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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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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영입위원장에 공관위원까지···‘윤핵관’ 이철규 공천 주도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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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관위원장 “사무총장이 초선이라서”

경향신문

한동훈, 이철규 국민의힘 공동 인재영입위원장이 8일 국회에서 열린 인재영입식에서 방문규 산자부 장관,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 교수 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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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으로 임명됐다. 지난해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사무총장직에서 사퇴했다가 인재영입위원장으로 복귀한 데 이어 공관위원까지 맡게 된 것이다. 이 의원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지 않을 경우 ‘셀프 공천’ 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정영환 공관위원장은 “필요한 사람”이라고 입을 모았다. 일각에서는 공천에서 ‘윤심’(윤 대통령의 의중) 반영을 위한 무리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위원장은 이날 부산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공관위 구성을 발표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철규 의원은 인재영입위원장”이라며 “공관위가 조성돼서 활동하는 기간이 짧아 결국 기존에 당이 여러 달 준비했던 데이터를 활용할 수밖에 없다. 그럼 인재영입위원장이 포함돼서 자료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필요하다고 봤다”고 말했다.

정영환 공관위원장도 이날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의원 인선에 대해 “선거에 대한 데이터가 엄청나게 쌓여있지만 그런 걸 잘 하려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당연직 공관위원인 장동혁 사무총장이 그러한 역할을 할 수 있지 않느냐는 취재진 질문에는 “(이 의원이) 전직 사무총장이니까 좀 더”라며 “현직 사무총장이 초선이지 않나. 그런 점이 반영됐다. 용산이 아니라 당의 의사가 반영됐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현재 한 위원장과 함께 공동인재영입위원장을 맡고 있다. 공관위원 10명 중 초선 장 사무총장과 이종성 비례대표 의원을 제외한 유일한 당내 인사이다. 나머지 외부인사 7명은 정치 경험이 없다. 이에 따라 이 의원이 공천에서 실권을 쥐고 인재를 직접 추천하고 공천도 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의원의 인선은 여러모로 논란을 낳을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의 지도부 인사 험지출마·불출마 요구에도 불출마 의사를 밝힌 적 없는 이 의원의 공관위 합류는 ‘셀프 공천’ 논란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지난 총선에서는 국민의힘의 전신인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이 이같은 논란을 피하기 위해 당시 당연직으로 합류한 박완수 사무총장을 제외하고 모든 공관위원들이 총선에 출마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공관위는 불출마를 외부위원으로 한정해 이 의원 등 현역 의원들에게 예외를 뒀다. 전날 한 언론은 여권 핵심 관계자를 인용해 “선거에 나가지 않을 분들로 공관위원을 인선했다”고 했다. 그러나 정 위원장은 이날 “당내에서 오신 분들은 원래 정치하는 분들이니까 여기(불출마)에 대해서 얘기할 수 없다”며 외부 공관위원들만 불출마한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공관위원 불출마 보도에 대해 “그런 규정이 있나. 보도가 나왔던데 제가 나눈 대화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이 총선 승리에 필요한 인물인지에 대해서도 당내에서 의문이 제기된다. 이 의원은 지난해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직후 사무총장직을 내려놨다. 선거 참패 3일만의 사퇴라는 점에서 패배 책임을 지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하지만 한 달도 안돼 핵심 당직인 인재영입위원장으로 복귀했다.

당내 일각에서는 이 의원 인선 배경에 결국 윤 대통령이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기자와 통화하면서 “공관위원 중 이 의원 외에 중량감 있는 인사가 없다. (이 의원이 주도한) 공천이 문제가 될 때 제동을 걸 사람이 없지 않나”라며 “윤 대통령이 이 의원을 통해 노골적으로 자기 사람을 공천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례적으로 공관위에 부위원장을 두지 않은 것도 이 의원의 목소리를 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 위원장은 이날 공천에서 윤심 논란이 제기될 가능성에 대해 “그건 아니다. 이 공천, 지금 당을 이끌고 있는 것은 저다”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날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윤심이라는 말이 많이 나온다’는 취재진 질문에 “결과를 보면 알 것”이라며 “당에 그런 것(윤심)은 없다. 내가 무슨 계파가 있나”라고 반박했다. 이 의원은 “여당 의원이 대통령하고 반대되면 야당 가지 뭐하러 여기 있나”라며 “친윤(석열계), 비윤(석열계)이란 게 없다”고 주장했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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