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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대한민국 저출산 문제

"학원비, 월급의 10%만 써라"…자식 때문에 노후 망한다 [저출산시대자산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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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니랩

‘당신의 돈에 관한 모든 이야기’를 연구하는 머니랩은 깊이 있으면서도 이해하기 쉬운 콘텐트를 지향합니다. 당신의 돈을 불리고 지키는 데 그치지 않고, 부의 흐름을 읽는 법을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자산별 재테크는 물론 상속·증여에 대한 고민, 오늘과 내일을 살아가는 우리가 꼭 알아야 할 내용들을 검증된 국내·외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풀어줍니다.

" 대한민국 완전히 망했네요. 그렇게 낮은 출산율은 들어본 적도 없어요.” " 한국의 출산율 0.78명(2022년)을 듣고 조앤 윌리엄스 캘리포니아주립대 명예교수가 보인 반응이다. 현재 상황은 더 심각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출산율은 0.6명대까지 추락했다. 머니랩은 저출산 문제를 엄연한 현실로 받아들이고 ‘메가 트렌드’로서 자산시장에 미칠 충격파를 분석했다. 저출산의 원인이자 결과인 사교육 시장에 대한 고찰을 시작으로, 주식ㆍ채권ㆍ부동산 등 자산 시장에 미칠 영향과 대응 전략을 심도있게 다뤘다.

중앙일보

지난달 서울의 한 공공산후조리원 신생아실에 일부 요람이 비어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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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사교육과 저출산: 노후 지키려면 ‘1:1 법칙’, ‘10%룰’ 사수



휴 패트릭 미국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 석좌교수는 머니랩과 인터뷰에서 “자녀의 대학 입시 성공을 위한 한국의 교육열은 가정뿐 아니라 한국 경제에 독이 되고 있다”며 “모두가 의사·변호사가 될 수 없는데 입시 시험에 시간과 열정을 쏟을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 한국은 높은 사교육에도 불구하고 경제 성장의 핵심 요소인 ‘총요소생산성(0.614)’은 미국 대비 크게 뒤처진다. ‘의대 블랙홀’현상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사교육은 부모의 노후도 위협한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에 따르면 2022년 사교육을 받는 학생 1인당 월평균 비용은 52만4000원, 국가적으론 1년에 26조원이 사교육비로 나갔다. 반면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월 소득 686만원의 중산층 가구의 경우, 노후대비를 위한 개인연금저축엔 사교육비의 절반도 안 되는 월 평균 19만원을 납입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사교육은 저출산의 악순환을 낳는다. 한국은행은 경쟁 압력을 많이 느끼는 청년일수록 희망 자녀 수가 적다는 조사 결과를 내놨고, 한경협은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1만원 오르면 합계출산율은 0.012명 감소한다고 밝혔다.

중앙일보

박경민 기자


전문가들은 사교육과 노후대비의 황금 비율로 1:1 법칙과 10%룰을 지켜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진웅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장은 “사교육비와 개인연금을 1대1 비율로 맞추는 것이 중요하며, 소득에서 세금 등을 제외한 가처분 소득에서 사교육이 차지하는 비중이 10%를 넘어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② 주식과 저출산: 175조 매물 폭탄…국민연금發 쇼크 피할 종목



최근 논의가 활발한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뿌리에는 결국 ‘한국=저성장 사회’라는 인식이 깔려있다.

중앙일보

김영희 디자이너


무엇보다 주식 시장의 가장 큰 근심은 국민연금발(發) ‘쇼크’다. 국민연금이 보유한 국내 주식은 코스피·코스닥 전체 시가총액의 5%에 해당하는 약 141조원(지난해 11월 기준)어치. 이미 국민연금은 시장 충격을 고려해 국내주식 비중을 지난해 말 기준 14.1%까지 줄였다. 하지만 적립금이 정점을 찍는 2040년에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을 10%만 들고 있다해도 175조5000억원어치의 주식이 14년에 걸쳐 시장에 매물로 나오게 된다. 이경준 미래에셋자산운용 전략ETF운용본부장은 “저출산이라는 근본 문제 해결에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면 코스피 3000선 돌파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제 내수주와 수출주 모두에서 옥석 가리기가 중요해졌다. 최준철 브이아이피자산운용 대표는 “통신·식품·교육 등은 저출산 프레임이 씌워져 있어 낮은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지만,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선 기업은 다른 밸류에이션을 받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목대균 KCGI자산운용 CIO는 “반도체·배터리·첨단소재·바이오 산업 중 미국 공급망 구축과 밀접하게 관련된 회사들은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③채권과 저출산 : 저출산 시대 채권은 ‘차선책’



고령층이 늘면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면서 채권 수요가 늘어 채권 가격이 상승(금리 하락)하게 된다. 한국은행은 위험회피 성향의 고령 인구가 많아지면서 주식 비중은 10%에서 정점을 찍은 뒤 하락하고, 채권 비중(현재 3%대)이 크게 늘 것으로 전망했다. 2030년을 기점으로 주식과 채권의 비중이 역전된다는 의미다. 실제 저금리였던 일본에선 채권 투자 수익률이 주식보다 높았다.

중앙일보

김영옥 기자



다만 한국은 일본과 경제 체질이 달라 ‘저출산=저금리’ 공식이 통하지 않을 수 있다는 반론도 있다. 환율 방어를 위해 저금리로 가기 어려운 측면이 있고, 기업 환경이 과거와 달라졌다는 분석도 있다. 올해는 ‘탈세계화의 초입’으로 기업들이 비용을 치르더라도 본국으로 돌아가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며, 이는 노동 비용의 증가→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여기에 고령화로 인해 정부의 재정 지출이 늘면 국채 발행 증가로 채권 가격이 하락(금리 상승)하는 점도 채권 투자의 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소다.

전문가들은 채권 투자가 ‘최선’은 아니더라도 ‘차선’의 투자처가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현재의 금리가 향후 10~20년대 가장 높다고 판단될 경우, 개인용 국채가 대안이 될 수 있다. 마경환 GB투자자문대표는 “향후 금리가 1%대로 가면 2%대 예금도 받기 힘들 것을 고려한다면 현재 금리를 10~20년 확보해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장기채권(알채권)에 투자하거나, 단기채권과 장기채권 양쪽에 투자하는 ‘바벨(역기) 투자법’도 불확실성이 높은 환경에서 효과적인 전략이다.



④ 부동산과 저출산 : ‘딩크족’이라도 ‘학급지’ 따라가라



저출산은 집값 폭락론의 주된 근거다. 아이를 낳지 않으면 집 살 사람이 줄어 집값이 하락할 거란 논리다. 하지만 전문가 의견은 엇갈렸다. 서울과 경기도 할 것 없이 전국적으로 집값이 하락할 것이란 의견(채상욱커넥티드그라운드 대표)도 있지만, 인기 학군지만 빼고 모두 침체(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한다는 의견, 교통이 편리하고 병원 접근성이 좋은 수도권 일부와 지방 대도시만 상승한다는 의견(박진백 국토연구원 연구위원) 등으로 나뉘었다.

중앙일보

정근영 디자이너



이 대표는 서울 안에서도 양극화가 심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학생의 절대적인 숫자가 많은 곳이 답”이라며 “전교생이 1500명 이상인 초등학교(예컨대 서울 강남구 도곡동의 대도초는 전교생이 1985명이지만 노원구 상계동 상계초는 244명에 그친다)의 주변 지역을 살펴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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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노후 망치는 사교육비…‘1:1 법칙’ ‘10%룰’만 지켜라 [저출산시대 자산관리①]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26738

고령화에 175조 매물 폭탄…국민연금發 쇼크 피할 종목 [저출산시대 자산관리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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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저금리’ 믿는다면? 노후 월급, 이만한 게 없다 [저출산시대 자산관리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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딩크족이라도 아이 쫓아가라…‘집값 폭락’서 살아남을 동네[저출산시대 자산관리④]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27518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배정원 기자 bae.jungwon@joongang.co.kr, 김연주 기자 kim.yeonjoo@joongang.co.kr,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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