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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4 (목)

“빈살만의 나라, 역시 통 크네”…1조짜리 사업 한국 회사에 몰아줬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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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사우디 송전망 수주 잭팟
해외송전선 중 역대 최대 금액
설계·구매·건설 등 일괄 수행


매일경제

지난 23일 리야드 리츠칼튼 호텔에서 열린 ‘에너지 현지화 포럼’ 파트너십 행사에서 현대건설 김이철 알코바 지사장(왼쪽 세 번째)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제공=현대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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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이 1조원 규모의 초고압 송전망 건설공사를 수주했다. 국내 건설사가 수주한 해외 송전선 사업 중 최대 규모다.

현대건설은 12일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 위치한 사우디 전력청(SEC)에서 ‘사우디 리야드-쿠드미 500㎸ 초고압직류 송전선로 건설공사’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 금액은 1조24억원으로 현대건설 지난해 매출액의 3.38%에 해당한다. 이는 사우디 전력망 사업 진출 이후 역대 최대 규모다.

‘리야드-쿠드미 송전선로 건설공사’는 리야드에 위치한 PP14 발전소에서 남부 해안의 쿠드미 지역을 잇는 총 1089km의 초고압직류송전선로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다. 이 가운데 현대건설은 쿠드미 지역에 인접한 369km의 1구간을 담당한다. 완공 예정일은 2027년 1월이다. 현대건설은 이번 프로젝트를 설계·구매·건설 등 사업 전 과정을 일괄 수행하는 턴키 방식으로 수주했다.

초고압직류송전은 발전소에서 생산된 교류 전력을 고압 직류로 변환해 목적지까지 송전하는 기술이다. 교류 송전에 비해 원거리 송전에 따른 에너지 손실이 적고, 안정성과 효율성이 뛰어나 차세대 송전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에 건설되는 직류송전선로는 사우디에서는 최초로 도입되는 HVDC 2회선 송전선로 구조로, 전력량이 4000㎿에 이른다.

현대건설의 이번 수주는 지난달 사우디 에너지부가 주관한 ‘에너지 현지화 포럼’에서 체결된 파트너십의 후속 조치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전력 ▲재생에너지 ▲석유·가스 ▲공급망·서비스 등 관련 기업들과 전략적 협력관계를 구축한 이 행사에서 현대건설은 전력망 확충을 위한 초고압송전망 구축을 담당했다.

현대건설은 1975년 사우디 건설시장에 처음 진출한 이래 총 35건의 송전선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수했다. 총 수주 금액만 약 4조9000억원에 달한다. 현재 수행 중인 사업을 포함하면 현대건설이 건설하는 전력망은 총 2만여㎞다. 최근에는 2021년 마디나-타북-아카바 500㎸ 송전선로 공사를 시작으로 지난해 네옴-얀부 525㎸ 송전선로까지 수주하며 사우디의 HVDC 전략망 확충을 주도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호주 등 신시장 확대에 적극 나서는 한편 신재생 연계 전력망 사업에도 참여해 전력 인프라 입지를 한층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사우디에서 독보적인 전력망 시공 역량을 인정받고 있는 현대건설이 차세대 기술력을 인정받으며 역대 최대 규모의 송전공사를 수주했다”며 “신재생에너지 그리드 산업의 핵심으로 주목받고 있는 초고압직류송전선로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사우디에서 새로운 송전 역사를 쓰겠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전력 인프라 사업 외에도 원전 등 각종 해외 사업의 수주를 이어가며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있다. 최근 20조원 규모의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대형 원전 설계를 수주하며 15년만에 해외 원전 사업을 재개한 것이 대표적이다. 올해는 사우디 자푸라·아미랄 프로젝트, 파나마 3호선 등 해외에서 수주한 대형 프로젝트 공정이 본격화되면서 3분기 누적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20.8%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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