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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6 (금)

    지하수의 보복, 도시가 가라앉는다…결국 '수도' 옮기는 그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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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사라지는 지하수' 연속 보도, 오늘도 이어갑니다. 마르지 않을 줄 알았던 지하수가 말라가면서 우리나라를 포함해 세계 곳곳에서 지하수가 빠진 빈 공간만큼 땅이 내려앉고 있는데요. 오늘은 그탓에 '수도'까지 포기하게 된 나라로 가보겠습니다.

    정해성 기자가 인도네시아에서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아이들은 도시의 땅 끝, 길고 높은 벽을 놀이터 삼았습니다.

    위에서 내려다보니 바다 수면은 육지보다 높습니다.

    벽이 없으면 이 땅은 물에 잠깁니다.

    한때 예배당이었던 건물은 이제 물속에 있습니다.

    몇 년 전까지 이곳은 육지였습니다.

    [수미아띠/자카르타 주민 : 기도하러 몇백 명씩은 들어갔어요. 사람도, 차도 많았고. 벽이 없을 땐 좋았죠.]

    20년 전쯤, 땅이 가라앉는다는 경고가 처음 나왔을 때 사람들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뭔가 잘못됐다는 걸 깨달았을 때는 이미 늦었습니다.

    [압둘아디르/자카르타 주민 : {바닷물이 이 벽을 넘어온 거예요?} 넘어왔죠. {어땠어요, 그날?} 여길 다 채우고도 결국 저 뒤까지 갔어요. 대통령궁까지 침수됐어요.]

    10년 전부터 바닷물이 수도 자카르타에 들어차기 시작했습니다.

    마을 안쪽에도 2미터 높이 벽을 곳곳에 세웠지만 소용이 없습니다.

    지반이 내려앉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습니다.

    이유는 지하수입니다.

    지하수를 퍼 올린 만큼 쪼그라들듯 지반이 주저앉았습니다.

    [띠띤/자카르타 주민 : 보름에 한 번 물이 차요. {불안하지 않으세요?} 집 안에 물이 들어오는 것도 다들 익숙해졌어요.]

    오는 2030년이면 도시 중심부까지 물에 잠길 가능성이 높습니다.

    주민들은 자포자기한 채 곧 닥칠 도시의 마지막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압둘아디르/자카르타 주민 : 저는 여기서 태어났고 여기서 죽을 사람이에요. 그러니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쉽게 꺼내 쓴 지하수 때문에 이 아이들이 살아갈 터전은 곧 사라집니다.

    누가 이 사태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지 계속 추적합니다.

    ※ 본 보도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

    ◆ 관련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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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 바로가기 : https://news.jtbc.co.kr/article/article.aspx?news_id=NB12146376

    정해성 기자 , 김상현, 이화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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