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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선거제 개혁

‘선거제·쇄신·신당 변수’ 물음에 답 없는 이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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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립형’ 반발에도 답변 회피…이탄희 이어 이부영도 “회귀 안 돼” 가세

인적 쇄신에 침묵…‘고문치사’ 정의찬은 공천 부적격으로 판정 번복

이낙연엔 ‘화합’ 원론적 발언만…“빗줄기 피하려 우산만 쓰는 게 맞나”

경향신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parky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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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대 총선을 3개월여 앞두고 또다시 당 혁신·쇄신 요구에 맞닥뜨렸다. 이 대표는 선거제 후퇴 논란, 인적 쇄신 요구, 이낙연 신당 변수 대응이라는 세 가지 숙제를 받아안았다. 이 대표는 즉답을 피하고 있지만, 총선이 다가올수록 책임 있는 태도로 쇄신 요구에 응답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대표는 ‘병립형 비례대표제 회귀는 개악’이라는 당 안팎의 거센 반발에 공식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14일 “선거제 문제는 의원들뿐 아니라 다양한 국민의 의견을 듣는 중”이라면서도 선거법 논의를 위해 열린 의원총회에 불참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8일 “멋지게 지면 무슨 소용이 있겠나”라며 병립형 비례제 회귀를 시사했다.

당 안팎과 시민사회의 반발은 커지고 있다. 준연동형 비례제 유지를 촉구하며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이탄희 민주당 의원은 15일 CBS 라디오에서 “정치개혁 약속을 지키고 멋있게 이기는 길이 있다”고 거듭 호소했다. 이부영 자유언론실천재단 명예이사장은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병립형을 선택한다면 단식을 포함해 강한 항의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함세웅 신부 등과 함께 2019년 ‘이재명 지키기 범국민 대책위원회’를 꾸린 바 있다.

이 대표는 초선 의원들의 잇단 불출마 선언으로 거세진 인적 쇄신 요구에도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 대표가 사법 리스크에 휘말린 탓에 당의 검증 시스템에서 도덕적 기준이 낮아졌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당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는 ‘가짜 대학생 고문치사’ 사건에 연루된 정의찬 대표특별보좌역에 대해 공천 적격 판정을 내린 사실이 언론에 공개되자 이날 재심의를 통해 부적격으로 판정을 번복했다. 정 특보는 1997년 가짜 대학생 이종찬씨를 경찰 프락치로 의심하고 집단폭행·고문해 사망하게 한 사건에 연루돼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이 대표는 ‘정 특보가 검증을 통과한 것은 대표 특보라서 아닌가’라는 기자들 질문에 “규정을 잘못 본 업무상 실수”라고 답했다.

이 대표는 정 특보 외에도 도덕적·사법적 문제가 있는 정치인들의 출마를 허용할지를 두고 시험대에 섰다. 당장 광주서구갑에서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인 강위원 대표 특보의 공천 검증 통과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이 대표는 과거 성희롱 사건이 드러나 2018년 지방선거 출마를 포기했던 그를 자신의 특보로 임명했다. 강 특보는 경기도 산하기관장을 지낸 ‘친이재명(친명)계 경기파’ 인사다.

이 대표는 ‘이낙연 신당 리스크’와도 마주하고 있다. 이 대표는 분당 위기에 대해 ‘화합이 중요하다’는 원론적인 말을 되풀이하고 있다.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우상호 의원은 전날 의원총회에서 “나갈 사람은 나가라는 식의 태도를 보일 거면 지도부가 총사퇴하는 게 낫다”고 쓴소리를 했다. 이 대표는 이낙연 전 대표를 고립시키기 위해 오는 20일 김부겸 전 국무총리를, 28일엔 정세균 전 총리를 만난다.

당 지도부는 높은 정권교체 여론이 총선 승리로 이어지기를 기대하지만, 당 일각에서는 “반사이익에만 기대는 지지율로는 불충분하다”는 위기감도 있다. 이 때문에 총선이 다가올수록 이 대표도 선당후사를 요구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 초선 의원은 “선거를 진두지휘해야 할 이 대표도 지역구에 나가는 것이 맞는지, 앞으로 법원에 계속 출두해야 하는데 빗줄기를 피하고자 우산만 펴는 것이 맞는지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나영·신주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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