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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윤석열 아내ㆍ장모 논란

“김건희 여사 특혜 의혹, 논란의 종지부 직접 찍어주셔야”…尹 만난 야당 상임위원장들의 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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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2024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시정연설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국회 상임위원장단 및 여야 원내대표와의 오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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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찾은 윤석열 대통령과 만난 야당 상임위원장들은 작심한듯 쓴소리를 쏟아냈다. 연설 직후 열린 윤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상임위원장 간담회에서 야당 상임위원장들은 서울-양평 고속도로 관련 김건희 여사 특혜 의혹, 대통령의 계속된 법안 거부권 행사, 10·29 이태원 참사 책임,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대응,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추진 등과 관련해 비판 발언을 이어갔다. 윤 대통령은 “최대한 국정에 반영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31일 국회 본회의 예산안 시정연설을 마친 뒤 국회의사당 접견실에서 김진표 국회의장, 윤재옥 국민의힘·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 각 상임위원장들과 간담회를 했다. 앞서 지난 5월 김 의장 제안으로 윤 대통령과 상임위원장단 간담회가 추진됐으나, 윤 대통령의 간호법 제정안 거부권 행사 등으로 여야 대치가 심화하면서 무산됐다.

간담회에서는 민주당 의원들의 쓴소리가 이어졌다. 홍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통과된 법들에 대해 거부권 행사가 반복적으로 이뤄진 것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며 “특히 여야가 합의한 것에 대해 대통령실이 열린 자세로 수용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소병훈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은 양곡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에 대한 유감의 뜻을 밝혔고, 박정 환경노동위원장은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에 대한 전향적 태도를 촉구했다. 김교흥 행정안전위원장은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책임 있는 사람이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며 “유가족들 손을 잡아주기를 간곡히 부탁한다”고 했다. 백혜련 정무위원장은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문제를 윤 대통령이 정리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민기 국토교통위원장은 김건희 여사 일가 특혜 의혹이 인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과 관련해 윤 대통령이 직접 입장을 밝혀줄 것을 요구했고, 권인숙 여성가족위원장은 “국회를 존중한다면 여성가족부 폐지를 위해 일하려는 사람을 장관직에 임명하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소 위원장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미래에 미칠 위험성에 대해 정부가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야당 의원들의 건의에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았지만, 홍 원내대표가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국가 재정의 적극적 역할을 강조하는 대목에서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연구개발(R&D) 예산 삭감도 화제가 됐다. 국민의힘 소속 장제원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은 “방만하게 운영되고 있는 R&D 예산을 과감하게 구조조정해야 한다는 여당 의견과, 과학기술계가 위축되지 않도록 정교하게 예산을 지원해야 한다는 야당 의견을 잘 조율하고 합의해 건강한 예산을 만들어야 하는 숙제가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 이재정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은 “R&D 예산 효율성 제고를 위한 점검은 필요하나, 추진 과정에서 너무 거칠면 현장에서 무너지는 기업이 있기 때문에 디테일한 검토를 요청한다”고 했다.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서 R&D 예산은 올해보다 5조2000억원(16.7%) 삭감됐다.

이에 대해 윤 대통령은 R&D 예산 효율화 필요성을 설명하면서도 “국회에서 충분히 예산 심의를 해주시면 감안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야당 의원은 “윤 대통령이 국회 심의에서 R&D 예산을 증액하면 받아들이겠다는 취지로 이해했다”고 밝혔다.

간담회를 마친 뒤 국회 사랑재에서 오찬이 진행됐다. 조계종 진관사에서 소통·화합의 의미를 담은 오색두부탕 등을 준비했다. 윤 대통령은 “오늘 국회에 와서 의원님들과 많은 얘기를 해서 취임 이후로 가장 편안하고 기쁜 날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여러분들이 간담회 때 하신 말씀은 다 기억했다가 최대한 국정에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올해 안에 상임위원장들과 만찬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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