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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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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증시 추락 쇼크 확산… 삼성증권 ‘항셍테크 ETN’ 조기청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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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중국 베이징의 한 증권사를 찾은 투자자가 어두운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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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테크기업의 주가를 추종하는 삼성증권의 상장지수증권(ETN)이 결국 상장 폐지 수순을 밟게 됐다. 홍콩증시가 연일 크게 주저앉으면서 지표가치(ETN 1증권당 실질가치)가 1000원 밑으로 하락, 조기청산을 피하지 못하게 됐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증권이 발행한 ‘삼성 레버리지 항셍테크 ETN(H)’은 오는 24일 상장폐지 절차를 밟는다. 이날 종가 기준 지표가치가 987원으로 전일 대비 6.62% 하락하면서 장 마감 이후 매매거래가 정지됐다.

한국거래소는 2020년 8월 이후 상장한 ETN은 지표가치가 1000원 밑으로 내려가거나 전일 대비 80% 이상 하락할 경우 조기청산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지표 가치란 만기 시점에 받을 수 있는 해당 ETN의 실질 가치다.

오는 7월이 만기였던 삼성 레버리지 항셍테크 ETN(H)은 청산 사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로 9월 5일부터 꾸준히 ‘투자 유의’ 경고를 받았다. 홍콩증시에 상장된 중국 테크기업 주가를 추종하는데, 홍콩증시가 최근 급락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홍콩증시에 항셍테크지수는 글로벌 경기 침체와 미중 갈등 심화로 연일 하락 중이다. 2021년 9000을 넘어서기도 했지만, 현재 3000선이다. 이날 항셍테크지수는 3027.69로 전장 대비 3% 넘게 급락했다.

특히 이 ETN은 홍콩증시에 상장된 대형 테크기업 30개사의 주가로 산출되는 항셍테크지수 선물의 일간 수익률을 2배로 추종했다. 항셍테크지수가 오르면 수익도 2배가 되지만, 떨어질 경우 손실도 2배가 되는 식이다.

시장에선 이번 상장 폐지는 시작일 뿐 홍콩 증시 급락의 여파가 국내 증시 곳곳으로 확산할 것으로 보고 있다. 홍콩 관련 지수가 기초자산인 ETN 상품은 삼성 레버리지 항셍테크 ETN 외에도 7개(인버스 제외)가 있다.

여기에 홍콩증시에 상장된 중국 50개 기업 주가로 산출되는 홍콩 H지수(HSCEI)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손실위험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날 홍콩증시에서 H지수도 항셍테크지수와 같이 3% 넘게 급락, 5000선을 밑돌고 있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홍콩H지수 연계 ELS가 대거 발행된 2021년 1월 홍콩H지수 평균은 1만1000선을 넘어섰다. ELS는 만기 상환일에 기초자산의 가격을 평가해 수익률을 확정하는 만큼 투자자는 절반 이상의 손실을 떠안을 전망이다.

한편 홍콩증시의 변동성은 계속될 전망이다. 성연주 신영증권 연구원은 “경기 침체 우려가 계속되고 있고, 춘절(2월 10∼17일)을 앞두고 자금 수요가 증가하면서 시장 수급 불균형 우려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동주 기자(dontu@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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