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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4의 모든 곳에 인공지능(AI)이 산재해(pervasive) 있을 것이다."
CES 2024를 개최하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가 2024년 CES를 이렇게 설명했다. 박람회가 시작되기 전부터 AI가 CES의 중심에 서 있는 것이다. CTA는 올해 혁신상에 AI 부문을 추가할 만큼 AI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매년 CES에서 가장 많이 주목받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어떤 AI를 공개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삼성전자는 1월 8일(현지시간) 개최하는 프레스 콘퍼런스 이름을 '모두를 위한 AI(AI for All)'라고 지을 정도로 AI에 집중할 것을 예고했다. 갤럭시 S24에 탑재될 것으로 예상되는 생성형 AI '가우스'와 함께 삼성의 최신 가전제품에 AI가 어떻게 녹아들지 주목받는다.
LG전자도 '고객의 미래를 다시 정의하다'를 주제로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 변모하는 자사가 AI와 혁신 기술을 기반으로 선보이게 될 고객 경험을 소개한다.
SK텔레콤 역시 AI 기술을 대거 선보인다. SK텔레콤은 도심항공교통(UAM), AI 반도체 '사피온', AI 기반 실내외 유동인구·네트워크 분석 시스템 '리트머스 플러스'를 소개한다. 이와 함께 AI 기술을 활용해 동물 엑스레이 등을 분석하는 '엑스칼리버', 사피온의 최신 AI 반도체 'X330', AI를 활용해 오래된 영상을 고화질로 변환하거나 AI로 자막을 생성하고 번역할 수 있는 콘텐츠 플랫폼 'AI 미디어 스튜디오' 등을 전시한다.
LG유플러스는 이상엽 최고기술책임자(CTO) 등 임직원 참관단을 투입해 AI 기술을 발굴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CES 2024에서는 미국의 두 반도체 기업 최고경영자(CEO)가 기조연설을 한다. 바로 팻 겔싱어 인텔 CEO와 크리스티아누 아몽 퀄컴 CEO다. 두 사람의 기조연설 핵심 주제도 AI다.
겔싱어 CEO는 "AI가 기술과 인류 간 상호 연결을 촉진하는 근본적 변화를 만들고 있다"며 "CES 2024에서 반도체가 어떻게 소비자와 기업 모두를 위한 AI 기능을 구현하는지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인텔이 의욕적으로 시작한 캐치프레이즈인 '모든 곳에 AI(AI Everywhere)'의 모습을 CES에서 보여 주겠다는 계획이다. 인텔은 최근 AI 학습용 반도체부터 PC, 데이터센터용 반도체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공개했다.
퀄컴은 인터넷 연결 없이도 생성형 AI를 가동할 수 있는 '온디바이스 AI'에 집중하고 있다. 아몽 CEO는 "우리는 생성형 AI 시대에 접어들고 있으며, 온디바이스 생성형 AI는 우리가 디바이스와 상호 작용하는 방식에 큰 영향을 미칠 잠재력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그는 퀄컴의 스냅드래곤 반도체가 스마트폰, 랩톱, 확장현실(XR) 헤드셋 등 다양한 기기에서 생성형 AI를 가동할 수 있는 최적의 반도체임을 강조한다.
애플이 아이폰과 맥북에서 생성형 AI를 돌리기 위한 거대언어모델(LLM)을 개발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테크 업계 전체가 들썩이고 있다.
다만 AI가 과연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정확한 해석과 분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CES의 공식 투어 프로그램 운영사인 스토리테크의 로리 슈워츠 CEO는 "AI라는 용어는 지나치게 유행어가 됐다"며 "이제는 AI의 적용 사례에 따라 이를 범주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슈워츠 CEO는 현재 적용 사례에 따라 AI를 5개로 분류했다. 첫째는 사람이 입력하는 프롬프트에 맞춰 제품 개발이나 디자인, 서비스에 도움을 주는 생성형 AI다. 미드저니처럼 이미지를 생성하는 AI가 대표적이다.
둘째는 최근 애플이 출시한 헤드셋 비전 프로로 대표되는 공간 컴퓨팅이다. 그는 AI가 공간 컴퓨팅 도입을 가속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셋째는 예측 AI를 활용해 데이터를 바탕으로 패턴을 파악하는 일이다. 이미 전력망이나 자율주행, 스마트시티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넷째는 AI로 실시간 이미지를 처리하는 것이다. 의료기기를 비롯해 헬스케어 영역에서 활발하게 쓰이고 있다. 다섯째는 가상 비서로 병원이나 소비자와 소통하는 환경에서 사용될 것이라는 점이다. 콜센터나 가전제품에서 점차 AI 도입이 빨라지고 있다.
AI와 함께 이번 CES 2024를 관통하는 또 다른 주제는 '지속가능성'이다. 탄소 배출을 줄여 기후변화를 막는다는 큰 미션을 달성하기 위해 모빌리티, 에너지, 푸드테크, 스마트홈 등 다양한 산업이 혁신을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는 미래차와 함께 수소 사업 비전을 제시할 예정이다. SK그룹은 이번 CES에서 SK(주),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등 7개 계열사가 통합 전시관을 꾸리고 기후위기가 사라진 '넷제로(Net Zero)' 세상의 청사진을 제시할 계획이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은 CES 전체 기조연설에서 육상 인프라스트럭처의 미래 비전을 발표한다. 여기에는 지속가능성을 위한 내용이 담길 방침이다.
[실리콘밸리 이덕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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