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진희생안 당장 의결” “30일에”… 격론중 김경진 ‘시간끌기용’ 발언
위원 3명 “‘듣보잡 병풍’ 취급 분노”… 인요한 긴급회동뒤 “사의 없었다”
희생안 무응답땐 印 사퇴 가능성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왼쪽)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청년, 내 집 마련을 위한 당정협의회’에서 유의동 당 정책위의장과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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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회가 친윤(친윤석열) 핵심 의원들과 당 지도부 험지 출마 권고를 정식 혁신안으로 의결해 당 지도부에 요구하는 시점을 두고 내홍을 겪고 있다. 비정치인 출신 혁신위원 3명이 “국회의원 출신 김경진 혁신위원으로부터 혁신위는 김기현 대표 체제 유지를 위한 시간 끌기용이라는 말을 들었다”며 한때 “더 이상 (혁신위를) 진행하는 게 의미가 없다”고 반발하는 등 24일 파열음을 빚었다. 이 혁신위원들의 행동을 두고 사의를 표명했다는 보도가 나온 뒤 인요한 위원장이 이날 오후 이들과 만나 “사의 표명을 한 바 없다”는 공식 입장을 내고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당 지도부가 혁신위 제안 수용에 여전히 미온적인 입장인 데다 내부 이견의 불씨도 여전히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 “듣보잡 병풍 취급에 분노”
23일 오후 혁신위 회의에선 친윤 핵심과 당 지도부의 희생을 요구하는 권고안을 “당장 바로 의결해야 한다”는 비정치인 혁신위원의 의견과 “1주일 뒤에 의결하자”는 의견으로 갈리며 고성이 오가는 등 격론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인 위원장은 1주일 뒤인 30일 당에 공식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회의에서 비정치인 출신 일부 혁신위원은 실행 시점을 앞당겨야 한다고 강경하게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김경진 혁신위원이 “혁신위는 김기현 지도부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시간 끌기용”이라는 취지로 언급했다고 박소연, 이젬마, 임장미 혁신위원이 23일 언론 인터뷰에서 밝혔다. 이 인터뷰에서 세 위원은 “더 이상의 혁신위 활동은 무의미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에 24일 이들의 사퇴설이 불거지자 이들은 24일 SBS 인터뷰에서 “(발언이) 사의로 해석될 줄 몰랐다”고 했다. 3명은 정치인이 아닌 교수, 기업인 등 민간 전문가다.
김경진 위원은 이날 동아일보 통화에서 “(시간 끌기와) 비슷한 취지의 문장을 얘기했지만 핵심은 혁신안을 언제 의결하느냐였다”며 “김 대표 등이 이미 질서 있게 용퇴할 것 같은 뉘앙스를 풍겼으니 결단할 여지를 주기 위해 연착륙을 하자는 맥락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임 위원은 이날 오후 “해명을 우리한테 하지 않고 나중에 했다는 게 큰 실수”라고 반발했다.
회의에선 정치인 출신 혁신위원과 비정치인 혁신위원 사이의 충돌도 빚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인 출신인 한 혁신위원이 “비정치인 여러분은 모르는 게 있다. 왜 자꾸 당과 갈등하고 분열하려 하느냐”고 하자 비정치인 혁신위원이 “모르면 알려 달라. 혁신위원 12명 중 4명의 비정치권도 논리적으로 납득시키지 못하는 사람들이 정치한다는 데 회의를 느낀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 위원은 SBS 인터뷰에서 “우리가 분노했던 포인트는 ‘듣보잡 병풍’ (취급)이었다. 구색을 맞추기 위해 6명의 (비정치인 출신) 외부 위원을 해놓고 (우리를) (정치) 역학관계 등 뭘 모르는 (사람 취급한 건)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며 인 위원장이 이런 입장을 보장해줄 때 활동을 정상화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한 혁신위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들이 처음 나간다고 할 때 딱 느꼈던 게 ‘잔다르크 이미지를 원하고 있구나’였다. 내부 고발자가 되길 원하는 게 아닌가 하는 합리적인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고 비판했다.
● “최후통첩 수용 안 되면 印 사의 가능성도”
이런 가운데 김 대표는 25일 자신의 지역구인 울산 남구에서 지역구민에게 의원으로서의 성과를 설명하는 의정 보고회를 연다. 김 대표는 24일 이 일정을 묻는 취재진에 “울산은 내 지역구이고 고향인데 울산에 가는 게 왜 화제가 되나”라고 답했다. 이 때문에 혁신위가 30일 최후통첩을 날린 뒤에도 김 대표의 반응이 없을 경우, 혁신위가 다음 달 24일로 예정된 임기보다 앞당겨 해산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운영 동력을 잃은 만큼 인 위원장이 먼저 전격 사퇴하고 혁신위도 자연스레 해산 수순을 밟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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