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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이슈 5·18 민주화 운동 진상 규명

[5·18 보고서 공개] ⑤ "숙원 못 풀어" 광주 시민사회 실망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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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장 공개한 조사위에 분통…시민사회 "일단 보고서 분석에 전념"

"조사위가 종합보고서에 담을 대정부 권고사항 의견 수렴하겠다"

[※ 편집자 주 =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지난 4년간의 활동 결과를 모두 담은 개별 보고서를 공개했습니다. 44년 가까이 감춰지거나 잘못 알려진 역사의 퍼즐이 제 자리를 찾았지만, 핵심 쟁점인 발포 책임자와 암매장 등은 끝내 밝혀내지 못했습니다. 연합뉴스는 이러한 진상규명조사위의 성과와 과제를 5편의 기사에 담아 송고합니다.]

(광주=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공개한 개별 조사보고서를 두고 광주 시민사회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44년간 미궁에 빠져있던 최우선 규명 과제인 '발포 책임자 특정'과 '암매장 진실'을 밝히지 못했고 또 한번 주어진 진상규명 기회가 기대에 못 미친 채 끝났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민변 "5·18 조사위, 보고서 즉시 공개해야"
[연합뉴스 자료사진]


◇ 불통 조사위에 '분통'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는 지난해 12월 공식 조사 활동을 마치며 17건의 조사 과제 중 6건의 조사 과제에 대해 진상규명을 하지 못했다고 결론 내렸다.

여기에는 광주 사회가 가장 바라던 진상규명의 핵심 쟁점인 '발포 책임자 규명'과 '암매장 소재' 파악 등이 포함됐다.

조사위는 왜 이런 '불능' 결론을 내리게 됐는지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고 추가 절차를 거쳐 내용을 공개하겠다는 막연한 말만 했다.

그동안 '광주 사회와 소통하지 않는다'는 불만을 품어왔던 시민들은 분통을 터트렸다.

부실 조사라는 비판과 함께 성난 민심이 끓어오르자 조사위는 조속히 보고서를 공개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마저도 차일피일 미뤄졌다.

약속한 보고서 공개는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조사위가 '시민 의견수렴' 절차를 시작하자 시민사회는 거세게 반발했다.

135개 광주·전남 시민사회단체가 모인 오월대책위(약칭)는 기자회견을 열고 "기대에 못 미친 부실한 조사 결과도 비판받아 마땅한데 의견수렴마저 졸속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결국 조사위는 조사보고서 공개 시한을 특정하고 의견수렴 절차 기간을 연장하겠다고 발표했다.

연합뉴스

토론회 하는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
[연합뉴스 자료사진]


◇ "기대 못 미친 결과 실망"…보고서 분석에 전력

조사위는 보고서 공개 시한인 지난달 29일 17건의 개별보고서 중 13건을 공개했다.

나머지 4건은 개인정보를 삭제하는 조치가 마무리되지 않아 순차 공개하기로 했다.

보고서를 접한 5·18 관계자들은 물론 시민들도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오월어머니집 김형미 관장은 1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발포 책임자 규명을 하지 못했다면 조사위가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것"이라며 "지금까지 오월 어머니들이 투쟁해 온 것도 모두 진상규명을 위한 것이고 이번에는 진실이 밝혀지길 기대했는데 굉장히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보고서의 방대한 양에 비해 의견수렴 기간이 짧아 시민사회는 비상이 걸렸다.

한 달 안에 보고서를 면밀히 분석하고 합리적인 의견을 제시하기 위해 언론계, 정계, 시민사회가 모인 TF 구성도 추진 중이다.

오월대책위 박대수 대변인은 "(일부 과제를) 불능 결정해버린 만큼 이제 조사위 차원에서 더 할 수 있는 것은 (진상규명은) 없을 것"이라며 "당장 해야 할 일은 조사위가 종합보고서에 담을 대정부 권고사항에 무엇을 담아야 할지 의견을 종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조사위가 일부 과제를 불능으로 결정했더라도 언젠가는 밝혀져야 할 역사"라며 "미흡한 부분을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광주시와 5·18 재단 등 유관기관과 함께 담론을 만들어 의논해 보겠다"고 말했다.

보고서 공개를 촉구해온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광주전남지부도 "보고서 초안도 공개하지 않고 의견수렴이 진행됐다가 뒤늦게 보고서가 공개됐다"며 "일부 불능 과제는 여전히 비공개 상태지만, 공개된 보고서라도 신속하게 검토해 민변 차원의 의견을 정리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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