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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이슈 증시와 세계경제

미국 물가 쇼크... 글로벌 증시 상승세 멈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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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증시 하락 이어 코스피도 1%대 ↓
1월 CPI 충격에 위험회피 심리 고조
'6월부터 연내 3, 4회 인하' 기대 후퇴
한국일보

14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일 대비 29.22포인트(1.10%) 하락한 2,620.42를 나타내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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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1월 물가 지표가 예상보다 높은 수준을 나타내자 시장은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전망 시점이 뒤로 밀리면서 글로벌 증시 상승세는 주춤하고, 달러 가치와 국채수익률은 급등했다.

14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9.22포인트(1.1%) 내린 2,620.42에 장을 마쳤다. 기관 매도세 속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부분이 하락했고, KB금융(-3.44%)과 현대차(-1.41%) 등 ‘저(低)주가순자산비율(PBR)’ 관련 종목에서도 차익실현 매물이 나왔다. 한때 2,600선을 위협받기도 했지만 장 초반 매도 우위였던 외국인이 오후 순매수 전환하면서 낙폭을 줄였다. 1%대 약세로 출발했던 코스닥은 개인 순매수에 힘입어 반등에 성공, 전일 대비 8.15포인트(0.96%) 오른 853.3에 마감했다.

간밤 뉴욕증시가 일제히 하락하면서 국내 증시도 무거운 분위기를 이어 받았다. 1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1.35% 떨어진 3만8,272.75로 거래를 마치며 지난해 3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37% 하락한 4,953.17로 3거래일 만에 5,000선 아래로 내려왔고, 나스닥지수 역시 1.8% 떨어진 1만5,655.6에 마감했다.

예상 밖 뜨거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위험회피 심리가 고조된 결과였다. 앞서 미 노동통계국은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 대비 3.1%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2년 10개월 만에 2%대에 안착할 것이란 시장 예상은 빗나갔다.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CPI도 1년 전 대비 3.9% 상승해 시장 예상치(3.7%)를 상회했다.

고금리 장기화 우려가 커지며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4.32%, 2년물은 4.68%선까지 급등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가 104.96까지 뛰는 등 달러화도 강세를 보였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개장 직후 심리적 저항선인 1,340원까지 치솟았지만, 점차 상승폭을 줄여 전일 대비 7.3원 오른 1,335.4원에 거래를 마쳤다.

기대보다 더디게 떨어지는 물가에 당초 ‘3월부터 연내 6회 금리인하’를 점쳤던 시장은 ‘6월부터 연내 3, 4회 인하’로 전망을 수정하고 있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서 연준이 3월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기대하는 참가자 비율은 10% 안팎으로 쪼그라들었고, 5월 금리 인하 전망도 하루 사이 50%대에서 30%대로 주저앉았다.

일각에선 ‘상반기 금리 인하’라는 대전제가 살아있는 한 증시에 대한 추가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단기 과열 신호가 등장한 상태에서 CPI 충격이 조정 명분을 제공한 것”이라며 “지난해 9, 10월과 같은 매크로 악재에 따른 가격 조정이 재현될 확률은 낮고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까지는 기간 조정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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