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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IPO 재추진하는 케이뱅크, 이번엔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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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상장 예비심사 통과 이후 2년만
인뱅 성장성·건전성 우려 한층 해소돼
올해 건전성 및 순익 성장 여부 주목


케이뱅크가 지난 2022년 10월 코스피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한 지 약 2년 만에 기업공개(IPO)를 재추진하기로 했다. 업계는 올해 인터넷은행들에 대한 중저신용대출 비중이 30%로 완화된 점 등에 주목하면서 실적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이와 함께 상장 당시 케이뱅크의 발목을 잡았던 카카오뱅크의 주가 하락 및 인터넷은행들에 대한 성장성 우려가 해소되고 있다는 점이 케이뱅크의 몸값 산정에 영향을 미칠지 여부도 관심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어제(18일) 열린 이사회에서 IPO 추진 안건을 의결했다. 케이뱅크는 연내 상장 완료를 목표로 이른 시일 내에 지정감사인 신청 및 상장 주관사 선정 절차에 나설 계획이다.

케이뱅크는 지난 2022년 9월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상장 예비 심사를 통과했다. 그러나 시장 상황이 악화하면서 상장 초기 7조~8조원까지 기대됐던 기업가치가 4조원 이하까지 거론되면서 IPO 추진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케이뱅크는 원하는 몸값을 받기가 힘들어지면서 지난해 2월 초 상장을 일시 중단하고 대내외 시장 상황을 고려해 적기에 재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터넷전문은행들의 연체율이 상승하면서 투심이 악화한 데다가, KT 대표 공백으로 IPO 추진 관련 의사결정이 어려워지면서 케이뱅크는 지난해에도 IPO를 추진하지 못하고 해를 넘겼다.

케이뱅크는 IPO를 통한 자본확충이 절실한 상태다. 케이뱅크의 BIS비율은 지난 2021년 9월 말 19.82%로 고점을 찍은 이후 지난해 3분기 말 13.91%로 내려왔다. 낮은 자본비율은 향후 위험가중치가 높은 중저신용대출 비중을 일정 수준 이상 유지해야 하는 케이뱅크에 여신 확대 및 성장에 부담요인이다.

케이뱅크는 지난 2021년 7월 유상증자를 진행하면서 1조2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받았는데,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7250억원을 투자한 MBK파트너스, 베인앤캐피탈, MG새마을금고 등 재무적투자자(FI)에게 2026년까지 상장하지 못할 경우 투자자들이 지분을 매각할 수 있도록 하는 '드래그얼롱'를 부여했다.

당시 부여한 드래그얼롱 조항은 케이뱅크의 발목을 잡았다. 당국에서 해당 조항이 달린 자본 약 7250억원을 BIS자본으로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케이뱅크는 추가 자본 조달 필요성 뿐만 아니라 기존에 조달한 자본을 인정받기 위해서라도 IPO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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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유예된 2년, '양적 성장'에도 실적 뒷걸음질

케이뱅크는 IPO에 앞서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아야 하는 과제가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몸집을 불리면서 성장해 왔다. 지난 2020년에는 은행권 최초로 100% 비대면 아파트담보대출을 출시하고 업비트와 제휴를 맺는 등 사업에 고삐를 죄었다.

케이뱅크 여수신은 지난 2021년 7월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하면서 빠르게 확대됐다. 지난 2021년 말 수신 잔액(11조3175억원)은 전년대비 201.8%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여신 잔액 또한 7조899억원으로 전년대비 60.0% 늘어났다.

케이뱅크는 상장 추진을 본격화한 2022년에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나갔다. 2022년 수신 잔액(14조6054억원)은 전년대비 29.05% 증가했고, 여신 잔액(10조7763억원)은 51.99% 늘어났다.

케이뱅크는 수신 금리를 높이고 여신 금리를 내리는 등 타 은행보다 한 발 앞서 금리 경쟁력을 갖추면서 '양적 성장'에 힘을 쏟았다. 이와 같은 성장세는 지난해도 지속됐다. 지난 2022년 말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수신잔액은 30.5%, 여신잔액은 28.42% 늘어나면서 꾸준한 성장세를 나타냈다.

양적 성장에 힘입어 케이뱅크의 당기순이익은 지난 2020년 말 1054억원 손실에서 2021년 말 225억원, 2022년 말 836억원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다만 이같은 양적 성장에도 순익은 오히려 전년대비 감소했다. 지난해 3분기 케이뱅크의 당기순이익은 38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6.42% 감소했다. 중저신용대출 비중이 26.5%까지 늘어나면서 건전성이 악화해 3분기 1858억원의 충당금을 새로 쌓은 영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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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나아질까

업계는 올해 케이뱅크의 성장세에 몸값도 좌우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 케이뱅크 IPO를 둘러싸고 있는 여러 리스크가 해소될지 여부도 주목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이 지난해 12월 인터넷은행들의 2024년~2026년 중저신용대출 비중을 평균잔액 기준 30%로 다소 완화한 점을 주목하고 있다. 케이뱅크가 지난해 양적 성장에도 충당금 부담으로 실적이 고꾸라졌던 것을 감안하면 올해 중저신용대출 취급이 완화된 것은 케이뱅크의 순이익 개선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해석이다.

지난해 11월 말 케이뱅크의 중저신용대출 비중은 28.1%다. 올해 목표치인 30%엔 못미치지만 금융당국에 지난해 말 목표 수준으로 제시했던 32.0%와 비교하면 올해 중저신용대출 신규 취급에 대한 부담은 한결 덜어질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인터넷은행들의 연체율이 고점이라고 장담하긴 어렵지만, 올해 중저신용대출 취급 비중이 30%로 완화하면서 연체율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상당부분 줄어든 모습"이라며 "인터넷은행들이 대환대출 플랫폼에서 두각을 보이며 담보대출 비중이 늘어나고 있는 점도 향후 대손비용 안정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은행 1호 상장사로 케이뱅크의 직접적인 비교기업으로 거론되는 카카오뱅크 주가가 완연하게 상승하고 있다는 점 또한 몸값 산정에 기대 요인이다. 카카오뱅크의 PBR은 19일 기준 2.27배로 케이뱅크가 상장 예비심사에 통과했던 지난 2021년 10월 PBR인 1.3배 대비 올랐다.

다만 케이뱅크가 카카오뱅크나 토스뱅크 등과 비교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여줘야 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아울러 카카오뱅크가 여전히 상장 시점 대비 주가가 낮은 만큼 우호적인 몸값 산정을 점치기 어렵다는 해석도 나온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인터넷은행들의 성장성 우려는 과거 대비 사그라들었지만, 중요한 건 (카카오뱅크)상장 당시의 몸값이 맞느냐는 것"이라며 "시중은행과 PBR을 비교했을 때 높다는 지점, 카카오뱅크나 토스뱅크와 비교했을 때의 성장 속도 및 성장 가능성 등 여러가지를 살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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