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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킹에 놀아난 미 증권 당국...'비트코인 ETF 승인' 가짜뉴스에 코인시장 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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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증권위, 'ETF 승인' 30분 만에 부인
비트코인 급등락 혼선...X 계정 해킹 탓
10일 승인 여부 결정...업계 "승인 기대"
한국일보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이 지난해 9월 워싱턴 국회의사당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워싱턴=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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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권 당국이 가상화폐 비트코인의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했다는 '가짜뉴스'로 한때 홍역을 치렀다. ETF 승인 여부 결정 시한을 하루 앞둔 당국은 소셜미디어 계정이 해킹을 당했다며 이를 부인했지만,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락하는 등 가상화폐 시장에 큰 혼란이 벌어졌다.

블룸버그통신, CNBC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9일(현지시간)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엑스(X) 계정에 "미국 내 모든 증권거래소에 비트코인 ETF의 상장을 승인한다"는 내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디지털 자산 투자로의 효율적인 접근을 제공할 것"이라는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의 논평까지 달려 사실로 오인한 곳이 많았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도 X 글을 토대로 해당 소식을 긴급 보도했다.

하지만 이는 곧 허위 정보로 밝혀졌다. SEC는 30분 만에 "SEC의 X 계정이 해킹당했다"며 "SEC는 비트코인의 현물 ETF를 승인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겐슬러 위원장도 자신의 X 계정에 같은 내용을 올렸다. '비트코인 ETF가 승인됐다'는 게시물은 이내 삭제됐고, X 측은 "이번 사건의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한국일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엑스(X) 계정에 SEC의 X 계정이 해킹당했다며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소식을 부인한 게시물. SEC X 계정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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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시간 시장은 요동쳤다. '가짜뉴스' 보도 직후 비트코인 가격은 2022년 3월 이후 최고치인 4만7,900달러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SEC가 사실을 바로잡자 이내 3%가량 급락하며 4만5,500달러에 거래됐다고 CNBC는 전했다.

최근 비트코인은 현물 ETF 승인 기대감에 지난해 10월 이후 상승 곡선을 그려 왔다. 현물 ETF가 승인되면 관련 상품은 곧바로 미 증시에 상장된다. 투자자들로선 증권 계좌를 통해 비트코인에 쉽게 투자할 수 있게 되고, 가상화폐가 사실상 공식 금융자산 지위를 얻게 된다는 뜻이다. 가상화폐 업계에서도 현물 ETF가 승인되면 기관투자자 자금 등이 대거 유입돼 비트코인 가치가 더 상승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SEC 승인 여부 결정 시한은 10일이다. CNBC에 따르면 현재 블랙록, 그레이스케일, 아크인베스트먼트 등 13개 자산운용사가 SEC의 승인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업계에선 SEC가 특혜 시비를 없애기 위해 이날 여러 ETF를 동시에 승인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제이 클레이턴 전 SEC 위원장도 8일 CNBC 방송에 나와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이 불가피하다"고 말해 기대감을 높인 상황이다.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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