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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고혈압·당뇨병 방치하면 투석 위험 높아져…매년 소변검사로 체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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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팥 건강상식 5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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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 속 노폐물을 걸러내는 콩팥(신장)은 몸속 정수기다. 콩팥이 망가지면 청소하지 않고 방치된 방처럼 체내 노폐물이 가득 쌓인다. 조금만 움직여도 피로감이 심하고, 소변을 만들지 못해 온몸이 퉁퉁 붓는다. 요즘엔 인구 고령화로 고혈압·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앓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콩팥 기능이 떨어지는 만성 콩팥병 환자도 늘고 있다. 세계 콩팥의 날(3월 둘째 주 목요일)을 앞두고 콩팥 건강상식을 짚어봤다.

O 콩팥이 약해지면 뼈도 약해진다

만성 콩팥병으로 뼈·치아를 구성하는 주요 성분인 인(P) 배출량이 줄면서 비타민D 활성화가 떨어지고 체내 칼슘 흡수량이 줄면서 뼈가 약해진다. 만성 콩팥병 환자의 70%는 비타민D 결핍 상태라는 보고도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신장내과 이상호 교수는 “만성 콩팥병으로 뼈가 약해지면서 골절 발생 위험이 커진다”고 말했다. 다만 비타민D 결핍이라고 이를 영양제로 보충하는 것은 신중해야 하다. 콩팥 기능이 떨어져 있으면 비타민D를 먹어도 몸속에서 활성형으로 바뀌지 않아 효과가 떨어진다. 또 콩팥병 단계에 따라 비타민D 복용으로 혈중 칼슘 농도가 높아져 콩팥의 혈관 수축으로 콩팥 기능이 더 약해질 수 있다.

X 약국에서 파는 비스테로이드 소염진통제는 장기 복용해도 된다

비스테로이드 소염진통제는 콩팥과 상극이다. 이부프로펜·나프록센 등 비스테로이드 소염진통제는 콩팥 혈류량을 감소시켜 콩팥 사구체의 여과율을 떨어뜨린다. 콩팥 기능이 약해진 만성 콩팥병 환자가 갑작스럽게 상태가 악화했을 때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가 원인인 경우가 많다. 비스테로이드 소염진통제를 먹은 후 소변량이 급격히 줄고 옆구리 통증이 생겼다면 콩팥 기능 저하를 의심한다. 콩팥을 챙기면서 안전하게 비스테로이드 소염진통제를 복용할 수 있는 기간은 5일 이내다. 아주대병원 신장내과 박인휘 교수는 “비스테로이드 소염진통제를 장기 복용하는 경우 정기적으로 콩팥 기능을 모니터링하면서 사용량 등을 조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O 고혈압·당뇨병 환자는 매년 소변검사를 받아야 한다

혈압·혈당이 높은 채로 지내면 콩팥 사구체의 미세 혈관이 손상된다. 콩팥 사구체의 여과율이 떨어지면서 노폐물을 거르는 속도가 느려지고, 알부민이 소변으로 배출되는 단백뇨가 나타나지만 뚜렷한 자각 증상이 없어 방치하기 쉽다. 결국 인위적으로 체내 노폐물을 걸러주는 투석 치료를 받아야 할 수 있다. 대한신장학회에서 투석 치료 등이 필요한 말기 콩팥병 환자의 원인 질환을 분석했더니 1위가 당뇨병, 2위가 고혈압이었다. 기저 질환을 관리해도 혈압·혈당이 조절되지 않는다면 콩팥 건강이 나빠지고 있다는 신호다. 은평성모병원 신장내과 최범순 교수는 “2형 당뇨병은 콩팥 손상 속도가 특히 빠르다”며 “매년 소변검사 등으로 콩팥 기능을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만성 콩팥병은 빠른 진단·치료로 회복할 수 있는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게 중요하다. 만약 3개월 이상 단백뇨가 검출된다면 콩팥 보호 효과가 입증된 RAS 억제제, SGLT2 저해제, 피네레논 등 약물치료를 고려한다.

O 심장이 약하다면 콩팥의 여과 기능이 더 떨어진다

심장과 콩팥은 혈역학적으로 매우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중앙보훈병원 신장내과 이동영 전문의는 “콩팥은 심장 박출량의 20%를 공급받는 형제 같은 장기”라고 말했다. 몸으로 혈액을 뿜어주는 심장과 체내 노폐물을 걸러주는 콩팥은 하는 일은 다르지만, 혈액순환이라는 신체 기능을 유지하는 데 상호보완적인 역할을 한다. 심부전 등으로 심장의 펌프 기능이 약해지면 전신적 울혈 현상으로 콩팥 관련 질환이 없어도 콩팥의 여과 기능이 떨어진다. 반대로 투석 치료를 받는 만성 콩팥병 환자는 심부전, 급성 심근경색 등 심장 문제를 겪을 수 있다.

X 투석 치료는 병원에서만 가능하다

복막을 통해 투석하는 복막 투석은 집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 주 3회 정기적으로 병의원을 방문하는 혈액 투석과 달리 체온과 비슷한 온도의 투석액을 손이나 자동 복막 투석 장치를 이용해 배 속의 빈 공간에 넣어 체내 노폐물을 제거한다. 집에서 쉬거나 자는 시간을 활용해 매일 지속적으로 투석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일정 관리가 유연하다. 학업·직장 등 예전과 비슷한 생활을 최대한 유지할 수 있다. 복막 투석은 콩팥 기능 유지에도 유리하다. 서울대병원 신장내과 김동기 교수는 “복막을 통해 지속해서 천천히 체내 노폐물을 제거하는 복막 투석이 투석 기계로 투석하는 혈액 투석보다 잔여 신기능이 더 오래 유지되는 경향을 보인다”고 말했다. 투석 초기에 복막 투석은 소변량이 비교적 천천히 감소하지만, 혈액 투석은 소변량이 빠르게 줄어든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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