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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화)

다시 TK, 다시 박근혜…윤 대통령의 보수 민심잡기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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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윤석열 대통령이 7일 대구 달성군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에서 박 전 대통령을 만나 산책을 하며 대화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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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7일 대구를 찾아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만나고 관변단체 행사에 참석했다. 11일만에 대구·경북(TK) 지역을 다시 찾고, 12일만에 박 전 대통령과 재회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주도하는 신당 출현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전통적인 보수층 민심을 파고드는 행보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대구 달성군의 박 전 대통령 사저에서 박 전 대통령을 만나 1시간가량 환담을 나눴다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에서 밝혔다. 지난달 2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박정희 전 대통령 추도식에서 함께 고인의 묘소를 참배한지 12일만이다.

윤 대통령이 도착하자 박 전 대통령이 현관 계단 아래에서 “먼 길 오시느라 고생하셨다”며 맞이했다고 이 대변인은 전했다. 윤 대통령이 “지난번(당선인이던 지난 해 4월)에 왔을 때보다 정원이 잘 갖춰진 느낌이 든다”고 하자 박 전 대통령은 “오신다고 해서 며칠 전 잔디를 깨끗이 정리했다. 이발한 거죠”라고 화답했다.

이날 행보는 윤 대통령이 22대 총선을 5개월 앞둔 시점에 보수층 민심잡기 행보에 본격 시동을 건 것으로도 풀이된다. TK 지역의 윤 대통령 지지율은 한국갤럽 기준으로 10월 3주차에 큰 폭으로 하락했다가 그 다음주부터 회복됐다. 핵심 지지지역인 TK지지율이 3주째 50%선을 밑도는 점은 부담이다. 또 이 전 대표의 신당 추진설 등으로 보수 분열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본인이 보수의 주류임을 보여주고 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하려는 행보로도 해석된다.

환담에 배석한 이 대변인은 분위기가 즐겁고 화기애애했다고 전했다. 대화 주제는 사저 뒷산부터 박 전 대통령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 당시의 국정, 윤 대통령의 반려견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윤 대통령은 “박정희 대통령 시절 국정운영을 되돌아보며 배울 점을 국정에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산업통상자원부 창고에서 나온 박정희 전 대통령이 주재한 수출진흥회의 자료를 읽은 것을 언급하며 “어떻게 당시에 이런 생각을 했는지 놀란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온고지신이라고 과거의 경험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에 “어떻게 그걸 다 읽으셨냐, 좋은 일자리는 기업이 만드는 것이니 회의에서 애로사항을 듣고 바로 해결해 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화답했다. 환담을 마친 윤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은 이어 정원을 산책하며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이에 앞서 대구 북구 엑스코(EXCO)에서 열린 ‘바르게살기운동 전국회원대회’와 대구 칠성종합시장을 찾았다. 윤 대통령의 대구 방문은 지난 4월 서문시장 100주년 기념식과 프로야구 개막전 시구에 나선 이후 7개월만이다. 지난달 27일 경북 안동을 방문한 이후 11일만에 TK 행보를 재개했다.

윤 대통령은 바르게살기운동 전국회원대회 축사에서 “대구에 오니 힘이 난다”며 “전국 각지에서 오신 8000여명의 회원 여러분을 뵈니 더욱 든든하다”고 말했다. 바르게살기운동협의회는 1989년 설립된 국민운동단체로 한국자유총연맹, 새마을운동중앙회와 함께 ‘3대 관변단체’로 꼽힌다.

이날 대회 슬로건은 ‘가짜뉴스 추방, 법질서 확립’이었다. 윤 대통령은 “바르게살기운동이 가짜뉴스 추방에도 앞장서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가짜뉴스 추방 운동이 우리의 인권과 민주 정치를 확고하게 지켜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 한국자유총연맹 창립기념일에서 ‘반국가세력’ 등을 언급하며 이념 발언을 강하게 한 것보다는 메시지 수위를 조절했지만, ‘가짜뉴스 척결’ 주장은 이어갔다.

윤 대통령은 이어 방문한 대구 칠성종합시장에서는 시장을 둘러보며 “여러분을 뵈니 아주 힘이 나고, 더 열심히 일해야 되겠다는 각오가 생긴다”고 말했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이후 강조하는 ‘민생, 현장’ 화두 행보를 지속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이어 상인, 양금희 국민의힘 대구시당 위원장 등과 소곰탕과 대구식 생고기를 칭하는 ‘뭉티기’ 등으로 오찬을 했다. 그는 오찬 자리에서 “상인 여러분들이 혼자 고생한다는 생각이 안 들도록 따뜻한 정부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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