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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폭언 논란’ 김정호 카카오 경영총괄… “특정부서 한 달에 12번 골프, 회원권 두고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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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김정호 카카오 CA협의체 경영지원 총괄./김정호 대표 페이스북



회의 도중 직원들 앞에서 고성으로 욕설해 논란인 김정호 카카오 CA협의체 경영지원총괄 겸 준법과신뢰위원회 위원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카카오 내부 경영 실태에 대해 작심 비판에 나섰다. 그는 최근 욕설 논란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김 총괄은 29일 오전 페이스북에 게시한 글에서 지난 9월 첫 출근 날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와 나눈 이야기와 카카오그룹에 있는 법인 골프회원권 75%를 매각한 과정을 공개했다. 그는 9월부터 카카오 CA협의체에 합류해 카카오 내부 준법·인사·재무 관련 각종 사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김 총괄은 김 창업자의 사회공헌재단인 브라이언임팩트 이사장이기도 하다.

김 총괄에 따르면 김 창업자는 그에게 ‘법인 골프 회원권으로 골프를 치고 접대하는 것은 지나간 시대의 관행이 아니냐’며 이를 조사해달라고 요청했다. 김 창업자의 요청에 김 총괄은 “먼저 브라이언(김범수 창업자) 법인 골프 회원권부터 내놔야 그래야 (조사를) 할 수 있다”며 “카카오는 대표이사, 대외 임원 1~2장이면 될 것 같고 저나 사업총괄 정신아 대표도 당연히 필요 없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에 김 창업자는 “당연하다”며 “내가 쓰면서 어떻게 내놓으라고 하겠느냐”고 했다고 한다. 김 창업자는 공동체에 골프 회원권이 몇 개나 있는지도 모르겠고 누가 얼마나 치는지도 모르고 대표이사들이 알아서 운영했다고 답했다고 한다.

김 총괄은 “‘카카오는 망한다면 골프 때문일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해 강력한 쇄신이 요구됐지만, 파악해 보니 100여 명의 대표이사들은 골프 회원권이 없었는데 특정 부서만 투어프로 수준으로 치고 있었다”며 “한 달에 12번이면 4일짜리 KPGA 대회 3주 연속 출전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김 총괄은 김 창업자에게 매각 불가 회원권은 좀 기다려야겠지만, 골프회원권 75% 정도를 통째로 매각하겠다고 했다. 회원권 매각대금을 휴양·보육시설에 투입해 골프 회원권 대 휴양·보육시설 비중 20:80을 80:20으로 바꿔 직원용 자산을 대폭 늘리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이후 김 창업자는 김 총괄에게 ‘비상경영회의 때 PT(프리젠테이션) 발표도 하고 정식 결재를 올려달라’ 했다고 한다.

김 총괄은 “이후 두 달간은 골프의 필요성에 대한 하소연 전화가 이어지는 정말 전쟁 수준의 갈등이 있었다”며 “주말 저녁에도 골프의 필요성에 대한 하소연 전화가 이어졌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김 총괄이 골프를 안 쳐봐서 이쪽에 대해 모른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하지만, 그는 “개인적으로 남부CC, 아시아나CC, 파인크리크CC를 가지고 있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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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호 카카오 CA협의체 경영지원총괄 페이스북 글./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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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총괄은 지난 22일 경기도 판교 본사에서 업무보고를 하던 임직원을 상대로 큰 욕설을 했다는 보도가 이어지자 지난 28일부터 SNS를 통해 상황을 설명하며 해명과 내부 폭로에 나섰다.

그는 28일 페이스북에 올해 12월 완공되는 카카오 인공지능(AI) 캠퍼스 건축팀을 내년 1월 시작될 제주도 프로젝트에 투입하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카카오 스페이스 직원 28명으로 구성된 AI 캠퍼스 건축팀이 제주도 프로젝트를 맡기에 오히려 상급 실력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한 임원이 “그 팀은 제주도에서 싫어할 것이고 이미 정해진 업체가 있다”고 주장하며 10분 정도 언쟁이 계속됐지만, 아무 말도 안 하는 다른 임원들을 보다가 분노가 폭발했다고 해명했다.

김 총괄은 “정해진 업체를 어떻게 정했냐니까 그냥 원래 정해져 있었다고 하고, 결재·합의를 받았냐니까 그런 것은 없고 그냥 원래 정해져 있었다고 앵무새처럼 이야기를 했다”며 “그리고 설계가 변경돼 건물은 좀 오래 걸릴 것 같은데 조경공사부터 시작하면 안 되겠냐는 답을 들었다”고 했다.

김 총괄은 “어떻게 700~800억이나 되는 공사업체를 그냥 담당 임원이 결재·합의도 없이 저렇게 주장하는 데 모두들 가만히 있는지 다른 회사는 상상도 못 하는 일”이라며 “그동안 문제라고 생각했던 다른 사례 2가지를 모두에게 이야기하며 이런 개○○같은 문화가 어디있냐”고 말했다고 했다. 그는 자신이 아는 업체를 쓰라는 것도 아니고, 회사에서 이미 고용을 하고 있는 팀을 쓰라는 것인데도 외부 업체를 추가 비용을 들여 결재도 없이 쓰자는 게 이해가 안 갔다고 한다.

다만, 김 총괄은 “조금 후 내가 너무 화를 내서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특히 개○○이라는 용어를 쓴 것에 사과한다고 3번 정도 이야기를 했다”며 “특정인에게 이야기한 것도, 반복적으로 지속적으로 이야기한 것도 아닌 업무 관행의 문제점을 지적하다가 나온 한 번의 실수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따르는 책임은 온전히 내가 지겠고, 이를 놓고 직장 내 괴롭힘이라고 판정하면 그걸 따라야 한다”며 “그러면 부정 행위자에게 시정명령을 내릴 수도 없고 인사 조치를 할 수도 없다”고 했다.

김 총괄은 이 외에도 직책이나 경력에 안 맞는 연봉체계, 초고가 골프장 법인회원권과 대비 열악한 직원들 휴양 시설, 제주도 본사의 부족한 보육 시설에 대해 언급했다.

안상희 기자(hu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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