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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집사에서 메시지가 온다. 반려견이 집안을 엉망으로 만드는 사진이다. ‘반려견에게 밥을 주라’고 로봇 집사에게 문자를 보내면 사물인터넷(IoT)으로 연결된 사료기계로 로봇집사가 명령을 내린다.

삼성전자가 8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4’에서 공개한 인공지능(AI) 컴패니언 ‘볼리(Ballie)’의 모습이다.

바퀴가 달린 노란색 작은 공 모양의 볼리는 자율주행으로 움직인다. 프로젝터가 탑재되어 있어 벽, 천장, 바닥 어디든 화면을 비춰주고 주인과 소통한다. 집안의 모든 가전제품과 연결된 로봇 집사는 내가 지시하는 대로 불을 켜고, 내가 원하는 정보를 찾아서 화면으로 보여준다. 볼리는 라이다 기반으로 공간을 맵핑하는 능력도 갖고 있어 집의 구조를 집 주인보다 더 잘 이해한다.

삼성전자는 이런 컨셉의 제품을 오랫동안 연구해왔다. 지난 2020년 CES에서 강아지처럼 사용자를 따라다니며 명령을 수행하는 ‘볼리 콘셉트’를 처음 공개한 지 4년 만에 볼리는 ‘AI 집사’라는 완성된 모습으로 복귀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은 10년 넘게 AI에 투자해 왔고, 이런 투자는 오늘날 다양한 분야에서 실현되고 있다”며 “삼성의 목표는 전 세계 수백만명에게 AI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LG전자도 같은 날 스마트홈 AI 에이전트를 내놓으며 맞불을 놨다. 로봇 형태의 반려가전 컨셉을 가진 이 로봇은 바퀴 달린 두 다리로 집안을 자율주행으로 이동한다.

삼성전자의 볼리가 스크린을 통한 확장 경험에 강점을 갖췄다면 LG의 AI 에이전트는 ‘감성’ 소통에 특화되어 있다. 음성과 음향, 이미지를 모두 인식하는 멀티모달 기능이 있어 사용자의 상황과 상태를 인식하고 능동적으로 소통한다. 이날 시연에서 주인의 목소리로 기분이나 건강 상태를 알아채고 따뜻한 말을 건네기도 했다.

LG전자는 이날 CES에서 AI 에이전트에 적용할 AI 엔진 ‘LG AI 브레인’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LG AI 브레인은 조율화 프로세스를 갖춘 강력한 AI 엔진”이라며 “상호 연결된 기기들을 조화롭게 조율해 최적화된 작동 방식을 유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과 LG가 공개한 로봇 집사는 사람에게 거부감을 일으키는 기계적인 모습이 아니라 반려동물이면서 집사의 역할도 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갖췄다. AI 로봇에 대한 심리적인 장벽을 허물기 위해 기능 뿐 아니라 감정적인 부분도 고려했다.

이같은 로봇 집사는 AI와 로봇, IoT가 연결된 미래의 모습을 보여준다.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인간처럼 소통하고 이미지까지 인식하는 AI 에이전트가 보편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AI 에이전트는 로봇의 형태로 인간과 소통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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