가지고 밑바닥부터 뛰었다. 지역 봉사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매주 전통시장에 인사를 드린다. 그런 걸 보고 믿어주시는 것 같다. 이제는 반갑게 맞이해 주고 장날이면 차 한 잔, 막걸리 한 잔을 권하는 주민들이 많아졌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한다. 당장은 아니지만 10년 후면 많은 정치적 지형 변화가 오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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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진 국민의힘 전남도당위원장이 27일 추석 연휴를 앞두고 명절 인사를 하고 있다. /전남 국민의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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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도당의 규모는 얼마나 되나? 당원이 늘어나고 있나? 늘어난다면, 혹은 늘지 않는다면 이유는 뭔가?

제가 도당위원장을 시작한 3년 전엔 500여 명의 책임당원이 지금은 8000명으로 늘어났다. 내년 총선까지는 1만 5000명을 목표로 노력하고 있다. 시작이 반이고 좋은 사람들끼리 함께 하면 안 되는 일이 없다고 본다. 특히 윤석열 정부는 지역균형발전과 전남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역대 어느 정부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다. 이제 전남 발전에는 정부·여당의 힘이 필요함을 전남도민도 절실히 느끼고 있다.

-최근 여야 갈등의 골이 어느 때보다도 깊어졌다. 지역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나?

민주당 지지율이 추락하지 않았나. 어느 지역이든 독점과 일방적 선택에 의한 정치권력에는 한계가 있다. 주민들도 그걸 체감하는 분위기다. 이 상태로 가면 민주당에 대한 맹목적 지지는 크게 약화할 것이다. 선동과 조작, 위선에 이한 주민의 집결은 이제 통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나라 정치현실에서 지역구도를 빼놓을 수 없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지역구도는 정치인들의 이기적 선동에 의해 만들어진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폐단이다. 그렇지만 경상도의 변화와 충청도의 급격한 민주 시민 정신은 지역구도의 허구를 종식시키고 있다. 호남의 망국적 지역주의가 계속되어서도 안 되고,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 확신한다.

-전남은 민주당 텃밭이라고 불린다. 전남에서의 민주당을 평가한다면?

민주당이 30년 독점했다. 그런데 지역에 도움을 준 게 있나? 지금 전남이 어떤가. 청년이 떠나는 전남, 일자리가 없는 전남, 인구가 급격히 감소하는 인구소멸 전남이 되고 말았다. 국가 산업단지 하나 없다. 대신 투쟁적인 이념을 강요하고 민주화라는 미명으로 갈라치기 해왔다. 전남에서의 민주당은 자유당과 군사독재 시절의 집권당과 유사하다.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에서 친중·종북 정당이다. 자유대한민국을 대변하는 정당이라고 볼 수 없다. 합리적 사고와 이성적인 판단으로 전남의 정치적 변화가 이뤄져야 한다.

민주당 의원들이 지역에도 잘 안 온다. 존재감이 없다. 공천만 받으면 100% 당선이니 안일한 거다. 지역 국회의원이라는 사람이 지역 현안으로 토론회 같은 걸 하면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한다. 창피한 일이다. 중앙에서도 민생은 관심 없고 선동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일례로 후쿠시마 오염수를 두고 사람들을 동원해서 며칠을 시위한다. 지금 그럴 때인가? 어민·수산업자들에게는 관심도 없다. 정말 그건 아니다.

이번에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해남·완도·진도에서 총선 출마를 선언했다. 목포로 갈지 저울질하다 해남·완도·진도를 선택했다. 이게 있을 수 있는 일인가? 그런데 이게 또 먹힌다. 민주당 의원들이 당선되어도 지역을 위해 하는 게 없으니 지역 주민들도 '차라리 유명하고 힘 있는 사람이 오는 게 낫다'는 정서도 있다.

-국민의힘 전남도당은 지역에서 어떤 활동을 해왔나? 한계를 느낄 때는 언제인가?

국민의힘이 여당인데, 전남에 여당 국회의원이 한 명도 없다. 이런 현실에서도 오직 '전남발전'이라는 대명제를 지니고 주민과 함께 생활정치를 해오고 있다. 저희는 지역 정당으로서 여당에 지역 현안이나 민원을 적극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야당일 때는 사실 많이 힘들었는데 여당이 됐으니 실현되는 것들도 많다. 민주당이 다수당이고 지역을 장악하고 있어도 야당으로는 한계가 있다. 우리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지금 전남도당은 또 22개 시·군과 정책협의회를 거의 다 한다. 그 결과로 중앙정부에 가서 장관에게 직접 건의도 한다. 선거 결과를 보면 한계를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의 간절함은 결국 수도권, 그리고 호남의 마음을 움직일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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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은 "민주당 의원들이 지역에도 잘 안 온다. 존재감이 없다. 공천만 받으면 100% 당선이니 안일한 거다"라고 비판했다. /전남 국민의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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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의 최대 현안은 무엇인가? 또 가장 민감한 이슈는 무엇인가? 이에 대한 국민의힘 전남도당의 입장은 무엇인가?

'일자리 창출'이다. 청년이 돌아오는 전남이 돼야 한다. 윤석열 정부는 전남에 나로도 우주 발사체 클러스터 국가 산업단지를 지정했다. 이제 시작이다. 윤석열 대통령 임기 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광주에서 고흥 나로도 우주센터까지 4차선 광역 고속도로를 조기에 개설해야 한다. 접근성이 높아야 청년이 돌아오고 관광객과 일자리가 창출된다.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위한 정부의 발빠른 행정이 있어야 한다. 전남 발전, 그리고 우리나라가 세계 7대 우주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고흥 나로도 우주 산업이 국제적 수준으로 성장해야 한다.

-중앙당에서 지난 몇년간 '서진정책'을 펼쳤고 또 현장최고위회의 등 다가가려는 노력을 하는데 어떻게 평가하나? 또 어떤 전략이 더 필요하다고 보나?

김기현 대표를 비롯한 중앙당 지도부가 전남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내년도 예산은 올해 본예산보다 2.8% 늘어난 '긴축 재정'이다. 그런데도 전남에 배당된 예산은 4.9% 증가했다. 역대 어느 정부에서도 하지 못한 성과다. 민주당 소속 김영록 전남지사와 국민의힘 전남도당이 모범적인 협치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10월과 11월에 예산 국회가 열린다. 추가적인 예산 확보를 위해 22개 시장·군수와 함께 뛰며 정부부처와 여당 국회의원을 찾아뵙고 지원을 요청할 것이다.

-정치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생활정치가 무엇인지를 보여드리고 싶다.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국회의원이 되어서도 그대로 실천하겠다. 정치가는 주민의 아픔과 고통을 함께하며 눈물을 닦아드리고 기쁨도 함께 나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이런 국회의원도 대한민국에 있구나 하며 행복해 하는 지역 주민들을 보는 것이 저의 꿈이고 목표다.

-마지막으로 한말씀 부탁드린다.

저는 힘들게 살면서 희망을 잃지 않고 고통을 이겨냈다. 많은 곳에서 저를 찾았지만 앞에 나서기보다 묵묵히 몸과 마음을 연단하며 살아왔다. 15년간 초등학교 앞 삼거리에서 아이들을 위한 교통봉사를 했던 저 김화진이다. 이제는 전남의 시골에서 뚜벅뚜벅 걸으며 조금씩 주민들과 함께 생활정치를 실현하고 있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주민을 위하고 사회를 위해 봉사하는 정치인이 되겠다. 늘 기도해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은혜 잊지 않겠다. 전남의 미래는 이성적 판단과 합리적 선택에 달렸다.

p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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