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8 (수)

“수사권 분산·견제” “더 광범위 보장”…총선에 달린 검찰개혁[정쟁 말고 정책]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② 총선 의제로 떠오른 검찰

경향신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경향신문·경실련 10대 총선 의제

민주당, 검찰에는 기소권만 주고
수사는 공수처·중수청 등에 분리
기소권 남용 막을 장치 도입 논의

오는 4월 총선의 핵심 키워드 중 하나는 검찰개혁이다. 검찰총장 출신인 윤석열 대통령과 그 휘하에서 일한 특수부 검사 출신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등 정부·여당의 인적 구성이 검찰 중심인 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야당 인사들에 대한 검찰의 전방위 수사로 검찰개혁이 정쟁의 소재이자 총선 쟁점으로 떠올랐다. 민주당은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검찰개혁을 완수하겠다고, 국민의힘은 검찰이 제대로 부정부패 범죄를 수사할 수 있도록 수사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각각 주장한다.

민주당의 검찰개혁 논의는 검찰 수사권을 분산·견제·통제하는 데 초점을 둔다. 민주당 주도로 국회가 2022년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를 축소하고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도록 법을 개정했지만 윤석열 정부 출범 후 법무부는 시행령과 수사준칙을 개정해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를 다시 확대했다. 여기에 대응해 민주당은 다시 법을 뜯어고쳐 수사권과 기소권을 완전히 분리하겠다고 한다. 검찰은 기소권만 갖고 수사권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중대범죄수사청, 경찰 등 다른 기관으로 나누는 방안이 거론된다. 검사의 기소권 남용을 막기 위해 기소 배심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시행령으로 수사권 복원한 윤 정부
국민의힘도 ‘검수원복’에 힘 실어

국민의힘은 검찰 수사권을 광범위하게 보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법무부의 ‘검찰 수사권 원상회복’(검수원복)은 마땅한 조치라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 검찰 독립성을 강화해야 한다며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폐지, 검찰 예산의 자체 편성을 공약한 터다. 한 위원장은 법무부 장관 재임 때 검찰 수사권 축소법이 헌법에 위반된다며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한 당사자다. 불투명한 사용으로 비판받는 검찰 특수활동비에 대해서도 민주당은 삭감을 주장하지만 정부·여당은 수사를 위해 필요한 비용이라며 맞서고 있다.

야당은 검사에게 잘못된 공무수행에 대한 책임을 묻는 절차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미 야당은 검사 3명에 대한 탄핵소추를 추진해 헌법재판소가 심리 중이다. 검찰 수사의 피해자가 검찰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제도, 검사장을 시민이 뽑는 직선제 도입도 거론된다.

피의사실 공표 금지에 여야 공감
총선 결과 공수처에도 영향 줄 듯

최근 배우 이선균씨가 마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다가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수사기관의 피의사실 공표 문제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민주당 의원들은 검찰의 야당 수사 과정에서 상세한 수사 내용이 언론에 보도된다며 수사팀 검사들을 피의사실 공표 혐의로 고발하는가 하면 제도 보완도 추진하고 있다. 김승원 민주당 의원 등 18명은 지난해 12월 말 공개 가능한 피의사실 범위를 구체화하고 피의자가 법원에 피의사실 공개 금지를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형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들은 “피의사실공표죄가 1953년 제정 형법에 처음 도입됐음에도 도입 당시부터 현재까지 기소되는 경우가 거의 없어 사실상 사문화된 조문이라 평가받고 있다”고 했다. 피의사실 공표 금지를 실질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피의사실 공표 금지에 대해선 여당도 일부 공감하는 것으로 보인다. 여당은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관련 특검법을 반대했는데, 그 논거 중 하나가 특검이 수사 과정에서 언론 브리핑을 하도록 한 것은 피의사실 공표의 우려가 있다는 것이었다.

이번 총선은 공수처의 역할과 기능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에 힘을 싣는 민주당과 달리 국민의힘은 공수처 힘을 빼야 한다는 쪽이다. 공수처법이 공수처의 수사 범위와 인력 규모를 지나치게 협소하게 규정해 활동이 제한되는 문제가 제기돼 21대 국회에서 관련 개정안 30여개가 발의됐지만 별달리 진전이 없었다. 총선 결과에 따라 22대 국회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최정학 방송통신대 법학과 교수는 9일 “공수처를 아예 없앨 것이 아니라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활성화하는 방안이 총선에서 이야기될 수 있다”며 “지역의 경찰 서비스를 강화하는 자치경찰제의 효과적 추진도 검찰개혁과 관련된 쟁점”이라고 했다.

이혜리 기자 lhr@kyunghyang.com

▶ 플랫, ‘입주자 프로젝트’ <엄마 성 빛내기> 시작!!
▶ 뉴스 남들보다 깊게 보려면? 점선면을 구독하세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