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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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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UP] 尹 순방 동행한 갤럭시 “사우디 투자 받아 IPO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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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metaverse)를 단순한 가상공간으로 여기지 않는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시공간을 초월하는 공간이 메타버스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고인이 된 사람을 인공지능(AI)으로 재현해 메타버스에서 소통하는 식이다. 이런 서비스는 인생의 작은 이벤트로서 삶을 이롭게 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아랍에미리트(UAE) 왕실 재가 하에 두바이에서 먼저 출시하고 이용자들의 공감을 얻은 뒤 글로벌로 확장하려 한다.”


갤럭시코퍼레이션(이하 갤럭시)은 2019년 설립된 슈퍼 IP(지식재산권) 기반의 AI 메타버스 기업이다. 연예인, 스포츠 선수, 콘텐츠 IP에 AI 기술을 접목해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 AI로 사람의 신체와 목소리를 구현하는 것을 넘어 후각, 미각, 촉각까지 메타버스에서 구현해 내는 것이 목표다. 대학 연구팀과 협업해 개발 중이다.

갤럭시는 창업한 지 5년이 된 회사지만 활발한 인수·합병(M&A)으로 사업 분야별 역량을 두루 갖췄다. ‘스트릿 우먼 파이터’, ‘피지컬 100′, ‘1박 2일’, ‘뭉쳐야 찬다’ 등 예능 프로그램 제작사 3곳을 지난해 인수해 자회사로 두고 있다. 이 밖에도 매니지먼트, 커머스, 기술 연구 자회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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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호(34) 갤럭시코퍼레이션 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S트레뉴에 위치한 갤럭시 본사에서 인터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테라스에 설치된 우주선은 신산업에 뛰어든 '개척자'라는 뜻을 담고 있다. /이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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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는 국내 증권사 등에서 총 800억원을 투자받았다. 기업가치는 약 5000억원으로 평가 받는다. 올해 매출 500억원을 기록한 뒤 내년에 매출 1000억원과 흑자를 내는 것이 목표다. 다음 달 7일엔 사우디 투자부에서 갤럭시 실사를 나온다. 260억원 규모의 투자를 검토하기 위해서다. 기업가치 1조원 규모로 내년에 투자받을 전망이다. 투자 유치 후엔 2025년 기업공개(IPO)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 26일 중동 경제사절단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최용호 대표(최고행복책임자·CHO)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만났다.

― ‘최고행복책임자’라는 직함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겠다.

“아주 많이 받는다. ‘행복’을 최우선으로 하는 건 과거 창업 경험 때문이다. 23세에 동갑내기 친구 8명과 ‘K컬쳐’라는 잡지사를 프랑스에서 창업해 ‘K웨이브’라는 잡지를 발행했다. 몇년 간은 잘 됐지만 크게 망했다. 29세에 빚이 100억원이 생겨 파산 직전까지 갔다. 사람, 돈, 사업 아이템, 건강을 전부 잃었다.

삶을 포기할 생각까지 하다가, 우연한 기회에 네이버의 (당시) 실시간 검색어 알고리즘을 활용한 마케팅 서비스를 개발해 큰돈을 벌었다. 당시 수익은 200억원에 달했다. 이후에도 작은 성공을 연달아 거두면서 나와 구성원의 ‘행복’을 위해 일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여전히 창업이 두려웠지만 친구들과 다시 의기투합해 갤럭시를 창업했다.”

―단순히 ‘메타버스 기업’으로 소개하기엔 사업 분야가 넓다.

“콘텐츠, IP, 커머스, 메타버스 기술 등 4가지 분야다. 콘텐츠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TV 채널용 예능 프로그램들을 꾸준히 제작하고 있다. IP 개발을 위해서다. 본격적인 IP 사업은 연예인, 운동선수 등 유명인과 고인(故人)의 아바타 매니지먼트를 한다. 전설적인 권투 선수 매니 파퀴아오의 아바타 IP도 관리하고 있다. 고인의 경우 유가족과 계약해 아바타를 만들고 이를 사업에 활용한다. 커머스 분야는 스포츠 브랜드 의류 판매를 통해 온라인 판매 역량을 갖추고 있다. 메타버스 기술은 인간의 오감(五感)을 메타버스에서 구현하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게임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매출 비중은 콘텐츠 40%, IP 30%, 커머스 20%, 메타버스 기술 10%인데, 어느 시점이 되면 메타버스 매출이 가장 많아질 것이다. 콘텐츠와 IP 사업은 우리가 개발하는 메타버스 기술을 대중에게 효과적으로 선보이기 위한 수단이다.”

―국내에선 그간 어떤 사업 성과를 냈나.

“첫 아이템이 래퍼 매드클라운의 ‘부캐릭터(본래 캐릭터 외의 부수적인 캐릭터)’인 마미손 매니지먼트였다. 마미손 활동을 도우면서 ‘부캐’ 개념을 알렸다. 이후 엠넷(Mnet) 예능 프로그램 ‘부캐선발대회’와 TV조선 메타버스 음악 쇼 ‘아바드림’을 선보였다. 또 넷플릭스 글로벌 1위에 오른 예능 프로그램 ‘피지컬 100′의 성공을 들 수 있다. 피지컬 100은 차기 시즌을 순서대로 방영한 뒤 두바이에 테마파크를 만들고 향후엔 ‘피지컬 올림픽’을 열 예정이다. 자금은 UAE의 국영 투자회사인 두바이홀딩스에서 지원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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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고(故) 김자옥의 아바타가 무대에서 노래를 하는 모습. 갤럭시코퍼레이션이 TV조선의 메타버스 음악 쇼 '아바드림'을 통해 구현했다. /TV조선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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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코퍼레이션이 AI 아바타로 구현해 매니지먼트하고 있는 연예인 IP. 갤럭시는 고인이 된 듀스 멤버 김성재, 배우 김자옥, NRG 멤버 김환성, 가수 서지원의 아바타 IP를 보유하고 있다. 사고로 다리를 쓰지 못하게 된 클론의 강원래도 AI 아바타로 제작해 두 다리로 춤추는 모습을 구현했다. /갤럭시코퍼레이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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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에 진출한 이유는 무엇인가.

“직접적인 계기는 지난해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방한이었다. 지난해 ‘컴 업’ 행사에서 사우디 투자부 장·차관을 만나 사업 아이템을 발표한 것을 기점으로 중동과의 인연이 시작됐다. 지금은 사우디뿐만 아니라 UAE의 두바이, 아부다비 그리고 카타르, 이집트까지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사우디와 UAE 두바이, 아부다비에 법인과 지사를 세우려 준비 중이다.”

―중동 시장만의 특성은 무엇인가.

“아직 중동은 사막이지만, 산업 발전에 대한 수요가 많아 기업으로선 기회가 많다. 우리의 사업 영역 중엔 고인 관련 사업과 스포츠에 관심이 크다. 먼저 중동 지역은 가족주의가 강한데 코로나19 때 가족을 떠나보낸 사람들이 많아 관련 산업의 수요가 높다. 사우디 투자부 장관도 자신의 AI 아바타를 만들고 싶어 하더라. 또 스포츠는 왕실이 유명 구단과 선수를 사들이고 있을 만큼 관심이 커, 콘텐츠나 기술적으로 이 산업에 뛰어들려 한다.”

―중동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 어떤 전략을 펼칠 예정인가.

“무형과 유형의 적절한 조화를 이루려 한다. 온오프라인이 잘 섞여야 한다. 예를 들어 스포츠 예능 IP인 피지컬 100의 경우, 프로그램에서 선보인 것과 같은 게임을 가상현실(VR)로 함께 제공하면서 일반 시청자들도 집에서 함께 참여할 수 있게 할 것이다. 또 오프라인에서는 촬영 세트장을 테마파크로 만들어 체험할 수 있게 할 것이다. 현실과 가상을 결합해 IP 경험을 극대화하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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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호(오른쪽) 갤럭시코퍼레이션 대표가 22일(현지시각)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페어몬트 호텔에서 열린 한-사우디 투자포럼에서 사우디 투자부와 스포츠 사업 MOU를 맺을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갤럭시코퍼레이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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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어떤 사업을 논의 중인가.

“앞서 언급한 고인 관련 사업과 스포츠 사업이다. 먼저 두바이에 AI 메타버스 스튜디오를 만들 예정이다. 고인의 사진과 동영상, 음성을 보내주면 아바타가 생성돼 가상공간에서 만날 수 있다. 지금 충분히 가능한 기술이다. 내년 4분기 안에 선보일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두바이 AI장관과 소통 중이다.

스포츠 사업은 사우디에서 티켓 유통에 참여할 예정이다. 사우디는 스포츠 인기가 많지만, 기술적인 한계 때문에 온라인 티켓 유통 시스템이 열악하다. 이 시스템을 우리가 가진 역량으로 구축해 낼 예정이다. 축구로 시작해 종합격투기(MMA), 테니스, E 스포츠 등 다양한 스포츠에 접목할 예정이다.”

―중동 경제사절단에 참석했다. 유의미한 성과가 있었나.

“사우디 투자부와 중동 내 문화 협력을 강화하고 스포츠 산업 인프라를 확장하는 내용의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사우디를 중점으로 스포츠 시장 구축에 힘쓸 예정이다. 또 우리의 콘텐츠 제작 역량을 알고 있는 현지 부동산 기업으로부터 네옴시티 구축 과정을 다큐멘터리로 제작해 달라는 요청도 들었다. 관련해 논의해 나갈 예정이다.”

―갤럭시의 궁극적인 목표는.

“삼성과 같은 초일류기업이 되는 것이다. 일류기업은 국내 일등을 말하고, 초일류는 세계 일등을 말한다. 초일류가 되려면 대체 불가능한 기업이 돼야 한다. 무에서 유를 창출해 새 산업을 만들어 나가겠다. 같은 것도 다르게 볼 것이고, 다르게 만들어 낼 것이다.”

이은영 기자(eunyou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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