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전에 보도된 한국방송의 ‘전두환 마지막 추징금 55억 원…남은 867억 원은 어쩌나’ 뉴스 영상. 한국방송 영상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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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방송(KBS)의 방송뉴스 책임자가 소속 기자들에게 “전두환의 호칭은 앞으로 ‘씨’가 아니라 ‘전 대통령’으로 통일해달라”고 일방적으로 공지한 사실이 확인됐다.
4일 한겨레 취재 결과 이날 오후 4시41분 한국방송 기자들이 사용하는 내부망인 보도정보시스템에 김성진 통합뉴스룸 방송뉴스주간 이름으로 해당 내용이 담긴 공지가 올라온 것으로 확인됐다.
김 주간은 이 공지에서 “‘전 대통령’은 존칭이 아니라 대한민국 11·12대 대통령을 지냈던 사람에 대한 지칭일 뿐”이라며 “김일성을 주석으로 부르고, 김정일을 국방위원장으로 부르고, 김정은도 국무위원장으로 부르는데 전두환만 씨로 사용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라고 했다.
한겨레가 웹 검색 등을 통해 확인한 결과 한국방송은 2018년 여름 무렵까지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라는 호칭을 사용하다가 이후부터 ‘전두환 씨’라는 호칭을 섞어 사용했고 최근에는 후자로 보도 방침을 굳혔던 것으로 보인다. 위 공지가 올라오기 약 2시간 전 보도된 ‘전두환 추징금 55억 추가 환수…867억 끝내 미납’ 기사에는 “고 전두환 씨”가 주어로 쓰였다.
과거 김성진 방송주간이 한국방송 게시판에 올린 글. 게시판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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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진 주간은 과거 2021년에도 사내 게시판에 “전두환 씨, 김정은 국무위원장, 김일성 주석, 이순자 씨, 이설주 여사. 우리 뉴스에서 쓰는 호칭입니다. 이런 호칭을 사용하는 이유에 대해 책임있는 분의 답변을 요청드립니다”라고 쓴 적이 있다.
김 주간은 박민 사장이 취임한 지난해 11월13일 통합뉴스룸 방송뉴스주간 자리로 발령받았다. 김 주간은 부임 일주일 뒤 편집회의를 통해 ‘한중일→한일중’, ‘북미→미북’ 등 표기 방침을 수정하라고 공지하기도 했다.
익명을 요청한 한국방송 기자는 한겨레에 “전두환과 같은 민감한 인물의 호칭 문제는 그 자체로 편집권 문제이기 때문에 기자들 간 논의를 통해서 정한다. 이렇게 강제하는 경우는 없다”라고 설명했다.
박강수 기자 turn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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